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로운넷 발행인 = 윤병훈
사람은 판단을 내리는 존재다. 판단은 주관적이다. 이익을 목표로 하는 자들이 뭉친 집단은 콘크리트처럼 견고한 결집력을 갖고 공유하는 목표를 획득하기 위해 그 결집력을 효과적으로 사용한다. 반면, 이념을 중심으로 모인 집단의 결속은 모래더미처럼 허술하고 그 집단의 판단(선택)은 중구난방이 된다.
계엄 발동으로 비롯된 7일의 대통령 탄핵안 표결 과정이 그것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민주당으로서는 굴러온 기회였고 국민의힘에게는 심각한 위기상황이었다. 결과는 이익을 위해 뭉친 자들의 결집력의 승리였다. 국민의힘은 (단 3명을 제외하고) 일사분란한 대오를 갖추어 예상 못 한 결과를 이끌어냈다.(아니 어쩌면 예견된 결과 였으리라..)
그들의 선택은 정치적 생명력이 다한 대통령을 지키려고, 혹은 보수의 가치를 수호하려는 게 아니다. 그저 자기들이 가지고 누려야 할 소중한 이익이 이재명의 민주당에 가는 것이 싫고 두려울 뿐이다. 보수의 이념과 가치는 그들의 지대추구 욕망을 가리는 포장지이다.
민주당은 회의장을 비운 국민의힘을 향해 '한 사람 한 사람이 헌법기관, 양심, 민의를 따르라..' 등의 메아리 없는 구호만 외쳐댈 뿐 어떤 실효성 있는 전략도 보여주지 못했다.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민심은 천심이다.'라는 믿음과 대척점에 있는 것이 국민의힘과 같은 특수이익집단이다. 그들에게 국민의 뜻을 따르라는 순진한 '요청'은 '쇼'하지 말라는 역공을 받을 뿐이다.
스스로를 도덕적인 집단이라고 가정하는 민주당은 기득권에 배부른 돼지가 되어 이익으로 뭉친 집단의 집요함과 교활함에 단호하고 적합한 전략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굴러온 절호의 기회를 무기력하게 날려버렸다. 진보의 허약함을 여실히 드러낸 그들이 이제 바라는 것은 참다못한 시민들이 차가운 거리로 더 많이 나오도록 등을 떠밀어 다시 기회를 얻는 것이다.
민주당에 정권을 거저 넘겨주는 것이 죽기보다 싫을 국민의힘의 결속력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시민들이 그들을 어떻게 평가하는가를 인지하는 기능을 정지시켜 자신들의 선택에 내재된 위험성을 아랑곳하지 않는 것이다. 국민의힘 스스로 자기 무덤을 파고 있는데 민주당이 다시 메꿔주고 있는 형국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