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인협동조합' 설립 현황 및 추이./자료제공=SETCOOP

올해 10월 기준 전국 과학기술인협동조합(이하 과기협) 개수는 369개, 조합원 수(법인+개인)는 4873명에 이른다. 2014년 108개 설립을 시작으로 2016년 219개, 2018년 316개 등 매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개인 조합원 3878명 중 여성 조합원 비율은 23.8%(922명), 만 50세?경력 10년 이상의 고경력 조합원 비율은 36.9%(1430명)로, 협동을 통한 혁신을 이끌고 있다. 

‘과기협’은 전체 조합원 중 이공계 인력이 5명 또는 50% 이상 참여한 협동조합으로, 연구개발(R&D), 제조, 시험, 인증, 정보보안, 안전관리, 교육 등 과학기술 관련 사업을 수행한다. 369개 과기협 중 분야별로는 △기술서비스(156개) △과학교육·문화(100개) △연구개발(53개) △IT서비스(37개) △조사분석(21개) △기술거래(2개) 등으로 다양하다. 

과기협 ‘연구산업 컨퍼런스’ 참여해 우수성?혁신성 알려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 베스트워스턴 프리미어 가든호텔에서 열린 '연구산업 컨퍼런스 2020'에서 '2019 과학기술인협동조합 성과전'이 함께 개최됐다./사진=전석병 작가

과기협의 설립 및 경영 지원을 담당하는 과학기술인협동조합지원센터(SETCOOP)는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 베스트워스턴 가든호텔에서 열린 ‘연구산업 컨퍼런스 2020’에 올해 처음 주관사로 참여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정부)에서 주최하는 ‘연구산업 컨퍼런스’는 연구산업 관련 연구자, 대학, 기업 등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로, 연구산업 분야에서 과기협의 우수성과 혁신성을 알렸다. 

송은경 SETCOOP 창업진흥팀 팀장은 “일자리 창출, 연구산업 시장 활성화 등 과기협의 기술혁신 성과와 협동의 가치를 알려 과학기술인들의 창업 의지를 높이고, 앞으로 과기협이 연구산업 분야의 주요한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2019년 과기협 성과전’이 함께 개최됐다. ‘성과전’은 과정부가 수립한 ‘2단계 혁신성장 전략(2018~2022)’을 적용해 사업을 본격 추진한 2019년 이뤄낸 결과를 짚어보는 자리로 꾸려졌다. 특히 ‘2019 과기협 아이디어 공모전’ 시상식을 통해 우수 팀을 발굴하고 시상했다.

‘2019 과학기술인협동조합 아이디어 공모전’ 비즈니스아이디어 분과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ON IT’ 팀이 발표하는 모습./사진=전석병 작가

공모전은 기술 기반 일자리를 창출하고, 과학기술의 공익 가치를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총 77건의 아이디어가 접수됐으며, 2차례 심사를 거쳐 총 15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비지니스 아이디어’ ‘우수모델’ ‘사회문제 해결 아이디어’ 등 3개 분과에서 총 15개 팀이 선발돼 과기정부 장관상(4팀),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 장관상(1팀), SETCOOP 소장상(6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원장상(4팀)을 수상하고, 상금 200~1000만원을 받았다.

허재용 과정부 미래인재양성과 과장은 “정부에서는 경력단절 여성, 은퇴자 등 유능한 과학기술인에게 창업과 취업의 길을 열기 위해 협동조합 사업을 지원한다”며 “이번 공모전에서 제안된 아이디어는 향후 과기협 설립 확대를 위한 교육·홍보 콘텐츠 및 R&D 기반 사회문제 해결 정책 수립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모전 ‘사회문제 해결 분과’ 신설…사회적경제 기업 진출 이끈다

각 분과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팀은 △대학?연구기관이 보유한 최첨단 ICT 설비 정보 플랫폼을 구축해 필요한 기업과 매칭하는 서비스 네트워크를 제안한 ‘+ON IT’(비지니스 아이디어) △ 벤처기업 간 장비·인력·자금·기술·공간 등을 공유해 스타트업 시제품 공동제작·투자, 공동 브랜드 런칭 등을 이룬 ‘협동조합 아이스타팩토리’(우수모델) △급속냉각 기술을 활용해 매해 바다에 800만 톤씩 버려지는 플라스틱 중 고가 소재를 선별해 환경문제를 개선하는 ‘풀리싸이클링’(사회문제 해결 아이디어)이다.

특히 올해는 과정부와 기재부가 협력해 ‘사회문제 해결 분과’를 신설해 주목을 받았다. 친환경, 재활용, 에너지 등 사회문제에 과학기술 기반의 아이디어를 접목한 시도다. 박일훈 기재부 협동조합과 과장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비즈니스 방법으로 해결하는 사회적경제 기업에 기술기반 아이디어 제공해 더 큰 사회적 임팩트를 창출하는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2019 과학기술인협동조합 아이디어 공모전’ 사회문제 해결 아이디어 분과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풀리싸이클링’ 팀./사진=전석병 작가

아울러 발표와 전시를 통해 과기협의 우수한 사업 성과와 협업 활동을 보여준 20여 개 협동조합이 소개됐다. 제품·서비스 개발 및 개선으로 시장경쟁력 강화를 지원한 ‘사업화 지원’, 교류·협력 활성화를 지원한 ‘협의회 운영 지원’ 사례 등이 포함됐다. 

사례발표 순서에는 ‘선박해양시스템기술협동조합’과 ‘뿌리산업협동조합’이 나섰다. 서울대 조선공학과 교수들이 모여 올해 2월 설립한 선박해양시스템기술협동조합의 류재문 이사장은 “선박해양 관련 기술을 개발해 국산화하고, 조선업에 필요한 ‘조파기’ 소프트웨어를 개선해 국내외 공급해나갈 것”이라고 사업화 비전을 밝혔다.

뿌리산업협동조합은 광주·전남 지역의 주조·금형·소성가공·용접·표면처리·열처리 등 뿌리산업 업체들이 모여 지난 2017년 3월 설립했다. 이명숙 이사장은 “조합원의 상호 간 협업을 통해 4차산업에 대비하는 새로운 모델 개발하고 싶다”며 “전기자동차 플랫폼 개발 및 사업화를 핵심 목표다”라고 강조했다.

'2019 과학기술인협동조합 성과전' 홍보 부스에서 우수기업의 사례를 둘러보고 설명하는 모습./사진=전석병 작가

이밖에 △조선기자재 전문기업들이 모인 ‘LNG산업기술협동조합’ △베테랑 IT 개발자들이 설립한 ‘한국IT개발자협동조합’ △과학기술 및 경제정책 전문가들이 모여 연구용역 사업을 추진하는 ‘과학기술정책플랫폼협동조합’ △이공계 출신 30~40대 경력단절 여성들이 뭉친 ‘융합메이커협동조합’ △한국산업기술대학교 출신 청년 창업가들이 설립한 ‘KPU 온새미로 창업협동조합’ △국가자격증을 보유한 드론 전문가들이 관련 사업을 펼치는 ‘드론군단협동조합’ △대덕연구단지 은퇴 과학기술인들이 세운 ‘대덕과학기술사회적협동조합’ △IT 개발자 출신 시각장애인들이 모여 독서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IT로 시각장애인 사회적협동조합’ 등 12개 과기협은 개별 소개자료, 제품 등을 부스 형태로 전시했다.

아울러 과기협의 자금 확보를 지원하기 위한 ‘금융 애로 해결 컨설팅’도 이어졌다. 신용보증기금과 신협에서 창업 단계, 기술 확보, 보유자원 등 각 협동조합의 현황에 따른 1:1 맞춤 컨설팅 프로그램을 진행해 현장 조합원들의 호응을 얻었다. 

과정부는 향후 ‘과기협 단계별 성장전략’을 통해 혁신에 기여하는 과학기술 신산업 주체를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과기협 태동기인 1단계를 거쳐 규모화·내실화 단계인 현재 2단계 전략을 통해 협력 생태계를 조성하고 사업모델 개발 및 진출 분야를 확대한다. 이를 통해 2022년까지 과기협 1000개 육성, 일자리 1만개 창출, 과학기술 서비스의 고도화?전문화 등이 목표다.

안혜연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소장은 “이번 성과전은 과기협이 이뤄낸 다양한 성과를 공유해 혼자서는 어렵지만 협업하면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는 실행력과 영향력을 확인한 자리였다”며 “전문지식과 경험을 기반으로 연구산업 분야를 활성화하고, 기술의 사회적가치를 높여 사회적경제 분야의 혁신성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9 과학기술인협동조합 아이디어 공모전’ 시상식에서 총 15개 우수팀이 선발돼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사진=전석병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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