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로운넷 = 이정석 기자
"우리에게 필요한 건 타협이 아닌 용기"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적인 협력의 필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됐다.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INC-5(국제 플라스틱 협약 5차 회의)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국제 환경 NGO들은 29일 부산 벡스코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에게 필요한 건 타협이 아닌 용기"라며 강력하고 구속력 있는 협약 체결을 촉구했다.
WWF에 따르면기자회견은 이날 오전 9시 30분, 벡스코 INC-5 행사장 입구에서 열렸으며, BFFP(Break Free From Plastic), 국제환경법센터(CIEL), WWF, 그린피스, 앨랜맥아더재단이 공동 주최하고 약 2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번 회의는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적인 규칙을 설정하는 중요한 자리로, 170여 개국이 참여해 협약안을 논의 중이다. 하지만 NGO들은 일부 국가들의 소극적인 태도와 구속력 없는 협약안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표명했다.
기자회견에서 발표된 공동 성명서는 "각국 정부는 이미 문제와 해결 방법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일부 야망이 부족한 국가들의 방해로 인해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협상의 마지막 순간에 지구의 미래를 위해 용기 있는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NGO들은 자발적인 조치에 의존하는 약한 협약은 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실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협약 체결이 미뤄지거나 희석될 경우, 플라스틱 오염으로 고통받는 지역사회와 생태계는 계속해서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과학자, 기업, 지역사회는 플라스틱 전 주기에 걸쳐 구속력 있는 국제 규칙이 필요하다고 분명히 요구하고 있다"며, NGO들은 "야망이 부족한 소수 국가들의 압력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NGO의 강력한 메시지: "결단력과 용기가 필요하다"
WWF와 그린피스를 포함한 환경 단체들은 구체적인 행동과 절차적 선택을 제안하며, 각국 대표단들에게 실질적 변화를 위한 결단을 요구했다. NGO들은 다수결 방식을 도입하거나,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 간의 합의를 통해 강력한 협약안을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단순한 요구를 넘어, 플라스틱 위기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책임과 협력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환기시켰다. INC-5 회의는 앞으로 36시간 안에 결론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NGO들은 "미래 세대와 지구를 위해 각국이 용기를 내야 한다"며 협약 체결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절충안은 없다 각국 대표단, 적극적으로 나서라"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시킬 수 있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이 겨우 36시간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회의장에서는 야망이 낮은 국가의 방해공작이 한창인 반면, 우호국 연합(HAC) 회원국 등 강력한 협약을 지지하는 국가들은 구속력이 없는, 아무 의미 없는 협약문에 무기력하게 끌려가고 있습니다.
정부 대표단은 이 중요한 시점에도 기존의 지지부진한 태도로 일관하며, 약속을 저버리고, 원칙을 무시하고, 분명한 과학적/경제적 사실과, 가장 많은 피해를 입는 사람들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협약이 플라스틱 위기 해결에 어떠한 도움을 주지 않는 무용지물 협약이 될지라도, 비현실적인 만장일치 방식을 고수하면서 협상을 기간 내 끝내는 것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대표단들의 변명과 달리, 강력한 협약을 지지하는 국가들은 전 세계의 플라스틱 위기를 끝낼 힘을 갖고 있으며 그 방법도 알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올바른 행동을 실천하는 대표단의 결단력과, 2년 전에 전 세계와 약속한 협약을 실현하려는 강한 의지입니다.
자발적 조치에 의존한 약한 협약으로는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불필요한 피해가 계속 반복되는 악순환에 빠질 것입니다. 플라스틱으로 인해 고통받는 지역 공동체, 대다수의 시민들, 과학자, 기업은 전주기에 걸쳐 구속력 있는 국제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고 분명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모인 170여 개국의 정부 대부분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이들은 우리에게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실행할 수 있는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정부 대표단에게는 다수결이나 뜻이 맞는 국가들간의 합의 등 여러 절차적 선택지가 있습니다. 협상의 마지막 순간에 각국 정부는 더 용기있는 태도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야망이 낮은 소수의 국가들의 압력에 못이겨 타협하거나 달성하기 어려운 만장일치 방식에 지구의 미래를 맡겨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미래세대의 우리 모두의 건강을 보호하는 강력한 협약을 요구합니다.
한편 WWF(World Wide Fund for Nature, 세계자연기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비영리 자연보전기관으로 세계 100여 개 국가에서 3,800만 명 이상의 서포터즈와 함께 활동하고 있다. WWF의 미션은 자연 파괴를 막고 사람과 자연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 세계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자연 자원이 지속가능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며, 자원 낭비와 오염을 줄이는 인식 증진 활동에 힘쓰고 있다. 2014년 공식 설립된 한국WWF는 ‘지구를 지키는 힘’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과 협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