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로운넷 = 이수진 에디터
전 세계 153개의 시민사회단체가 14일 한국 정부에 플라스틱 생산 감축을 강력히 지지하고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한국이 12월 부산에서 열릴 제5차 정부간 협상회의(INC-5)의 개최국으로서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 협약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플뿌리연대(‘플라스틱 문제를 뿌리 뽑는 연대)'가 지난달 23일부터 진행한 연대 성명에 따르면,국내 81개, 해외 72개 총 36개국 153개 단체가 이번 성명에 동참해 한국 정부에 플라스틱 생산 감축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고 협약 과정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것을 요구했다.
이번 연대 성명은 현재 진행 중인 국제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협약(INC)에서 플라스틱 생산 감축이 핵심 과제임을 강조했다.
플라스틱 생산은 전 세계적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플라스틱에는 4천여 가지 유해물질이 포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원료 추출과 생산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가 배출돼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재활용 중심의 기술적 접근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플라스틱 생산을 동결하고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법적 구속력 있는 조항이 국제 협약에 포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무분별한 플라스틱 순환경제'가 오히려 독성 화학 물질을 지속적으로 재생산하고 있으며, 기후변화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40개국 이상이 '부산으로 가는 다리(Bridge to Busan: Declaration on Primary Plastic Polymers)' 선언에 동참해 1차 플라스틱 폴리머 생산 감축을 지지하고 있다.
또한, 4차에 걸친 협상 과정에서 65개 이상의 국가가 플라스틱 생산 감축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상태다. 이에 더해 세계 최대 플라스틱 생산국이자 산유국인 미국도 플라스틱 생산 감축을 협약에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반면, 한국 정부는 그동안의 협상 과정에서 플라스틱 생산 감축에 대해 명확하지 않은 태도를 보여왔다.
유엔 환경 프로그램(UNEP) 웹사이트에 공개된 한국 정부의 발언문은 현실적 실행 가능성과 각국의 상황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유럽연합(EU), 스위스, 노르웨이 등 선진국들의 적극적인 태도와는 대조적이다.
특히,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유엔총회에서 열린 부대행사에서 제5차 정부간 협상회의의 성공을 위해 한국의 포부를 밝히면서도 플라스틱 생산 감축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피한 채 폐기물 관리 기술의 해외 전파와 대체재의 중요성에만 집중했다. 더 나아가, 한국은 40개국이 동참한 '부산으로 가는 다리' 선언에도 아직 연명하지 않았다.

한국은 플라스틱 협약 우호국 연합(HAC; High Ambition Coalition to End Plastic Pollution)의 공동 서명국으로서 두 차례 플라스틱 생산 감축에 대한 지지를 간접적으로 표명한 바 있다.
HAC 성명에서는 오염자 부담 원칙을 강조하며 1차 플라스틱 폴리머의 생산과 소비를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제한하는 구속력 있는 조항을 요구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한국이 이러한 지지를 실제 행동으로 이어가야 하며, 이번 협상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성명을 발표한 시민사회단체들은 한국이 플라스틱 생산 감축에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하고 제5차 협상회의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끌어낼 것을 요청했다.
한국은 세계 4위의 플라스틱 생산국이자, 플라스틱 협약 우호국 연합의 초기 가입국으로서 국제적 책임을 다해야 할 위치에 있다.
또한, 부산에서 열리는 협상회의의 개최국으로서, 한국 정부의 입장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플뿌리연대는 그린피스, 기후변화청년단체 GEYK, 환경운동연합 등 국내외 단체들과 함께 이번 협상 과정에 적극 참여하며 포럼 개최, 시민 캠페인 등을 통해 강력한 플라스틱 생산 감축 조항을 포함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이끌어내기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한국 정부가 협상에서 더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고, 플라스틱 오염 종식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리더십을 발휘할 것을 기대하며, 앞으로 한국 정부의 행보를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