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조림 그리고 명절증후군>

1.
남들은 명절 준비다, 명절 증후군이다, 명절 앞뒤로 몸과 마음이 바쁘다지만, 우리 형제 가족은 그런 기분과 거리가 멀다. 예전에는 형님 댁에 모여 윷놀이도 하고 트럼프 놀이도 하고 고궁도 산책했는데 10여 년 전 아버지 돌아가신 후 교통이 뜸해지더니 어머니가 요양원에 입원하신 뒤로는 지방요양원 다녀오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벅차다. 다들 먹고사는 게 바쁜 탓이다. 그러다 보니 당연하다는 듯 차례도 사라졌다. 시장을 보고 전을 붙이고 절을 하는 등의 번거로운 행사는, 가톨릭 신자인 형이 성당 미사로 대신 하기로 했다. 

2.
어느 쪽이 좋을까? 명절 스트레스가 문제이긴 하지만, 1년에 두어 번 친척이 모여 시끌벅적 떠들다 오는 것과, 조금 맹숭맹숭하기는 해도 서로 얼굴 붉힐 일 없이 평화롭고 평등하게 명절을 쇠는 것. 나로서는 후자가 좋다. 성격상 왁자지껄한 분위기도 싫어하지만 무엇보다 상 차리는 사람들과 상 받는 사람들 사이의 은근한 실랑이가 늘 마음에 걸렸다. 그나마 다른 집에 비해 남자들이 잘 움직였다지만 그래 봐야 생색 정도의 도움에 불과했다. 큰일은 결국 여자 몫이었다. 난 그런 관계에 민감하기에 명절에 형님 댁에 가면 항상 어느 정도는 긴장해야 했다.

3.
내 의지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이제 그 불편에서 벗어났다. 다시 돌아갈 생각도 없다. 죽은 조상들 챙긴답시고 살아있는 내 가족을 고생시키고 싶지는 않다. 
인습이 빚어낸 불평등의 고리. 
이제 끊어낼 때가 되지 않았을까?
노동을 분담하든, 차례나 제사를 폐지하든. 

4.
<두부조림>
계란과 함께 식재료로 가장 사랑받는 게 두부다. 어디에 넣어도 쉽고 맛난 음식. 오늘은 반찬으로도 안주로도 제격인 두부조림을 만들어보자. 

<재료>
두부 한모, 양념장(간장 3T, 고추가루 1T, 다진마늘 1T, 다진파 2T, 다진양파 2T, 설탕 1T, 참기름 1/2T, 통깨 1T, 물 2T)

<조리법>
두부를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두께는 옆으로 3등분 정도가 적당하다.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노릇하게 굽는다.
두부 위에 양념장을 넉넉하게 얹고 뚜껑을 덮은 뒤 약불에 2~3분 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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