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이로운넷 = 이화종 기자

12·3 내란 사건의 수괴로 지목된 윤석열은 12일 오전 대국민 담화를 통해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과 싸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주장은 지난 2년 반의 임기동안 야당이 대선에 불복하고 탄핵선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며 예산안 감축, 감사원장·서울검찰청장·검사 탄핵 등이 모두 법질서를 무너뜨리는 위헌적 정치선동이라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것이 골자다.

지난 2022년부터 윤석열 퇴진 집회가 이뤄진 것은 사실이지만 야당이 주도한 집회는 아니었다. 대부분 집회는 윤석열 본인의 결정에 대한 시민들의 반작용들이었다.

2022년 9월 23일  미국방문 중이던 윤석열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언급하며 비속어를 쓰는 장면이 MBC 카메라에 녹화됐다. / 사진 = MBC 갈무리
2022년 9월 23일  미국방문 중이던 윤석열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언급하며 비속어를 쓰는 장면이 MBC 카메라에 녹화됐다. / 사진 = MBC 갈무리

◆ 윤석열 퇴진 집회 키운 것은 윤석열 본인···'바이든날리면' '1029 이태원참사'로 신뢰 잃어

소규모 시위는 윤석열이 대통령에 취임한 5월부터 있었으나 윤석열 정부를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시위는 9월부터 확산됐다.

당시 윤석열이 '바이든 날리면' 외교참사로 비난을 받고 있던 시기다. 단순히 미국 대통령과 의회를 비하한 발언만 한 것이 아니라 이미 전세계에 퍼진 그 영상을 부인하기 위해 거짓말들을 늘어놨다.

시위의 규모가 경찰추산 2만, 주최측 추산 30만명 수준으로 커진 11차 '촛불대행진'이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맞불 집회(경찰추산 3.3만, 주최측 추산 15만)'가 동시에 열린 10월 22일 진행되고 처음으로 용산 대통령실의 입구인 삼각지 지구대 방면 행진이 진행됐다.

그 다음 주인 10월 29일 대통령실 목전까지 시위대가 행진한 것에 불쾌감을 느낀 대통령실은 대규모의 경찰병력을 투입했다.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2주기 추모식에서 유가족 등이 희생자의 영정에 헌화하고 있다./사진=뉴시스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2주기 추모식에서 유가족 등이 희생자의 영정에 헌화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그러나 진짜 사고는 치안 인력이 부족해진 다른 지역에서 터졌다.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압사로 159명이나 사망하는 전 세계에 유례없는 보도 압사 사건인 '1029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것이다. 

많은 인파가 몰리는 할러윈데이에 치안 유지 인력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무리한 마약집중단속까지 강행하면서 대 참사가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도 윤석열 정부는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참사 이후 희생자 명단을 공개하지 못하게 막자 잠입수사 중이던 사복경찰들도 희생자에 섞여 있던 것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참사와 관련 오세훈 서울시장은 유족들을 외면한데 이어 과도한 과태료까지 부과하면서 내쳤고 이상민 행안부장관을 비롯한 고위직 책임자들에 대한 처벌 없이 일부 실무자들만 처벌하는 꼬리 자르기로 사건을 마무리됐다.

사도광산 진실수호 대한민국 국회의원 방일단(이재강,임미애,김준형,이해민,정혜경 의원)이 15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일본으로 출국 전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진보당 제공) 2024.08.15./자료사진=뉴시스
사도광산 진실수호 대한민국 국회의원 방일단(이재강,임미애,김준형,이해민,정혜경 의원)이 15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일본으로 출국 전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진보당 제공) 2024.08.15./자료사진=뉴시스

◆ 2023년의 윤석열 행정부···일본의 이익을 위해 싸운 용산 '사도광산' '핵폐기물 방류'

2023년에도 윤석열 정부의 파행은 더욱 거창하게 이어졌다.

윤석열 정부는 3월 6일 일제의 대표적 전쟁범죄 중 노예범죄와 관련한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국내기업들의 대납을 통해 일제의 배상을 대신하겠다는 황당한 결정을 내린다. 15개 기업에 배상금 대납을 요구했으나 이에 응한 기업은 포스코 뿐이었다.

뒤이어 일본의 후쿠시마 핵 방사능 오염수 방출을 윤석열 정부가 '시민단체의 괴담'이라며 적극적으로 옹호하자 시민단체들과 소수정당들이 모여 윤정부 규탄 기자회견과 집회를 열기 시작했다.

이 외에도 '잼버리 망신' '엑스포무산' '주69시간 근로' '레고랜드 사태' '윤석열차 고교생 탄압' 등 대통령실과 여권 정치인들로부터 발생한 각종 사건 사고로 윤정부는 유례없이 빠른 레임덕을 맞게 됐다.

18일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환경단체 회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중단과 일본 제품 불매를 촉구하며 일본산 맥주를 방사능 폐기물 드럼통에 붓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18일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환경단체 회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중단과 일본 제품 불매를 촉구하며 일본산 맥주를 방사능 폐기물 드럼통에 붓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 2024년 대국민 사기극 열심이던 윤석열···'의료대란' '대왕고래' '명태균' '평양무인기'

2024년의 윤석열 정부는 對국민 투쟁이라고도 볼 수 있는 반민생 행보를 이어갔다.

연초부터 2000명이라는 과도한 숫자의 의대정원 확대 강행으로 전공의 파업으로 시작돼 아직도 진행 중인 '의료대란'을 촉발했다. 특히 2000이란 숫자가 윤석열의 정신적 지주인 이천공을 연상한다는 점에서 국내외의 조롱거리가 됐다.

5일 가톨릭중앙의료원에서 지난 2월 16일 사직한 전공의 류옥하다 씨가 역술인 천공에게 1대 1 공개 대화를 제안했다
5일 가톨릭중앙의료원에서 지난 2월 16일 사직한 전공의 류옥하다 씨가 역술인 천공에게 1대 1 공개 대화를 제안했다

지난 6월 3일에는 사기극이 의심되는 '영일만 대왕고래 해저 석유 공표'가 이뤄졌다. 주무부서인 산업통상자원부도 TV를 보고 발표를 알았다는 이 일은 '액트지오'라는 평가기관의 이름이 알려지면서 '유령회사 사기극' 의혹이 제기됐다.

9월 5일에는 뉴스토마토가 윤석열·김건희 부부가 2022년 6월 보궐선거와 22대 총선에서 명태균을 이용해 국민의힘 국회의원 공천에 개입했다는 내용의 '명태균 게이트'를 보도했다. 

이 보도로 윤·김 부부의 공천개입, 창원국가산업단지 비리 의혹,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의혹등이 제기됐고 명태균의 "구속될 경우 바로 까겠다"라는 발언으로 박근혜·최순실국정농단사건에 비견되는 탄핵사유가 나왔다는 평가도 나왔다.

미국 심해 기술 평가 전문 기업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6.07./뉴시스
미국 심해 기술 평가 전문 기업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6.07./뉴시스

10월 11일에는 북한 외무성이 "한국에서 보낸 무인기가 10월 3일·9일·10일 심야시각에 평양에 침투해서 중앙당촌 상공에 삐라를 살포했다"라고 발표했고 14일에는 김여정 노동부부장이 '대한민국 국군'이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책임공방을 떠나서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동북아의 평화를 흔들었다는 비난과 함께 우리 군의 무능력함이 드러난 사건이었다. 

이 일로 목표지점의 대공방어능력도 파악하지 못했다는 부실한 정보능력, 기도비닉에 실패한 한국 무인기 운용실태에 대한 실망감, 무인기를 회수하긴 커녕 포획 당했다는 무능력 등이 지적됐다.

윤석열이 계엄을 일으킨 직접적 원인이된 검사탄핵과 예산삭감은 부인 김건희 씨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핵심 당사자인 명태균 씨가 9일 오전 2차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핵심 당사자인 명태균 씨가 9일 오전 2차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김건희 지키기 위해선 어떤 위법도 불사한 윤석열

앞서 언급한 용산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이뤄진 수많은 비이성적인 일들 못잖게 부인 김건희가 관련된 기행들도 수두룩하다.

김건희씨는 이미 대선 후보가 되기 전부터 문제가 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단순 가담자가 아닌 주도적 종범 혹은 주범일 것이라는 의심을 사는 정황들이 계속 드러났다.

여기에 더해 '채해병 사망사건'을 왜곡하기 위한 수사외압이 폭로되면서 수사 외압의 주체인 임성근 사단장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정황까지 발견됐다.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비롯한 각종 조작사건이 친위쿠데타를 염두해 유력 군인들을 매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외에도 2023년 서울의 소리와 최재영 목사의 폭로로 드러난 '디올백 수수' 및 처가의 땅으로 새로 낼 도로의 방향을 꺾은 '양평고속도로' 등으로 김건희가 용산대통령실 부패의 핵심이라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났다.

윤석열 대통령의 필리핀·싱가포르 국빈방문 및 한-아세안회의 참석 등 순방에 동행하는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의 필리핀·싱가포르 국빈방문 및 한-아세안회의 참석 등 순방에 동행하는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건희에 대한 비뚤어진 사랑과 각종 부패 의혹이 커져가는 가운데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사건에서 김건희에게 불기소 처분을 내린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조상원 서울중앙지검4차장, 최재훈 서울중앙지검 반부패2부장과 최재해 감사원장 등 4인에 대한 탄핵안을 국회 본회의 보고하고 4일 표결을 예고 했다.

일련의 과정들은 이미 더 이상 특수활동비를 사용하지 못하게 제동이 걸린 예산삭감으로 '더 이상 해외순방은 없다'는 절망에 빠진 부인에 대한 공격을 막기 위해 국회를 마비시키고 야당 의원들과 눈에 거슬리던 정적들을 제거하려는 의도의 계엄을 선포한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작가 이지성씨는 윤석열의 계엄을 두고 "남자가 자기 여자 지켜야지"라며 "계엄 잘했다"라고 평가 했다. '실패하면 반역(사형), 성공하면 혁명'이라는 리스크를 잘 알면서도 아내를 위해 도박에 나선 모습이 감성적인 시각으로는 낭만적인 서사로 보였을 수도 있겠다.

윤석열은 대선후보였던 2021년 9월 SBS예능 프로그램 '집사부일체'에 출연해 서울대학교 법대 재학 중이던 1980년 5월초 '12·12 군사반란' 모의재판에서 전두환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는 일화를 언급했다.

앞서 2021년 7월 17일 광주국립 5·18민주묘지 참배 후 기자간담회에서도 "학생 시절 모의재판에서 (전두환에게 무기징역을) 때리셨던 마음을 지금도 갖고 계시냐"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내란을 일으킨 댓가는 엄중하다는 것을 이미 학생시절부터 알고 있었던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무기징역'을 줬다는 점에서 부동시를 이유로 군면제를 받아낸 윤석열이 군형법에 대해서는 잘 몰랐던 것을 추정할 수 있다.

군형법에서 '반란'이 인정되면 그 수괴는 미수범이라 해도 처벌 내용이 사형 외에는 없다. 

12·3 내란 사건은 전세계에 강습헬기를 사용한 특임대의 국회 진입 및 파괴행위가 사진과 영상으로 실시간 보도됐다. 

또한 내란 주범들인 김용현, 여인형, 이진우, 곽종근 등의 증언과 폭로가 이어지면서 윤석열 본인이 국회의원을 포함한 민간인들의 체포 및 처단을 명령한 것도 드러나고 있다.

법조계도 군사정변이 아니라고 볼 수가 없어 '내란'을 넘어 '군사 반란'에 대한 군형법 적용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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