
이로운넷 = 조은결 기자
26일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탄핵 카드를 꺼내들며 헌법재판관 임명을 촉구했다. 한 권한대행이 즉각 임명하지 않을 시 오늘 탄핵소추안을 발의할 방침이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4일 특검법 등을 국무회의에 상정하지 않은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를 당론으로 채택했지만, 헌법재판관 3명의 임명 여부를 지켜보겠다며 계획을 보류한 바 있다.
이날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마은혁·정계선·조한창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 동의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정책조정회의 후 백브리핑과 기자회견을 통해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 3인을 즉각 임명하라고 촉구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서 한 권한대행에게 "오늘이 마지막 시한"이라며 헌법재판관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즉시 임명 절차에 나서라고 압박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내란수괴 윤석열을 하루라도 빨리 파면하고 내란잔당들을 모조리 처벌하는 것이 대한민국 정상화의 길"이라고 강조하며 "헌법재판관을 조속히 임명해 현 6인 체제를 9인 완전체로 구성하자는 것이 바로 대한민국 정상화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또한 "헌법에 따라 대통령 권한대행은 헌법재판관을 즉시 임명해야 한다"며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위헌 행위이며 12·3 내란사태를 조속히 끝내지 않겠다는 심각한 반국가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 대행은 오늘 국회가 헌법재판관 임명동의안을 정부에 이송하는 즉시 단 1분 1초도 지체하지 말고 임명하라"며 "오늘까지가 인내할 수 있는 마지막 시한"이라고 경고하며 "역사의 반역자 을사오적의 길을 걷지 말라"고 당부했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정책조정회의 이후 "한 총리의 헌법재판관 즉시 임명을 촉구한다"며 "(임명동의안이 처리되면) 한 대행이 임명하는지 오늘 늦은 오후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탄핵안 발의 시점에 대해선 "의사국 일정을 고려하면 오늘 (오후) 6시 전, 혹은 27일 오전에 하게 될 것"이라며 "내일 오후 본회의엔 보고하는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탄핵안은 본회의 보고 후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 절차를 밟아야 한다. 민주당은 28일과 30일 중 표결한다는 방침이다. 강 대변인은 "표결은 아직 정확한 일정이 결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민주당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이하 인청특위) 위원들은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임명을 반대하는 국민의힘을 향해 "연일 궤변을 늘어놓으며 헌법재판관 임명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청특위는 "지난 달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헌법재판관 3인의 추천에 관해 합의했고 후보자들에 대한 선출안이 인청특위에 회부된 이후 인사청문 일정에 관해 협의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의결된 이후, 국민의힘은 갑자기 헌법재판관 임명에 반대하며 인사청문 일정을 거부했고 끝내 단 한 명의 국민의힘 인청특위 위원도 청문회장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탄핵 트라우마'에 사로잡혀 윤석열의 탄핵 가능성을 우려해 정당 간 합의와 국회 역할을 스스로 저버렸다는 것이다.
이들은 국민의힘이 "대통령 권한대행은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을 '궤변'이라고 명명하며 "학계나 법조계에서 거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억지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에는 시간을 끌기 위해 인용 가능성이 전혀 없는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겠다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며 "노골적인 '탄핵 심리 방해'이자 '윤석열 구하기'"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체 국민의힘은 무엇을 위해 이렇게 싸우는 것이냐"고 물으며 "오로지 자신들의 정권유지를 위해 불법 계엄도, 내란도 눈감겠다는 것이냐"고 질타했다.
인청특위는 국민의힘을 향해 "이렇게 엄중한 시국에 헌법재판관 임명을 위한 인사청문회에 무단으로 불참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사과하라"며 "반드시 오늘 본회의에서 헌법재판관 선출안에 투표할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특위는 한덕수 권한대행에게도 "국회가 오늘 적법한 절차에 따라 선출하는 헌법재판관 3인을 즉각 임명하라"며 "이를 거부하는 것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의 임무를 해태하는 것이며 그 자체로 위헌적인 행동"이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불법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대통령을 비호하고 탄핵을 방해하기 위해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한 인물로 역사에 기록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덕수 "여야합의 먼저"… 탄핵까지 각오한 듯 '입장불변' 고수
특위 위원 중 박주민 의원은 "어젯밤 답답한 마음에 한덕수 총리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밝혔다. 박주민 의원에 따르면 한덕수 권한대행은 여전히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늘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동의안표결에도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서 의원총회를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께 헌법재판관 임명 권한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헌법재판관에 대한 인사청문회에도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헌법재판관에 대한 표결도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야당 주도로 통과되더라도 권한쟁의심판 청구 등은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이런가운데 한덕수 국무총리는 오는 28일 더불어민주당의 탄핵소추안 처리 계획에도 헌법재판관 3인 임명과 관련해 '여야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방침을 고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26일까지 헌재 재판관을 임명하라는 민주당의 최후통첩을 거부하고 탄핵까지 감수하겠다는 셈이다. 결국 한덕수 탄핵은 선택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