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다리찜과 화해>

1.
동생을 데리고 가출한 때가 1976년 봄, 내가 열일곱 살이었다. 
술만 마시면 행패를 부리며 괴롭히는 새엄마의 횡포를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었다. 
그 후 곧바로 서울 구로동 형 집에 가서 몇 개월 지내다가 그 후 진주, 부산을 떠돌며 금은세공, 인쇄 등의 일을 배웠다. 

2.
아버지를 다시 만난 것은 4년 후였다. 서울 북아현동으로 이사와 신촌로타리에서 인쇄 일을 하던 때였다. 
비가 억수로 내리는 날, 아버지는 어떻게 내가 있는 곳을 알았는지 동두천에서 신촌 인쇄소까지 찾아왔다. 
인쇄소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습에 얼마나 놀랐던지. 
그때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 그동안 어떻게 지냈느냐? 아픈 데는 없냐? 같은 일상적인 대화였으리라. 
아, 하나 기억나는 게 있기는 하다. 아버지는 내게 “담배 피우니?”라고 묻고 난 조금 망설이다. “예.”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아버지는 주머니를 뒤적거리다가 일회용 라이터를 꺼내 하나 내밀었다. “이거 네가 써라.”라고 하시면서. 
뭔가를 주고 싶으셨을 텐데 가진 게 라이터 하나뿐이었겠지? 
아버지가 우산을 쓰고 돌아가던 모습은 여전히 기억에 선명하다. 그런데 우린 그날 화해를 했던 걸까?

3.
<코다리찜>

매콤달콤, 술안주로는 찜보다 나은 게 없다. 콩나물을 잔뜩 넣고 만든 찜. 코다리찜은 맛은 특별하지만 생선이 잘 부서져 조금 신경이 쓰인다. 

4.
<재료> 

코다리 2마리, 콩나물 200g, 양파 1개, 대파 1뿌리, 무 약간, 미나리 한 줌(또는 쑥갓이나 깻잎). 청량고추 3개, 

양념장(고추가루 3T, 마늘 2T, 간장 3T, 설탕(또는 올리고당) 3T, 참기름 1T, 후추가루, 다진생강 약간)

5.
<조리법>

1. 양념장을 만든다.
2. 코다리는 가위로 지느러미를 정리하고 깨끗이 씻는다. 
3. 채소들도 적당한 크기로 썰어둔다. 
4. 코다리에 양념 약간을 묻혀 30분 정도 양념이 배게 한다.(30분은 생략가능)
5. 양념한 코다리는 찜기에 넣고 7~8분 정도 찐다.
4. 콩나물을 따로 삶은 뒤, 그 물 한 컵에 콩나물, 채소, 양념을 넣고 5분 정도 뒤적이며 끓인다. 
6. 전분물(전분 2T, 물 1/4컵)을 부어가며 농도를 맞추고 참기름 1T와 통깨로 마무리한다. 
7. 그릇에 코다리를 담고 그 위에 콩나물 소스를 부어 내놓는다. 

6.
Tip:
- 코다리를 채소와 함께 끓이면 부서질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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