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정년연장 투쟁위원회는 10일 오전 민주노총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제공=투쟁위
현대기아차 정년연장 투쟁위원회는 10일 오전 민주노총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제공=투쟁위

이로운넷 = 이정석 기자

현대기아차 정년연장 투쟁위원회는 10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촉탁 재고용 반대와 실질적인 정년연장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는 정년퇴직을 앞둔 노동자들과 다양한 산업 종사자들이 참석해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투쟁위원회는 "한 세대를 살아낸 노동자들은 자신의 노동으로 사회를 부양했고 가정을 지켰다"며 "평생 일하며 부어온 국민연금이 정작 필요할 때 받을 수 없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단체협상을 통해 정년을 58세에서 60세로 연장했으나, 국민연금 수급 시기는 정부에 의해 계속 늦춰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비판했다.

현대기아차에서 시행 중인 촉탁 비정규직 제도는 기업의 이윤 극대화를 위한 방식이라고 지적하며, 동일한 일을 하면서 임금은 절반으로 줄고, 3개월마다 재계약해야 하는 불안정한 고용 형태가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 제도 하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현재 1만 5천 명에 이른다.

투쟁위원회는 "정년연장은 단순한 배부른 투정이 아니라, 노동자들이 평생을 바쳐 일한 회사에서 최소한의 존엄을 지키며 퇴직할 수 있게 하는 사회적 안전망"이라고 말했다. 또한, 시니어 노동자들이 정년연장을 요구하면 청년 실업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은 왜곡된 것이라며, 청년과 시니어 모두를 위한 고용환경 조성을 요구했다.

특히, 정년연장이 세계적 추세임을 강조하며 일본의 사례를 언급했다. 일본에서는 임금 삭감 없이 정년을 70세로 연장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한국도 국민연금과 연계된 정년연장을 조속히 입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기아차 정년연장 투쟁위원회는 10일 오전 민주노총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제공=투쟁위
현대기아차 정년연장 투쟁위원회는 10일 오전 민주노총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제공=투쟁위

기아 영업노동자 이동식 씨는 "베테랑 제도가 오히려 정년연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년퇴직을 앞둔 많은 노동자들이 최저시급으로 비정규직 계약을 맺고, 불안정한 고용 환경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는 노동자들에게 큰 자괴감을 안겨준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변창기 씨는 "비정규직으로 일하며 차별과 고용 불안을 겪었고, 정규직으로 전환된 후에도 정년퇴직 시 임금 삭감과 고용 불안이 계속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는 정년퇴직자를 '시니어' 계약직으로 재고용하면서 임금을 반으로 줄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투쟁위원회는 기자회견 후에도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며, 정년연장과 관련된 문제를 공론화하고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기자회견은 노동자들의 정년연장 요구와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조명하는 중요한 자리로 투쟁위원회는 앞으로도 정년연장 입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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