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정의당·진보당·기본소득당·새로운미래·개혁신당 등 범야권 의원들이 2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채상병 특검법 수용 촉구 공동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정의당·진보당·기본소득당·새로운미래·개혁신당 등 범야권 의원들이 2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채상병 특검법 수용 촉구 공동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로운넷 = 조은결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6당이 대법원장이 특별검사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채상병특검법'을 재발의했다. 앞서 지난 6월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가 전당대회 출마 선언을 하면서 대법원장이 특검을 추천하는 방식을 제안한 바 있다. 민주당은 이를 적극 수렴했다는 입장이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날 오후 1시반께 채 상병 특검법을 재발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하고 이 중 교섭단체·비교섭단체가 1명씩 대통령에게 추천하는 골자다. 

야당에는 특검 후보 비토권(재추천 요구권)을 추가로 부여한다. 한동훈 대표가 넣겠다던 제보공작은 빠졌다. 민주당은 한동훈 대표가 법안 발의를 안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 대표가 제안한 제3자 트검 추천안은 적극적으로 받은 셈이라고 말했다.

제보 공작 의혹이란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과정에서 외압 의혹을 제기한 공익 제보자가 민주당 의원과 관련돼 있어 제보가 '야당발 공작'이란 취지로 여권에서 제기된 의혹이다.

강 원내대변인은 "개혁신당은 논의 과정에 빠졌고 무소속 김종민 의원까지 포함해 야6당이 공조해서 법안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특검법 처리 계획에 대해서는 "논의 중에 있다. 9월 안에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이라고 일렀다.

◆ "한동훈, 채해병 특검 추진할 의지는 있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제4차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 깃발을 휘날리고 있다. 2024.07.23.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제4차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 깃발을 휘날리고 있다. 2024.07.23. /뉴시스

지난 7월 한동훈 대표가 당선된 후 민주당은 "(채상병특검법)공약을 이행하라"고 여러번 촉구했으나 한 대표가 "8월 국회 들어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어떻게 나오는지 보고 대응해도 늦지 않다"는 등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국민들 마저도 한동훈 대표가 공약을 이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레짐작했다. 

지난달 5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동훈 대표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밝힌 '제3자 추천방식의 채상병 특검법안'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60.8%가 '말만 하고 결국에는 추진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응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일 진행된 여야 대표회담에서 한동훈 대표는 채상병특검법에 대해 "내 처지가 좀 그렇다"는 등의 어려움을 토로했다는 전언도 나왔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한 대표가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제 메모와 기록에 남아있다"고 했지만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내 메모엔 그런 이야기가 없다. 대법원장 추천 특검법을 검토하고 있다는 말이 와전된 것"이라며 반박했다.

지난 2일엔 당에서 한동훈 대표가 추진하던 제3자 추천 방식의 채상병 특검법을 철회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이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3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특검법을 포기했다는 보도가 사실인지 아닌지, 특검법을 추진할 의지가 있긴 한지 한 대표가 직접 입장을 밝히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한 대표가 용산과 당내 반발에 부딪혀 친한계 인사들마저 특검 발의에 부정적으로 돌아섰다는 보도가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며 "집권여당 대표가 국민께 한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쉽게 저버리는 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고 정치 불신을 낳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 대표가 해병대원 특검법을 추진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하고 당대표에 취임한지도 40여 일이 지났다"며 "민주당은 제3자 추천안을 포함해 한 대표 제안을 전격 수용하겠다고 발표했는데도 불구하고 추가 조건만 붙일 뿐 아직까지 명확한 답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수사기관 수사 결과가 발표된 뒤에 그것이 미진하다고 생각할 때 특검을 고려하겠다"고 밝히며 "다만 채상병 특검법 안에 숨은 나쁜 의도 즉, 정쟁용으로 대통령 탄핵을 빌드업하기 위한 음모라는 게 저희들의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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