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대통령, 북한 김정은 위원장,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만났다./ 사진제공=청와대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 문재인 대통령의 역사적인 만남이 이뤄졌다. 남북미 정상이 한자리에서 만나는 것은 한반도 분단 역사상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6월 30일 오후 3시 46분경 남북 군사분계선 앞에서 악수로 인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판문각 앞에서 다시 한 번 악수했다. 미국 현직 대통령이 북한 땅을 밟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후 남측 판문점 앞으로 이동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함께 악수하며, 사상 첫 남북미 정상이 회동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연출했다.

남북미 정상은 자리를 판문점 자유의 집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자유의 집에는 문 대통령을 제외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만 자리해 대화를 나눴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어제 트럼프 대통령이 SNS를 통해 만남에 대한 의향을 밝힌 것에 대해 “몰랐다. 나도 깜짝 놀랐다. 어제(29일) 오후에 통보받아 알게됐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훌륭한 관계가 아니라면 아마 하루 만에 만남이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훌륭한 관계를 통해 좋은 일을 만들고, 난관과 장애를 극복하는 신비로운 힘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남과 북의 분단의 상징이자 나쁜 과거를 연상하게 하는 이런 자리에, 오랫동안 적대적 관계였던 두 나라가 평화의 악수를 한다는 것 자체가 어제와 다른 오늘을 표현하는 것”이라며 “이런 만남이 앞으로 우리가 하는 행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목소리에서 힘을 느낄 수 있다”는 말로 대화를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SNS로 메시지를 보낸 뒤, 이 자리에 오지 않았다면 굉장히 민망했을 것”이라며 “군사분계선을 넘을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 영광이며, 역사적인 순간을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하게 되어 매우 감사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DMZ를 방문했다./ 사진제공=청와대

트럼프 대통령 “속도 아닌 포괄적 협의 도출 목표”

김 위원장과 약 1시간 동안 회동한 트럼프 대통령은 “갑자기 주선된 만남이지만, 역사적인 날”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는 어떻게 전개될지는 알 수 없지만, 오늘은 전설적이고 역사적인 날”이라며 “2~3주 내에 미국과 북한 측에서 실무팀을 구성해 다음 북미회담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원래 일정은 오울렛 GP 공동방문까지만 예정돼 있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대담한 제안에 이 자리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만남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한 평화 프로세스가 고개를 하나 넘었고, 전 세계와 남북 8천만 겨레에게 희망을 줬다”면서 “북미 양측이 실무 대표를 선정해 빠른 시일 내에 협상에 돌입하기로 한 것만으로도 좋은 결과가 눈앞에 다가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언제라도 원하면 백악관으로 올 수 있다고 말했다”면서 “매우 긍정적인 이벤트”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DMZ 식당에서 장병들을 격려했다./ 사진제공=청와대

트럼프 대통령·문재인 대통령과 오울렛 초소 둘러봐…한미장병 격려도

한미 정상은 30일 오후 1시 40분경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각각 전용헬기를 이용해 ‘오울렛 초소(OP)’에 도착했다. 오울렛 초소는 비무장지대(DMZ) 내 최북단 경계초소로 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25m 밖에 떨어져 있지 않는 곳이다. 과거 빌 클린턴과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등 미국 전 대통령들도 방문한 적 있다. 양국 정상은 오울렛 초소에서 북쪽을 바라보며 대화를 나눴다.

이어 양국 정상은 DMZ 식당으로 이동해 한국·미국장병들을 만나 악수하며 격려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DMZ 식당 벽돌에 서명을 남겼다.

문 대통령은 “이제 JSA는 대결과 분쟁의 상징에서 평화의 상징으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여러분(장병)은 위대한 역사의 변화를 보는 현장에 서 있다”고 격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문은 사실 수개월 전부터 계획됐다. 그리고 (G20이 열린)오사카에서 문 대통령에서 DMZ를 방문하겠다는 의견을 전해 성사됐다”면서 “여러분(장병)은 매우 특별하고 강한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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