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 바람직한 민주주의, 경제에도 좋지 않을까?
정치에 바람직한 민주주의, 경제에도 좋지 않을까?
  • 이로운넷=설수진 청년기자(7기), 양승희 기자
  • 승인 2019.11.04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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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레스타키스의 ‘협동조합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
소수 경제 권력에 대한 문제제기...번역협동조합 조합원 번역

“민주주의가 정치에 바람직하다면, 경제에도 똑같이 좋은 것 아닐까?” 

‘협동조합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의 저자 존 레스타키스가 던지는 질문이다. 저자는 정치적으로 민주화를 실현하려면 정치제도가 민주적으로 작동해야 하는 것처럼, 마찬가지로 인간의 삶에 가장 깊숙한 영향을 미치는 경제를 민주화하려면 경제 제도가 민주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수의 경제 권력에 독점적으로 지배당하고 있는 시장의 현실을 문제점으로 지적한다. 경제 영역에서 민주주의의 원리를 구현하고 있는 조직은 노동조합이나 협동조합이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협동조합 운동을 경제 민주주의 운동이라고 정의한 그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협동조합연합회 상임이사이자 세계 협동경제에 대한 연구자다. 18세에 지역사회조직가의 삶을 시작한 그는 인간적인 경제에 대한 협동조합의 역할과 경제민주주의에 대해 글을 쓰고 강연을 한다.

저자는 책 출간 이유를 세 가지로 설명한다. 첫째는 경제민주주의라는 주제에 관한 역사적, 이론적 쟁점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첫 두 장이 여기에 해당한다. 둘째는 첫 두 장에서 소개한 사상과 열망이 다양한 사람들과 공동체에 의해 어떻게 실현되었는지, 시대와 공간의 필요를 충족하는 좀 더 인간적인 경제를 만들기 위해 이들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상세히 들려주기 위해서다. 마무리에 해당하는 장에서는 이미 우리 주위에서 전개되고 있는 경제적, 사회적 문제와 협동조합 운동의 관계를 다루고, 지속성 있는 이상에 대해 논하기 위해서다.

책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앞서 협동조합을 만들고 협동경제를 발전시켜온 주요 나라의 역사소개부터 시작한다.

경제 민주주의라는 꿈, 현실이 되다

“협동조합 운동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영국의 '로치데일공정선구자조합'은 플란넬 제조업에 종사하던 직공들이 벌인 임금 인상 운동 실패를 기원으로 지금으로부터 약 170여 년 전인 1822년에 설립되었다. 이로부터 10년 뒤, 영국 전역에서 협동조합 수는 약 1천 개에 육박할 정도로 협동조합운동이 성장했다.” (91쪽)

그는 ‘이탈리아의 협동경제’, ‘일본의 협동조합’, ‘아르헨티나의 점거, 저항, 생산’처럼 나라 별로 협동조합의 역사를 설명한다. ‘에밀리아 모델과 자본의 사회화’, ‘공정무역과 차의 제국’, ‘공동체의 위기’ 등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며, 협동을 경제적·사회적 교환의 기초로, 사람들 사이에 연대가 기초가 되는 호혜를 경제적·사회적 개혁의 기초로 삼는 모델의 중요성을 설명한다.

이러한 모든 설명은 경제와 사회적 가치 사이에 난 근본적인 분열을 바로잡는 개혁 착수 및 지속적인 협동조합의 발전이라는 궁극적인 목적으로 향한다.

이러한 경제 방식 추구가 현실적으로 적용이 가능할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협동조합을 연구하고, 새롭게 만드는 일이 여유로운 사람들의 전유물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협동조합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여전하다. 저자 역시 이러한 현실의 한계에 대해 독자와 함께 고민하며 마지막 장 ‘경제 인간화하기: 자본 시대의 협동조합’에서 “협동조합이 현실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협동을 통해 전 사회적으로 정의로운 경제를 구현한다는 생각의 대중화가 필요하다”라고 평한다.

저자는 경제 민주주의를 ‘혁명의 숨은 얼굴’이라고 표현한다. 세계 협동조합 운동의 역사는 혁명의 숨은 얼굴을 드러내는 과정이었다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풀뿌리 운동이면서 경제 민주주의의 가장 오래되었고,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형태는 ‘협동조합’이라는 믿음에서 나온 말이다.

“중요한 것은 협동조합이 살아남는 것이다. 암흑시대에 절대 없어서는 안 될 한 가지 가치는 대안에 관한 지식이기 때문이다. 협동조합이 존재하는 한 그 승리 여부와 관계없이 협동조합은 인간의 경제체제에 대해 또 다른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주며 사람들이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면서 함께 살 방법을 인식할 수 있게 해준다.” (410쪽)

이 책은 번역협동조합 조합원(김진환, 이세현, 전광철)이 번역했다는 데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협동조합 착한책가게 전광철 이사장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협동조합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 책 표지./사진=예스24

◇협동조합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존 레스타키스 지음, 착한책가게, 445쪽/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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