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니얼 세대들은 사회적경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서울특별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으로 사회적경제에 대한 가치의 공감대를 확산시키기 위해 2020 서울 사회적경제 전략캠페인 '바이소셜X서울 [SE:크리에이터]'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밀레니얼 사회적경제 크리에이터, SE:크리에이터는 사회적경제와 가치소비를 주제로 한 콘텐츠 창작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로 사회적경제를 이야기합니다. SE:크리에이터 5인의 가지각색 인터뷰를 통해 사회적경제와 가치소비에 대한 밀레니얼 세대의 생각을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Q.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 드립니다.

▶별자리는 게자리, 누가 봐도 B형인 임라온입니다. 임라온의 ‘라온’은 순우리말로 ‘즐겁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유튜브, 블로그 등 SNS 채널에서 닉네임 ‘화장품덕질하는코덕 임라온 LIMRAON’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코덕은 ‘코스메틱 덕후’의 줄임말로, 제가 워낙 화장품에 관심이 많고 좋아해요. 물론 뷰티만큼 패션도 좋아합니다!

Q. 가장 좋아하는 소비 품목 역시 화장품이겠네요?

▶네. 아무래도 뷰티·패션 크리에이터이다 보니, 화장품을 가장 많이 소비하고요. 색조·기초 제품 가리지 않고 시즌별로 나오는 신제품은 거의 다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아요. 그 다음으로 옷을 좋아하고, 카페 다니는 것도 좋아해요.

Q. 스타일 에디터로 브랜드나 제품을 추천할 일이 많을 것 같아요.

▶이 일을 한 지 꽤 오래됐기 때문에 평소에 그런 질문을 많이 받아요. 예전에는 나에게 좋았던 제품 위주로 추천해줬는데, 아무리 좋은 제품도 사람마다 맞는 게 있고 안 맞는 게 있고, 다 다르더라고요. 성격이 다르고 체형이 다른 것처럼요. 꼭 집어서 “이거 써 봐”라고 하는 대신, “난 이런 피부고 이런 체형인데 이게 괜찮더라. 꼭 써 보라는 건 아니고, 너가 가진 베이스가 어떤지 생각해 봐” 이런 식으로 추천해요. 

Q. 특정 브랜드나 제품 말고, 화장품 품목으로 추천해준다면요?

▶그 시대의 유행이나 이슈에 따라 바뀔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요즘은 항상 마스크를 쓰고 다니니까 화장을 많이 안 해서 색조보다는 기초 제품을 많이 추천해 드리고 있어요. 그럼에도 꼭 화장을 해야 하는 직업군에는 클렌징 제품을 많이 추천해 드려요. 깨끗이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니까!

Q.  최근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회적 이슈는 무엇인가요?

▶코로나19 때문에 예전처럼 마음대로 여행도 못하고 잘 돌아다니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비대면 시대라는 게 왔잖아요. 제가 느끼기에 우리가 원해서 자연스럽게 온 게 아니고, 급박하게 온 것 같아요. 어쨌든 상황은 장기적이고 피해갈 수도 없는 거니까, 어떤 식으로든 새로운 문화는 생겨나고 발달하겠죠. 실제로 뷰티나 패션은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시대를 맞춰 변화하는 게 보여서 그 부분에 가장 많이 관심이 가요. 그리고 어떻게 보면 제가 하는 일은 비대면 시대에 최적화된 직업 같기도 해요.

Q. 이번 SE:크리에이터 활동은 어떤 계기로 참여하게 됐나요?

▶지인 중 한 분이 이런 것도 있다고 정보를 줘서 알게 됐는데, 사실 사회적경제는 제가 잘 모르는 분야라서 많이 고민이 됐어요. 나보다 훨씬 잘 알고 관심 있는 분들이 많을 테니 ‘안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지원했는데 뽑힌 거예요. ‘아, 이건 정말 열심히 공부하라는 기회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른 분들에게 가치소비와 사회적경제에 대해 알려 드리려면, 일단 제가 어느 정도 알아야 하니까요. 그래서 콘텐츠 만들 때마다 공부를 하는데, 지금으로서는 이 활동에 지원한 게 참 잘한 일 같아요. 

Q. 본인이 생각하는 ‘가치소비’란 어떤 건가요?

▶얼마 전에 본 다큐멘터리에서 코로나19로 인해서 사람들의 생활은 불편해졌지만 동물이나 자연환경은 오히려 좋아졌다고 하는데, 굉장히 아이러니하게 느껴졌어요. 동전의 양면이라고 하잖아요? 어느 한 쪽 면만 봐서는 안 되고, 이면의 모습도 생각해 봐야 한다는 거죠. 비슷한 맥락으로 보면, 나의 소비 활동이 모르는 사이 또다른 누군가나 자연에게는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반대로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겠죠. 결국 가치소비라는 것은 우리가 사는 세상에 좀 더 유익하고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Q. 폭넓게 의미를 짚어주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브랜드·기업이 있을까요?

▶지구를 위해 친환경 소재로 제품을 만들고, 어렵고 힘든 상황에 처해 있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거나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주는 브랜드와 기업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솔직히 놀랐어요. 그 중에서도 제품을 구입하면 수익금이 좋은 일에 기부되는 기업들이 인상 깊었어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돕는 브랜드나 노숙인의 자립을 돕는 잡지는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있기도 하죠. 이외에도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소비하면 기부가 되는 제품·브랜드를 이번 활동을 통해 제 SNS 채널에 소개했는데, 보시는 분들께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하시더라고요.

Q. 물건을 사는 것만으로 기부에 동참할 수 있는 점은 공감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기부라는 게 은근히 실천하기 어렵잖아요. 방법적으로 접근이 쉽고 다양했으면 좋겠어요. 네이버 카페나 블로그에 글을 쓰면 ‘콩’을 하나씩 주잖아요? 저 같은 경우 그걸 항상 모아놨다가 ‘해피빈'을 통해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에 기부를 해요. 한 번은 인스타그램에서 가치소비 제품을 선물 받고, 또 다른 사람에게 릴레이로 선물하는 챌린지에 참여한 적도 있어요. 단순히 제품을 구입하는 것보다는 그 의미를 되새겨보자는 의도가 컸다고 생각해요. ‘릴레이'라는 특성상 동참을 안 하기가 오히려 어렵고요. 이런 식의 ‘가치소비 챌린지’는 다시 해봐도 괜찮을 것 같아요.

Q. SNS에 올릴 콘텐츠를 기획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무엇인가요?

▶요즘 사람들은 무언가를 결정하거나 선택할 때, SNS에 올라오는 정보와 후기들을 많이 참고해요. 아예 생소하거나 관심없는 건 클릭 자체를 안 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관심 가질 만한 포인트, 가장 큰 뼈대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 다음 다양한 자료들을 검색하고 비교하면서 어떻게 콘텐츠를 보여줄지 고민하죠. 제 블로그에는 아무래도 패션이나 뷰티에 관심 있는 분들이 오시니까, 이와 연관해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편이에요. 

Q. 올린 글들을 봤는데, 가볍고 친근하게 콘텐츠를 다룬 점이 좋았습니다.

▶그렇게 봐 주셨다니 감사해요. 사실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 처음부터 너무 훅 들어가면 오히려 거부반응이 들 수 있잖아요? 그래서 너무 무겁지 않게 호기심을 끌 수 있는 정도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덕질’과 비슷하죠? 실은 제가 진짜 다양한 것들을 덕질하고 있거든요. 화장품은 물론이고 아이돌, 고양이, 기타 등등. 같은 걸 덕질하는 사람들끼리는 통하는 게 있어서 깊숙이 파고 들어가면 갈수록 즐겁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그 반대로 느껴질 수 있어요. 늘 그 점에 주의하려고 해요. 

Q. 가치소비 콘텐츠를 다루는 데 있어 특별히 고려했던 부분이 있나요?

▶특별한 건 아니고 남녀 구분 없이 다 같이 쓸 수 있는 아이템 위주로 소개하려고 했고요. 가급적이면 직접 제품을 사용해 보고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 어떤 분들이 사용하면 좋은지 등 구체적이고 솔직한 내용을 전달하려고 했어요. 제가 좋고 싫은 게 확실한 편인데, 써보지도 않고 혹은 좋지 않은 걸 좋다고 소개할 순 없으니까요. 일단 써 보고 저한테 좋은 게 제일 중요해요.

Q. 직업상 협찬도 많이 받고 갖고 있는 제품들도 많을 것 같은데, 어떻게 쓰나요?

▶보통 다 쓰기는 합니다. 옷 같은 경우 유통기한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어떻게든 입을 수 있는데, 화장품은 제때에 못 쓰면 버리게 되니 환경에도 좋지 않고, 가급적 아끼지 않고 팍팍 사용하고 있어요. 저한테 안 맞는 것들은 친구들에게 나누기도 하고요. 협찬이 너무 많아서 쌓아놓는 분들도 있겠지만, 다행히 그 정도는 아니에요.

​Q. 다양한 소비자들을 직·간접적으로 겪어봤을 텐데, 밀레니얼 세대만의 소비성향이 있을까요?

▶일단 저와 나이대가 비슷한 밀레니얼 세대는 대부분 직업이 있는 사람들이다 보니, 확실히 결제에 대한 두려움이 적은 것 같아요. 구매 욕구나 동기 부여만 확실하다면 거침없이 살 수 있는 힘? 그 동기 부여가 사회적 가치에서 온다면 하나를 사더라도 사회적으로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제품을 사게 되는 거죠. 실제로 이미 많은 밀레니얼 세대들이 그런 소비생활을 하고 있고, 기부도 많이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Q. 밀레니얼 세대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가치소비 아이템을 하나만 꼽으라면요?

▶오래 쓸 수 있는 제품들이요. 단기적으로 쓰고 버리는 것보다는 장기적으로 쓸 수 있는 아이템을 구매하면, 쓸데 없는 소비를 막을 수 있어요, 또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도 줄일 수도 있고, 계속 지니면서 오래오래 되새길 수도 있고요.

Q. SE:크리에이터 활동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변화된 부분이 있는지 궁금해요.

▶내가 생각보다 너무 쓸데없이 많은 것들을 사고 있었구나! 옷을 한 벌 만드는 데 엄청난 양의 석유가 들어간다고 해요. 그리고 그게 땅으로 들어가서 사라지는 데에도 엄청난 시간이 필요하고요. 그걸 알게 되니 자기 반성을 하게 되더라고요. 굳이 필요하지 않은데 내 욕심에 갖고 있는 것들을 줄여야겠다, 소비도 줄이고 주변에 나누기도 해야겠다 생각했죠.

Q. 이번 활동이 우리 사회나 사람들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다주길 기대하나요?

▶지금 당장의 어떤 큰 변화보다는 나비효과가 되기를 바라요. 조금만 생각이 바뀌어도 나중에 가서는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으니까요. 이번에 소개해 드린 가치소비 제품들을 당장 소비하지 않더라도 그런 제품이 있다는 걸 많은 분들이 아시면 좋겠어요.

Q. 마지막 질문입니다. 나에게 사회적경제와 가치소비는 무엇인지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나에게 사회적경제와 가치소비는 ‘관심’이다! 뭐든 관심이 있어야 더 찾아보고 싶어지는 거니까요. 저 역시 이 활동 전에는 이렇게까지 관심이 많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관심을 갖고 이것저것 보다 보니 더 공부하게 됐어요. 또 같은 행동을 해도 더 선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선택지가 있다면, 그쪽으로 가고 싶어졌어요.

글/사진 슬리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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