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 국밥과 딸의 주정>

1.
"나 한잔 했어, 엄마"

아내가 딸의 전화를 받더니 깔깔깔 웃으며 스피커를 켜놓는다. 나보고도 들으라는 얘기다. 
- 너, 취했지?
- 응, 오늘 시험 마지막 날인데 어떻게 그냥 와? 과 애들 불러서 한잔 했어.
- 야, 공부도 안한 애가 시험 끝났다고 유세냐?
- 헐, 내가 왜 공부 안 해? 사흘 밤을 꼬박 샜거든? 안한 게 아니고 못한 거란 말이야. 내가 좀 바빠? 회사 다녀야지. 알바도 해야지. 
- 알았어, 알았으니까, 조심해서 와.
- 응, 엄마, 사랑해. 아빠, 사랑해. 

딸의 주정(?)은 집에 와서도 이어졌다. 
“교수님이 문제를 치사하게 내는 바람에 시험 망쳤어.” 
“난 아무래도 공대 타입이 아냐. 인문대에 갔어야 했나봐.” 
“엄마, 나, 코딩 안하고 기획할래. 기획이 재밌어. 시간 가는 줄 모르는걸.” 
“내년에 진짜로 휴학할 거야. 안하면 난 돌아버려. 딸이 미치는 것보다 휴학이 낫지, 응?”

2.
딸은 자기 방에도 가지 않고 엄마 옆에 누워 한참을 떠든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에서 제일 바쁜 대학생일지도 모르겠다. 
과제 많다는 대학생활도 이끌어가면서, 비정규직으로 회사생활도 하고 틈틈이 아르바이트도 찾아다닌다. 
학비 말고는 부모한테 손 내밀지 않겠다는 결심까지야 좋은데 일주일 내내 도통 얼굴을 볼 틈이 없다. 
남들은 부모덕에 해외유학도 하고 논문저자도 된다는데 용돈 하나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는 못난 부모다. 
술에 취한 탓일까? 그런 부모이건만, 세상에서 아빠, 엄마가 제일 멋있다며 엄지 척까지 해준다.  

- 내일 8시에 깨야 해. 11시까지 회사 출근이거든. 아침에 깨워줘. 
딸은 기어이 자기 방에 가지 못한 채 엄마 옆에서 곯아떨어지고 만다. 

3.
<소고기 국밥>
날씨가 추워지면서 국밥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소고기국밥은 특별한 기술이 없이도 만들 수 있다. 든든한 식사, 술안주 그리고 해장국으로도 손색없다. 

4.
<재료> 2인분
소고기 200g, 무 200g, 콩나물 200g, 양념(고추가루 2T, 액젓 1T, 국간장 1T, 마늘 1T, 후추가루 약간)

5.
<조리법>
1. 소고기는 찬물에 30분 정도 담가 핏물을 뺀다. 
2.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음 참기름 1T, 국간장 1T를 넣어 간을 한다. 
3. 무는 얇게(3mm) 두께로 나박썬다. 콩나무은 씻어 물을 빼둔다. 
4. 소고기와 무를 팬에 넣고 무 색이 엷어질 때까지 볶는다.  
5. 물 1리터를 넣고 센불로 끓이다가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줄이고 20분 정도 더 끓인다. 
6. 양념을 넣고 10분 정도 더 끓인다. 
7. 대파, 또는 부추 등을 넣고 조금 더 끓인 다음 불을 끈다. 
8. 알배추, 토란대, 고사리 등을 넣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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