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에 모인 3500명, 임팩트 시장의 가능성 논하다
샌프란시스코에 모인 3500명, 임팩트 시장의 가능성 논하다
  • 이로운넷 미국(샌프란시스코)=박유진 기자
  • 승인 2019.10.2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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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AP19] 세계 최대 임팩트 투자 컨퍼런스 美에서 4일간 개최돼
기업가·투자자·활동가 각계각층 모여 기존 자본주의 대안 논의
발표 세션 뿐 아니라 영화·음식 마련해 축제 분위기
세계 최대 임팩트 투자 컨퍼런스 SOCAP이 포트 메이슨 예술 문화 센터에서 10월 22일부터 25일(현지시간)까지 진행됐다.

“비영리와 금융 세계 사이에 있는 이곳을 처음 발견했을 때는 누구도 모르는 ‘은밀한’ 분야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임팩트 투자 시장이 5000억 달러 이상의 규모이고, 사회적 기업가들의 활동으로 수백만 명이 더 나은 삶을 살아갑니다. 그러나 임팩트를 촉진하는 세계시장의 잠재력은 여전히 가려져 있습니다. 임팩트 투자 공동체를 키우기 위해 SOCAP은 앞으로도 더 많은 이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할 것입니다.”

올해 12회를 맞이한 SOCAP(Social Capital Markets)의 대표 린제이 스몰링(Linsay Smalling)의 말이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세계 최대 임팩트 투자 컨퍼런스 SOCAP에는 약 650명의 연사와 3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했다. SOCAP은 미국 내 임팩트를 추구하는 미디어·행사기획 그룹 ‘Intentional Media(대표 Kate Byrne)’가 기획하는 연례 행사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된다. 국내에는 SK가 올해 5월 워커힐호텔에서 개최한 ‘소셜밸류커넥트(Social Value Connect‧이하 SOVAC)'가 벤치마킹한 행사로 알려져 있다.

#‘임팩트’를 추구하는 모두의 이야기

SOCAP 행사장 내 마련된 테이블에서는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자리를 잡고 앉아 네트워킹을 진행했다.

SOCAP은 옛 군사기지를 리모델링 해 만든 ‘포트 메이슨 예술 문화 센터(Fort Mason Center for Arts & Culture)’에서 22일부터 25일까지 4일 내내 진행됐다. 평소에는 극장이나 갤러리 등으로 쓰이는 6개 건물에서 동시에 여러 발표 세션이 이어졌다. 각 세션은 모두 제도권 금융에서 한 발짝 나아간 ‘임팩트 금융’이라는 틀 아래 이뤄졌다. 참가자의 대부분이 미국인인 만큼 대부분 미국의 상황에 기반을 둔 논의였다.

임팩트 투자를 주제로 진행된 ‘자본주의의 미래’ 세션 연사로 참여한 Shuaib Siddiqui 서드나 재단 디렉터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언급했다. 서드나 재단은 1917년 미국에서 설립된 자선 재단이다. 그는 “10년 전 금융위기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이후 오히려 더 큰 부를 누리게 됐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도태돼서 결국 부를 창출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러 더 큰 빈부격차를 만들어냈다”며 “요즘 이어지고 있는 소득 불평등이나 부에 대한 논의는 당시 미국발 금융위기가 가져온 결과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각종 재단이나 대기업에서 실시하는 그랜트 프로그램, 임팩트 투자 등은 단지 ‘좋은 일’이 아니라 상생하기 위해 당연히 진행해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50년에 미국 인구 반 정도가 흑인과 라틴계로 이뤄질 것이라는 연구가 있는데, 동시에 그중 부를 누리는 비율은 0%가 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며 “만약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몇십 년 후에는 결국 투자자들이 설 곳도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팩트 엔터테인먼트 혁명’ 세션에서는 미디어가 어떻게 사회에 임팩트를 가져오고 지속가능성을 추구할 수 있는지 논의했다.

'스토리의 힘'이라는 주제 하에 진행된 ‘임팩트 엔터테인먼트 혁명’ 세션에서는 미디어가 어떻게 사회적 임팩트를 이뤄낼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연사들은 다큐멘터리 영화 ‘아메리칸 팩토리(American Factory)’를 제작한 감독, 영화사 등 관계자들이었다. 아메리칸 팩토리를 제작한 영화사 'Participant Media'는 일반 영화사와는 달리 사회 문제 전달에 초점을 맞춘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1960년대 흑인 음악가와 백인 운전기사의 우정을 그린 ‘그린 북(Green Book)’이 있다. Participant Media의 Heriselda Begaj 매니저는 “어떤 편향된 시각을 제공하는 게 아니라, 각 주체의 목소리를 영화 속에 충분히 담아서 하나의 아젠다를 설정하는데 기여하고 싶다”며 “그게 사회에 변화를 추구하는 영화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촉매 자본(Catalytic Capital), △일자리의 미래(Future of Work), △임팩트 기술(Impact Tech), △로컬 공동체(Indigenous Communities), △남아메리카의 임팩트 생태계(LatAm), △가치(Meaning), △기회 특구(Opportunity Zones), △인종 평등(Racial Equity), △난민(Refugees), △지속가능한 농업(Sustainable Agriculture) 등 12개 키워드를 주제로 한 150개 이상의 세션들이 열렸다. 같은 시간대에 5~10개의 세션이 동시에 다른 공간에서 진행되며 관객들을 끌어모았다.

#SOCAP 100배 즐기기! 마켓부터 영화까지

23일 저녁 야외에서 진행된 Wine Down 이벤트 현장. /사진=Photos courtesy of Social Capital Markets from SOCAP19’s 12th annual social impact conference at For Mason in San Francisco from October 22-25.

SOCAP에는 연사들의 발표 세션뿐 아니라 맛있는 음식과 함께 즐기는 이벤트도 준비돼 있어 축제처럼 보이기도 한다. 행사가 개막한 22일 저녁에는 환영 리셉션이, 23일 저녁에는 와인 파티가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낮보다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준비된 주류와 음식을 즐기며 관계를 다졌다. 24일 저녁에는 푸드트럭 파티가 이어져 참가자들은 15개의 푸드트럭에서 제공하는 음식을 맛보며 밴드 공연을 즐겼다.

23일 저녁에는 다큐멘터리 영화 ‘아메리칸 팩토리’를 상영했다. 아메리칸 팩토리는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튼 지역에 들어온 중국 유리 회사 ‘푸야오(Fuyao)’ 공장에서 3년간 일어난 일을 담았다. 문화가 다른 두 국가의 국민들이 만나 생기는 경영 갈등, 가치관 차이 등으로 생기는 문제를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다. 현재 넷플릭스에서도 상영 중이며,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가 세운 콘텐츠 제작사 하이어 그라운드 프로덕션이 제작해 유명해졌다. 올해 초 열린 제35회 ‘선댄스 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부문 감독상을 받은 바 있다.

네트워킹 공간 중앙에 마련된 사회적 기업 제품 판매 부스. 이곳에서는 가치를 담은 쿠키, 가방, 텀블러, 액세서리 등 다양한 굿즈를 판매했다.

네트워킹이 주로 진행된 장소 ‘Festival Pavillion’ 중앙에는 사회적 기업들의 판매 부스가 자리했다. 기업의 긍정적인 사회·환경적 성과를 측정하는 국제 인증제도 ‘비콥(B-Corp)’ 인증을 받은 윤리적 액세서리 브랜드 ‘SOKO,’ 판매된 텀블러 1개당 산호 하나를 심는 ‘NAECO,’ 소외계층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창출해 아기용품을 만드는 ‘elliefunday’ 등이 제품을 전시·판매하며 추구하는 가치를 소개했다.

#기업·투자자·정부 등 각계각층에서 몰린 3500여명

SOCAP CEO 린제이 스몰링.

스몰링 대표는 기조연설에서 “참가자의 1/3은 크고 작은 규모의 기업가, 다른 1/3은 자본을 갖고 투자를 실행할 수 있는 개인이나 기관, 나머지 1/3은 정부 관계자·활동가·예술가·변호사·국제개발 전문가 등”이라고 말했다. 각지에서 다른 목적을 갖고 참여하는 만큼 다양한 형태의 네트워킹이 이뤄진다. 행사장은 첫날부터 사람들로 북적댔다. SOCAP 전용 네트워킹 시스템 Pathable로 미리 연락을 주고받은 참가자들은 약속한 장소에서 만나 준비해둔 이야기를 주고받았으며, 처음 보는 사람들도 자유롭게 인사를 나누고 미팅을 진행했다.

3500명이 넘는 참가자들이 행사장을 찾은 목적은 다양했다. 스타트업 ‘클리어링크(CLEARink)’의 전기 엔지니어 Vivek Porush는 “투자자들을 찾으러 올해 처음 참가했다”고 행사 참가 목적을 분명히 밝혔다. 클리어링크는 눈 건강을 해하지 않는 전자기기 디스플레이를 만든다. 그는 “해외로도 뻗어 나가기 위해 SOCAP 행사 기간에 여러 임팩트 투자자를 만나 투자 유치 기회를 모색했다”고 말했다.

투자 유치 기회를 찾는 이들도 있지만 네트워킹이 주목적인 사람들도 있다. 온두라스 주민들의 자립을 돕는 비영리단체 ‘World Compass Foundation’을 운영하는 샤넌 케이시는 “올해 처음 SOCAP에 참가했는데, 서로 다른 일에 종사하지만 임팩트에 대한 공감대를 지닌 사람들과 대화하며 새로운 걸 배웠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부시 재단,’ ‘푸르덴셜 파이낸셜,’ ‘록펠러 재단’ 등 20개가 넘는 후원사들이 행사 전날 세워둔 부스를 둘러보기도 했다. 이번 행사에는 한국 단체도 후원사 자격으로 참여했다. KOICA가 혁신적 기술 프로그램(CTS) 파트너 기업들과 Investment 후원단체 3곳 중 하나로 참여했으며, 중소벤처기업부의 ‘소셜벤처·중간지원조직 글로벌 역량강화 프로그램’으로 꾸려진 한국 대표단(7개 소셜벤처·9개 중간지원조직 9곳)은 Pitch 후원단체 11곳 중 하나로 참여했다.

SOCAP은 내년에도 진행된다. 다양한 영역에서 임팩트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직접 만나 교류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여러번 참여하는 사람들도 있다. 직업도, 국적도 다른 이들이 포트 메이슨으로 모이는 동력은 한 가지, ‘임팩트’를 추구한다는 점이다. 스몰링 대표는 기조 연설을 통해 “해를 거듭할수록 점점 더 다양한 분야에서 온 사람들이 섞여 세상에 변화를 주려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점점 이 영역이 커가는 게 느껴진다”며 “SOCAP은 하나의 이벤트로 끝나는 게 아니라 운동으로 이어져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문화 차원에서의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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