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수제비와 반주 금주 선언>

1.
내 몸은 디톡스 중!

- 오늘부터 집에서 반주 안하기로 결심했어요. 
- 정말? 진짜 잘 생각했어요. 
- 이번에는 무기한. 나 죽을 때까지 지킬 거요. 
- 그래도 맥주 한 캔 정도는 봐줄게요. 

매일 저녁 소주 한 병 이상을 식사 반주로 마시며 산 지도 여러 해다. 
올해 초, 친구의 권유로 한 달 “가내 반주 금지”를 시도한 적은 있지만 그 후로는 다시 옛날로 돌아오고 말았다. 
당연히 아내의 걱정도 그만큼 올라갔다. 
반주를 하지 않을 때만 해도 그러다가술을 줄이겠거니 했을 텐데 예전보다 주량이 더 늘었으니 왜 아니겠는가. 

어쩌면 반주를 그만두는 것도 처음부터 시간문제였을 것이다. 
음식도 살림도 아내의 몸과 마음을 편하게 해주겠다고 시작한 일이다. 
그런데 내 음주 습관 때문에 저렇게 걱정을 하니 나 좋다고 끝까지 고집을 부릴 형편도 못 되었다. 
다만, 오랜 습관을 버리기가 어려웠다. 결심을 하고 약속을 하면 꼭 지켜야 한다는 주의라 마음을 굳히기도 쉽지 않았다. 

2.
글감이 늘어난 것도 이유이기는 하다. 
번역과 달리 글은 정신이 특별히 또렷해야 하는데 매일 술을 마시니 글마저 자꾸 늘어지는 기분이다. 
아무래도 때가 된 모양이다. 건강에는 별로 문제가 없건만 하루 일과를 마치고 한잔 할 기회를 포기해야 하는 이유만 많아진다. 

- 대신 밖에서 사람들 만날 때는 해당사항 없어요. 
- 집에서 안 마신다고 매일 나가 폭주하고 다니는 건 아니죠?
- 그야 나도 모르지. 

3.
<감자수제비>
날씨가 추워지면 칼국수, 수제비가 점심식사로 제격이다. 칼국수보다는 수제비가 손이 덜 가 자주 해먹게 된다. 감자, 호박, 버섯, 들깨가루까지 듬뿍 들어간 수제비. 

4.
<재료> 1인분
밀가루 반죽(밀가루 1캅, 물 1/3컵, 소금 약간, 식용유 1T), 호박, 감자, 말린표고버섯 약간씩)

5.
<조리법>
1. 밀가루 반죽을 하고 비닐을 덮은 뒤 30분~1시간 정도 냉장고에서 숙성한다. 숙성을 하면 쫄깃해진다. 칼국수 반죽보다는 반죽이 묽다. 
2. 표고버섯을 물에서 불린 후, 감자, 호박과 함께 적당한 크기로 썬다. 
3. 멸치, 다시마 등으로 육수를 끓인다. 
4. 육수를 걸러 끓이면서 야채 재료를 넣는다. 
5. 밀가루반죽을 손으로 조금씩 뜯어 얇게 펼치면서 육수에 넣는다. 이때 센불이 좋다. 
6. 반죽을 다 넣었으면 5분 정도 더 끓이며 액젖, 소금, 국간장 등으로 간을 맞춘다. 
7. 대패, 쪽파, 부추 등을 고명으로 넣어도 좋다. 들깨가루를 추가하면 들깨수제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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