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2024.12.06 /사진=이로운넷 DB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2024.12.06 /사진=이로운넷 DB

이로운넷 = 이정석 기자

12월 7일(현지시간), 캐나다 에드먼튼에서 캐나다 재외동포 62명이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과 민주주의 회복을 촉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우리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행동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시민들과 함께 더 많은, 더 깊은 민주주의를 요구했다.

캐나다 재외동포들은 지난 12월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된 날을 "충격과 공포로 얼룩진 아침"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특히 계엄사령부의 포고령에 등장한 '처단'과 '사전검열' 같은 표현에 경악하며, 국회로 달려간 시민들의 안전을 염려하는 마음으로 뉴스를 지켜봤다고 회상했다.

시국선언문은 "오랫동안 피와 눈물로 지켜온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찰나의 순간에 유린되었다"며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가 헌법에 보장된 삼권분립을 위반한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토론과 숙고 없이 이루어진 결정"은 반민주적이라고 규정하며, 윤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과 계엄령 철회를 요구했다.

이번 선언문은 계엄 선포 후 3일 동안 줌(Zoom)과 구글 문서(Google Docs)를 활용한 숙의 과정을 거쳐 작성되었다. 밴쿠버, 토론토, 에드먼튼 등 캐나다 주요 도시에서 거주하는 재외동포 62명이 서명하며 지지를 보냈다.

캐나다 재외동포들은 선언문에서 민주주의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타지에서도 배제되지 않고 생존할 수 있는 원리이자 수단임을 강조했다. 또한, "총구 앞에서도 도망치지 않았던 친구와 동료 시민들"에 대한 지지를 표하며 선언문을 마무리했다.

캐나다 재외동포들의 시국선언은 해외에서도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들은 "더 많은, 더 넓은, 더 깊은 민주주의"를 요구하며, 대한민국 시민들과 연대의 의지를 표명했다.

박소현 씨는 <본지>에 "캐나다에서 머물고 있는 동포들 역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행동할 것"이라며, 이번 선언이 대한민국 민주주의 회복에 힘을 보태길 바란다고 전했다.

<다음은 시국선언문 전문이다>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과 민주주의의 회복을 요구합니다."

우리는 재외동포입니다. 해외에 살면서 한국에서 벌어진 일에 왜 목소리를 내느냐, 하실 수도 있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한국에 있는 가족, 친구, 그리고 동료시민께 지지와 격려를 보내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우리는 한국의 가족들과 친구들이 애틋합니다. 그만큼 그들이 마땅히 누려야할 민주주의가 애틋합니다. 12월 3일 그리고 그 이후로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민주적 행위들은 우리에게 소중한 사람들의 안위를 위협합니다. 우리는 이를 절대 지켜보고만 있지 않을 것입니다. 목소리를 내고, 행동할 것입니다.

12월 3일, 대한민국의 계엄의 밤은 우리에게 충격과 당혹감, 공포와 불안으로 얼룩진 아침이었습니다. 친구들이 서울에 장갑차가 등장했다며 보내온 사진들을 보고, 부모님께는 네가 한국에 있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연락을 받았던 그 아침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계엄사령부에서 발표한 포고령에 쓰인 처단, 사전검열 등의 충격적인 표현들을, 그리고 이러한 억압에 굴하지 않고 국회로 달려 갔던 친구들을, 계엄 해제 이후 귀가한 그들의 밤이 조금이라도 평안하길 빌며, 그들이 잠든 사이에 혹시라도 무슨 일이 더 일어날까봐 계속해서 뉴스 속보를 확인하던 그 아침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오랫동안 대한의 국민들이 피와 눈물로 지키고 발전해 온 민주주의가 찰나의 순간에 유린당하는 현실을 믿을 수 없고, 군인들의 총구가 국민을 향하고 있는 상황이 납득이 가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 반헌법적이고 용납할 수 없는 모든 것을 넘어 대한민국 국민과 군인들이 행동으로 보여준 무혈 계엄 해제가 우리는 자랑스럽습니다. 군인은 총을 쏘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시민들도 필요 이상으로 군인들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한국 국민들이 과거의 아픈 경험을 딛고 이루어낸 성장은 성숙한 시민 의식으로 꽃피었음이 증명되었으며, 우리는 오로지 그것을 믿고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우리는 분노합니다. 우리에게 소중한 사람들의 안위와, 오랜 시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온 민주주의의 가치를 위협하며, 합당한 이유없이 계엄령을 선포한 사람들을 우리는 결코 용서할 수 없습니다. ‘국민에 의해 뽑힌' 윤석열 대통령은, 본인이 가진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비롯된 것임을 망각한 채, 정당성이 결여된 계엄령을 선포하여 국가 내외에 불안을 조성했습니다. 국회를 무력으로 겁박하고, 국민의 안전을 볼모로 잡았습니다. 국민의 기본권과 의회의 권한을 훼손했습니다. 특히, 국회를 군사적 힘으로 통제하려는 시도는 헌법에 보장된 삼권분립의 원칙을 명백히 위반한 것으로, 민주주의 질서를 파괴하는 중대한 헌법 위반입니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은 계엄 포고령을 통해 정치, 언론, 집회, 결사의 자유를 금지하고, 정부와 다른 의견을 가진 국민을 "반국가세력"이나 "체제 전복세력"으로 규정하며, "여론 조작, 허위 선동"을 하는 이들을 처단하겠다고 선언함으로써 자유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를 철저히 무시했습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것이 당연하며, 이를 공적인 공간에서 토론하고 조율하여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국정운영과 비상계엄령 결정에 있어 토론과 숙고의 과정은 없고, 오직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강압적으로 억압하려는 의도만 선명합니다.

이에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들에 대한 염려와 지지를 표하며, 오랜 시간 동안 애써 지켜온 민주주의와 국민의 안전을 위협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분노를 담아 단호히 요구합니다.

하나. 언론 탄압, 국민 주권 행사에 대한 탄압 등을 포함한 더 이상의 위헌 행위를 중단하십시오.

하나. 윤석열 대통령은 계엄령 선포가 위헌 행위였음을 인정하고, 사죄하십시오.

하나. 계엄령 계획과 실행에 관련된 모든 자는 내란죄로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으십시오.

하나. 군권력을 동원하여 국민과 민주주의에 위협을 가한 윤석열 대통령과 현정권은 책임지고 즉각 퇴진하십시오.

혹자는 계엄을 해프닝이었다고 합니다. 국회의원 190인의 의결로 계엄령이 6시간만에 해제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계엄은 그 자체로 민주주의를 파괴했고, 국민의 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했으며,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훼손되고 있음을 전세계에 보여주었습니다. 혹자는 계엄이 해외에 사는 나와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냐고 묻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민주주의의 파괴는 해당 사회는 물론, 이를 지켜보는 이웃 사회, 그리고 그 이웃 사회에서 소수자로 살아가는 나와, 소수자와 함께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위협합니다. 민주주의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시대와 사회를 초월해 권력에서 배제된 이들조차도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입니다. 혹자는 이제 다 끝났으니 이제부터는 정치인의 손에 맡기자고 말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계엄의 총구를 돌린 것은 긴 밤을 밝게 새우며, 총구 앞에서도 도망치지 않고, 총구를 돌릴 때까지 눈을 감지 않았던 내 친구, 가족, 동료 시민들의 행동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반민주적 계엄 앞에 우리의 목소리는 더 많은, 더 넓은, 더 깊은 민주주의를 요구합니다. 민주주의의 길에, 아픔을 딛고 걷잡을 수 없이 꽃과 잎들은 만발합니다. 누가 다 막을 수 없으며, 우리 눈은 다 가릴 수 없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그 위에 살아가는 사람들을 아끼는 캐나다 재외동포

Bin, Chloe Jeon, Ellie, Garam Lee, Jeonhee Baek, MJ, Moonsun Hwang, Sjkam, Soomin, Sooryun Kim, Sooyeon chae, Sua Kim, Tan Kim, W Lee, Yenny, Yoon kyoung hong, Younghoon Jung, 강하나, 공다니엘, 그레이스 최, 김규태, 김근애, 김대영, 김병철, 김성숙, 김웬디, 김은정, 김정아, 김현성, 김현숙, 나상원, 류강희, 마린보이, 박소현, 박윤중, 박정수, 박정윤, 복일해, 신동헌, 안형지, 윤성빈, 윤예린, 이경열, 이상현, 이승희, 이윤정, 이인호, 이재훈 , 장범국, 장현석, 장희도, 정재수, 조예슬, 조원준, 한수민, 황상현 외 익명의 지지자 6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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