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강국 코리아, 협동조합이 함께 만든다
반도체 강국 코리아, 협동조합이 함께 만든다
  • 이로운넷=과학기술인협동조합지원센터
  • 승인 2019.11.01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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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인 협동조합③] 직원협동조합으로 뭉친 기술전문기업 '세리오협동조합'
과학기술 신산업 주체이자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생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한 과학기술인 협동조합이 주목 받고 있다. 과학기술인 협동조합은 이공계 인력이 주로 조합원으로 참여해 과학기술 관련 서비스 등의 활동을 하는 협동조합이다. 정부가 2013년부터 본격적인 육성에 나서면서 현재 국내에서 활동 중인 협동조합만 350개에 달한다. 최근에는 기존 사회적경제기업에 과학기술의 효율성·경제성을 더해 더 큰 시너지를 내려는 움직임도 시작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2018 과학기술인 협동조합 우수사례집>을 통해 과학기술인 협동조합 지원센터가 주목한 과학기술인 협동조합 10곳을 연속 소개한다. 

‘반도체 강국 코리아’의 명성 뒤에는 수많은 기업들의 땀과 노력이 숨어 있다. 최고의 기술로 세계 반도체 산업을 리드해온 대기업과 함께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은 중소기업과 벤처기업들의 숨은 노력이 합쳐진 결과다. 수많은 기업들 속에서 묵묵히 자신의 맡은 바 역할을 하고 있는 작지만 알찬 협동조합이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에 필수적인 포토마스크 에칭액을 자체 개발해 공급하고 있는 곳, 바로 세리오협동조합이다.

세리오협동조합 구성원들

포토마스크 에칭액의 다크호스

경북 김천에 위치한 세리오협동조합(이사장 박성모)은 ㈜새빗켐의 직원들이 분사해 결성한 직원협동조합이다. 폐기물 재활용 및 수처리 약품을 주력 사업으로 해온 ㈜새빗켐은 2009년부터 신규 사업인 전자케미컬 사업 진출을 위해 R&D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그러다 2014년에 기존 폐기물 사업에 집중하기로 회사의 방침을 정하고, 수처리 약품과 전자케미컬 사업군을 분리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연구소를 책임졌던 박성모 이사장은 연구소 직원 5명과 함께 2014년 4월 협동조합을 설립해 분사하기로 결정했다. 개인회사 설립을 염두에 두었던 박 이사장은 ㈜새빗켐 대표의 권유로 협동조합으로 방향을 틀었다.

“협동조합에 대해 전혀 몰랐기 때문에 우선은 관련 책자를 찾아서 읽어 봤습니다. 무엇보다 전 직원이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는 기업 형태라는 점에서 운영해볼 만하다고 판단했죠. 물론 직원들 사이에서 여러 이견이 있었지만 충분한 논의 끝에 협동조합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설립 초기 세리오협동조합의 사업 분야는 크게 반도체 제조용 전자재료 약품과 환경 수처리 분야로 나뉘었다. 이 가운데 수처리 분야의 생산은 외주로 돌리고 현재는 반도체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세리오협동조합의 주력 제품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에 사용되는 포토마스크 에칭액이다. 포토마스크 에칭액은 포토마스크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핵심 화학소재로, 조합은 15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연구진을 토대로 지난 4년간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자체 기술력을 보유한 반도체 재료 기업으로 거듭났다.

세리오협동조합의 사업 분야는 반도체 제조용 전자재료 약품과 환경 수처리 분야다.

OEM 제조사에서 R&D기업으로 발돋움

고객사로부터 레시피를 받아 단순 OEM 제조를 해오던 세리오협동조합이 자체 기술력을 가진 기업으로 거듭난 계기가 된 것은 ‘2015 과학기술인 협동조합  사업화 지원사업’을 통해 개발한 메탈 메시(Metal Mesh) 에칭액이다. 디스플레이 터치센서의 감각을 높이는 이 제품 개발로 조합은 자체 브랜드를 갖춘 연구개발 제조사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더욱이 이 기술을 기반으로 실리콘 옥사이드 에칭액, 미세크롬 전극 관련 기술 등 후속 제품을 개발하며 업계에 회사의 이름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협동조합으로 기업을 운영하는 것이 쉬운 것만은 아니라고 박 이사장은 토로한다. 아직 협동조합의 개념이 업계에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보니 영업을 하기 위해 기업을 방문할 때마다 협동조합에 대해 일일이 설명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제조업을 어떻게 협동조합으로 운영하냐?”는 질문도 종종 받는다는 박 이사장은 제조업이기 때문에 협동조합이 더 적합하다고 단언한다.

“일반 기업과는 직원들의 마인드 자체가 다릅니다. 저와 직원들이 이익을 공평하게 배당받기 때문에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죠. 자기 역할을 잘 해내지 못하면 회사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책임감 때문에라도 더 열심히 하는 것 같습니다. 단적인 예로 출퇴근이나 업무 관리를 전혀 하지 않습니다. 직원들 스스로 주인의식을 갖고 알아서 잘 하니까요.” 

주인의식을 갖고 연구개발에 임하다 보니 직원들의 창의력과 책임감이 더 발휘된다는 것이 박 이사장의 설명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개발에 성공한 원가절감형 포토마스크 에칭액이다. ‘2017 과학기술인 협동조합 사업화 지원사업’을 통해 개발한 이 제품은 크롬에칭액의 핵심 원료인 세릭암모늄질산의 함량을 크게 낮춘 제품으로, 2017년 6월 개발을 시작해 같은 해 말 개발을 완료했다. 주력 제품인 크롬 에칭액의 가격인하 압박과 핵심원료인 세릭암모늄질산의 가격변동이라는 이중고를 겪어온 박 이사장은 원가를 줄일 수 있는 기술 개발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껴오던 차였다. 

“세릭암모늄질산은 현재 거의 전량을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희토류이기 때문에 원료가격이 높은 것도 문제지만, 국제 정세의 흐름에 따라 가격이 들쭉날쭉해서 많은 기업들이 원료 수급에 애를 먹습니다. 세릭암모늄질산의 함량을 낮추고도 동일한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 관건이었죠.” 

제품 라인업 갖추고 세계시장으로 간다

세리오협동조합은 기술개발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용도별로 8∼15%에 이르는 세릭암모늄질산의 비중을 6∼12%로 낮추면서도 기존 제품과 동등한 성능과 수율을 구현하는 것이 최종 목표였다. 이를 위해서는 세릭암모늄질산의 기능을 대신할 첨가제를 찾아야 했다.

연구진은 각종 해외 자료를 찾아 후보물질 30개를 가지고 테스트를 시작해 이것을 10개로, 마지막에는 4개로 줄이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수많은 반복 테스트와 시행착오 끝에 결국 2개 물질로 압축해 안정적인 조성의 에칭액을 생산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만 5개월이 걸렸다. 테스트 전문기관으로부터 최종 제품 평가를 거친 결과, 신제품은 세릭암모늄질산의 함량을 기존보다 대폭 낮추었음에도 기존 제품과 동일한 성능을 가진다는 것이 검증됐다.

제품 성능이 입증된 만큼 박 이사장은 신제품 영업을 위한 신규 거래처 발굴에 본격 나서고 있다. 

“경기가 침체되면서 원가를 조금이라도 더 낮출 수 있는 제품을 찾는 기업이 늘고 있어 상황은 희망적입니다. 현장 테스트를 통과하는 과정이 쉽진 않지만, 다행히 신규 거래선을 개척해 납품에 성공했고, 현재 S사에 납품하는 거래처에서 현장 테스트를 진행 중입니다.”

한편에선 임대공장으로는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자체 공장을 마련하기 위해 현재 새로운 산업단지를 계획 중인 김천시청에 투자 양해각서를 제출한 상태다. 

기술개발에도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원가절감형 크롬에칭액에 이어 앞으로도 조합은 반도체 분야 사업 아이템 개발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대만, 일본 기업들이 속속 반도체 생산라인 증설을 계획하고 있어 시장 전망은 밝다. 일상에서 점점 반도체의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조합도 향후 5년간 3개 이상의 반도체 관련 약품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이미 2018년 반도체 코팅액 개발을 80% 정도 완료해 자체 평가 중이며, 2019년 1사분기에는 고객사의 현장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여세를 모아 후속 제품을 계속 개발해 조합의 미래를 짊어질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이를 토대로 좁은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릴 계획이다. 박 이사장은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갖춘 데다 일반 기업에 비해 원가 면에서도 경쟁력을 갖고 있어 2019년 상반기에는 좋은 소식을 들려줄 수 있을 거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사진제공. 과학기술인협동조합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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