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대들은 사회적경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서울특별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으로 사회적경제에 대한 가치의 공감대를 확산시키기 위해 2020 서울 사회적경제 전략캠페인 '바이소셜X서울 [SE:크리에이터]'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밀레니얼 사회적경제 크리에이터, SE:크리에이터는 사회적경제와 가치소비를 주제로 한 콘텐츠 창작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로 사회적경제를 이야기합니다. SE:크리에이터 5인의 가지각색 인터뷰를 통해 사회적경제와 가치소비에 대한 밀레니얼 세대의 생각을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Q.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2030 여성을 위한 패션뷰티 콘텐츠를 소개하는 유튜버 루쏘입니다. 쌍둥이자리에 B형이고, 성격은 솔직한 편이에요. 현재 최대 관심사는 유튜버로서 안정적인 수입을 만들고 경제적으로 독립하는 것인데, 아마 밀레니얼 세대라면 다들 경제적 독립이 큰 화두 중에 하나일 거예요.

Q. 유튜버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 패션에 관심도 많고, 유튜브가 잘 될 것 같은 분야라서 시작했어요. 첫 영상을 올린 게 2017년도인가 그랬는데, 다음 영상이 1년 뒤에 올라왔어요. 직장 다니느라 본격적으로 한 것은 1~2년 정도 된 것 같아요.

Q. 그 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요?

▶ 홈쇼핑 MD 일도 했었고, 티슈인턴(Tissue Intern)으로 패션 디자인실도 여러 군데 다녔었고, 아이돌 인형 옷이 한창 유행할 때는 사업자 내서 인형 옷을 만들어 온라인 스토어에서 판매해 본 적도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옷 입는 거 좋아하고 재미있어 했어요. 전공도 의상디자인이었고요.

Q. 지금 하는 직업은 어떤가요? 본인과 잘 맞는 것 같나요?

▶ 아니요. 잘 안 맞는 것 같아요. 일이 방송일에 가까워서 규칙적이지 않고, 프리랜서로서 그때 그때 들어오는 아이템을 혼자서 컨트롤 하는 게 어려운 것 같아요. 패션이나 MD 일은 시즌에 맞춰서 할 일과 만들어야 될 옷들이 정해져 있는데, 유튜버는 정해진 게 없으니 방송 업로드 일정에 맞춰서 스케쥴 조정하는 게 진짜 힘들어요. 어느 정도 루틴을 만들어도 맨날 파괴돼요. 일이 휘몰아칠 때는 휘몰아치고 없을 때는 또 없으니까.

Q. 이 일도 성수기, 비수기가 있나요?

▶ 패션뷰티 쪽은 딱히 그런 게 없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은 좀 있었어요. 오프라인 패션 행사가 다 사라지면서, 오프라인 활동을 못하게 된 유명인사들이 오히려 온라인 방송 쪽으로 활동을 전향한 분들이 많아졌어요. 

Q. 이번에 가치소비 콘텐츠를 다루면서 기존 콘텐츠와 달랐던 점이나 구독자들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해요.

▶ 글쎄요. 최대한 기존 콘텐츠와 동일하게 만들겠다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어서 다른 점은 딱히 없었어요. 가치소비를 하면 비용이 많이 든다거나 더 노력을 해야 된다는 이미지를 주지 않기 위해서 기획이나 제작에 있어서 차이를 두지 않았고요. 

구독자 피드백도 평소와 다르지 않았어요. 유입 키워드를 확인했을 때 ‘가치소비’와 관련한 키워드로 검색해서 들어오시는 분은 거의 없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사회적경제 상품의 홍보 전략으로 가치소비를 이미 알고 계신 분들보다는 일반 상품 키워드에 관심있는 분들을 가치소비 영역으로 유입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특별히 구분하지 않아서인지 확실히 객관적이라는 느낌이 든 것 같아요.

▶ 오히려 저는 구분하는 게 안 좋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일부러 사회적경제 제품이라는 것을 부각해서 동정심을 유발해 구입을 유도한다면 지속적으로 소비되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다른 분야는 잘 모르겠지만 특히 공정무역 분야는 그게 표준이 되어야 하는 건데, 그것을 노력해야 하는 좋은 일로 소개를 하면 사람들이 돕는다는 마음으로 한두 번 구입하고, 그 이후에는 더 이상 구입을 하지 않을 것 같아요. “다른 제품들과 차이가 없는데 좋은 일까지 할 수 있어”라고 해야 소비가 지속되지 않을까요?

Q. 장점과 단점을 확실히 짚어서 얘기해 주는 점도 좋았어요.

▶ 공공기관과 일을 하면 그게 되게 편해요. 단점을 말해도 된다는 게 최고의 장점인 것 같아요. 보통 다른 데서 의뢰나 협찬을 받는 일들은 단점에 대해서 적게 이야기하거나 언급 자체를 잘 안 해요. 물론 나쁜 점을 좋다고는 절대 이야기하지 않아요. 화면에는 안 좋은 부분을 보여 주면서 일부러 말을 하지는 않는 식이죠. 아니면 “개인적으로 이것은 안 좋았다. 그런데 다른 사람은 좋을수도 있다”고 이야기하죠. 단점을 이야기할 때 해결책을 같이 제시해 주는 경우도 있고요. 

Q. 꽤 괜찮은 방법인데요? 대안을 제시한다는 건 구독자도 클라이언트도 만족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아요.

▶ 그런데 이번에 패션 공유 플랫폼 리뷰 영상에서 제가 말한 단점이 해당 플랫폼 상에서 모두 수정이 돼서 너무 무서웠어요. “제품 이름을 잘못 써 놨다”고 했더니 다 고쳐져 있고, “공유하려고 했던 제품이 탈락 됐는데 그 이유를 몰라서 답답했다”라고 했더니, 바로 다음 주부터 탈락사유가 표시되기 시작했어요. 괜히 나 때문에 거기 직원 분들에게 갑자기 일이 생긴 것 같아서 미안하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Q. 여러 사람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나를 보여줘야 하는 일이다 보니까 자기 중심이나 원칙이 없으면 힘들겠어요.

▶ 원칙이라기보다 가이드라인을 세우긴 했는데 그게 잘 지켜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그리고 나와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은 게 제 목표인데, 늘 영상으로 내 모습이 비춰지니까 아무래도 화면에 잘 나오는 것에 더 포커스가 맞춰져서 어떤 때는 실제로 내가 원하는 모습이나 취향과는 다르다고 느껴질 때가 있어요. 그런 부분에 신경이 쓰이고, 노력도 많이 필요한 것 같아요. 

Q. 직업상 트렌드에도 민감할 텐데, 최근의 패션 트렌드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에코패션이 최근 트렌드 같아요. 이전에도 에코패션은 있어 왔지만 이제야 수면 위로 떠오른 거죠. 어느 해외 유명 브랜드만 해도 예전엔 옷을 기부하면 할인쿠폰을 주는 정도에 그쳤는데, 이제는 아예 지속가능한 패션 컬렉션을 통해 재생원단으로 만든 옷을 선보이고, 에코패션 제품을 메인에 전시하고, 친환경 브랜드와 함께 콜라보레이션 제품도 출시하잖아요. 명품, 중저가 브랜드 할 것 없이 모두 비슷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아요.

Q. 사회적경제기업 중에도 친환경 패션 브랜드들이 있는데, 이들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한다면요?

▶ 냉정하게 말씀드려서 아직은 디자인 쪽으로 좀 아쉬운 면이 있어요. 제 채널은 특히 2030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서, 젊고 트렌디한 디자인의 브랜드를 소개하려고 하는데, 사회적경제 기업 중에서는 적당한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아요. 밀레니얼 세대에게 다가가려면 가격, 디자인, 트렌드 면에서 더 노력이 필요해요. 그런데 이번 활동에서 소개해 드린 패션공유 플랫폼처럼 기존의 틀을 깨는 다양한 시도들은 밀레니얼 세대들도 관심을 갖고 이용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Q. 에코패션 외에 또 다른 패션 트렌드는 어떤 게 있을까요?

▶ 가지고 있던 옷을 자신의 개성과 취향에 맞게 리폼해서 입는 게 유행이에요. 근데 리폼 재료나 도구를 일일이 갖추기는 어려움이 있잖아요? 비용도 많이 들고, 지속적으로 리폼을 즐기면 다행인데 잠깐 하다 말면 재료들이 남아서 쓰레기가 되기도 하고요. 그래서 동네 수선집을 이용하는 게 여러 모로 낫다고 생각해요. 조금이나마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고요. 실은 이번 활동 중에 한 번쯤 다뤄보고 싶은 주제였는데 아쉽게도 그러진 못했어요.

Q. 뷰티 쪽은 어떤가요? SE:크리에이터 콘텐츠로 ‘비건뷰티’와 ‘공유 미용실’을 소개해 주셨잖아요?

▶ 그동안 제가 비건뷰티 브랜드가 적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었나 봐요. 그런데 이번 활동을 통해서 그 고정관념이 깨졌어요. 워낙 소개할 수 있는 브랜드가 많아서 100% 비건인 메이크업 브랜드만 엄선해야 할 정도였어요. 제품력도 좋고, 디자인도 예쁘고, 구입하기도 쉽고, 가격대도 다양해서 가치소비 아이템 중에 한 가지만 추천하라면 비건뷰티를 꼽고 싶어요. 

공유 미용실은 일종의 공유 오피스 같은 거예요. 개별적으로 사용하는 미용실 공간은 따로 있되, 샴푸실이나 큰 미용기계 같은 건 공유하는 1인 미용실 형태로 운영돼요. 미용실을 창업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초기 투자비용 부담을 줄여준다는 점에서 도움이 되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공간이 다 분리돼 있어서 요즘 같은 때에 안전하게 미용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대안인 것 같아요. 

Q. 다양한 콘텐츠를 다루면서 가치소비와 사회적경제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경험을 했는데,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한다면 뭐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 언젠가 표준이 되어야 하는 것! 이제는 우리가 직접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 같아요. 사실 패션산업도 생각보다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 분야라서, 깊게 공부하면 폴리에스테르 옷도 입으면 안 돼요. 옷의 플라스틱 성분이 피부에 닿고 빨래할 때마다 바다로 흘러가서 다시 우리 입으로 들어온다는 걸 생각하면 지금의 방식은 표준이 되면 안 되는 거죠. 지금 아무렇지 않게 살고 있지만 민감한 사람들이 먼저 느낄 테고, 사회적 비용을 병원비로 내야 할 수도 있어요. “병원 가지 말고 제대로 가치소비하자”고 이야기하고 싶네요. 

Q. SE:크리에이터 같은 가치소비 캠페인이나 지원사업이 실제로 우리 사회에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요?

▶ 사실 티끌모아 태산일지, 티끌모아 티끌일지는 알 수가 없어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사회적경제 혹은 가치소비가 마케팅 트렌드로 여겨지는 시점에 와 있다는 점이에요. 시대의 흐름을 따라 지금은 티끌모아 태산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이런 활동들을 지속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요?

글/사진 슬리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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