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니얼 세대들은 사회적경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서울특별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으로 사회적경제에 대한 가치의 공감대를 확산시키기 위해 2020 서울 사회적경제 전략캠페인 '바이소셜X서울 [SE:크리에이터]'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밀레니얼 사회적경제 크리에이터, SE:크리에이터는 사회적경제와 가치소비를 주제로 한 콘텐츠 창작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로 사회적경제를 이야기합니다. SE:크리에이터 5인의 가지각색 인터뷰를 통해 사회적경제와 가치소비에 대한 밀레니얼 세대의 생각을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Q.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지구와 평등을 사랑하는 서유선이라고 합니다. 요즘에는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뜻을 담아 ‘선영’이라는 활동명을 쓰고 있기도 하고요. 영어로는 ‘젊은(Young) 태양(Sun)’이라는 의미가 되기도 해요. 현재 하고 있는 일은 사회적인 명칭으로 말하자면 ‘백수’지만 하는게 많아서 바쁜, 그냥 자유롭게 일하는 사람입니다. 코로나19가 아니었으면 한국에 없었을 건데 갑자기 계획이 변경되는 바람에 시간이 남아서, 조금 다른 방식으로 나에게 집중하면서 내가 뭘 원하는지, 뭘 잘하는지, 뭘 좋아하는지 살펴 보는 중입니다.

Q. 자유롭게 주로 어떤 일들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워낙 활동적이고 사람들 만나는 걸 좋아해서 다양한 모임과 재미있는 거리가 있으면 많이 참여하는 편이에요. 최근에는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에서 성평등 분과와 일자리 경제 분과, 기후환경 분과에서 정책제안이나 캠페인 등 관련 활동을 계속 해왔고, 세대 노조 청년유니온에서 활동하기도 했어요. 또, 글을 잘 쓰고 싶은데 마침 책 만드는 모임을 발견해서 참여하고 있고, 예술 분야에 관심이 많고 사진을 좋아해서 사진 찍는 모임도 하고 있어요. 특정 동네를 탐사하고 사진과 글로 기록을 남기는 활동도 하고 있고요. 그리고 제 방식의 환경운동 같은 건데, 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하고 모임을 통해 일회용품을 쓰지 않거나 채식을 제안하는 등 조금 더 환경 친화적인 모임이 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사람과 모임의 목적이 좋아서 모임에 가는 것도 있지만, 그런 역할을 하고자 더 많은 모임에 참여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려고 하는 것 같아요.

Q. SE:크리에이터 지원 당시 스스로를 ‘생물권 활동가’라고 소개하셨던데, 어떤 의미인가요?

▶모든 생명에는 권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보통 인권이나 동물권에 대한 인식은 있는데, 그러면 식물에게는 권리가 없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는 지구도 생물이라고 생각을 하고, 하다 못해 물건도 정신이 있거나, 느끼지는 못하겠지만 무언가 생물과 비슷한 속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소중하게 여기고 존중해야 한다고 봐요. ‘생물권’이란 말도 그걸 다 포함하지는 못해서 조금 더 좋은 단어를 찾고 있기는 한데, 일단은 살아 있는 것부터 챙기자는 마음으로 생물권 활동가라고 저를 표현하고 있어요.

Q.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세 가지 키워드에 대해, 하나씩 꼽아보면서 설명도 함께 해주시면 좋겠어요.

▶일단 ‘비건(Vegan)’을 빼놓고서는 저를 이야기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채식을 왜 하느냐 물어 보면, 보통 채식을 하는 사람들의 모든 이유가 함축되어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는데요. 건강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서, 동물의 권리를 위해서, 그리고 기후 위기와 환경 문제 때문이기도 하고요. 채식을 시작한 건 3년이 좀 넘었고, 비건은 2년 정도 되었는데 육류와 생선은 물론 동물에게서 얻은 식품과 물건을 일절 거부하는 완전 채식이라서 성분 표시도 잘 봐야 하고, 물어봐야 하고, 누군가를 약간 번거롭게 해야 해요. 내성적이거나 낯선 사람에게 말 거는 것을 어려워하는 성격이면 채식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Q. 예상대로 역시 쉽지 않군요. 깊이 들어가면 할 얘기가 정말 많을 것 같지만 이쯤에서 두 번째 키워드로 넘어갈게요.

▶두 번째 키워드는 ‘변화’라고 말하고 싶어요. 변화에 민감한 편이기도 하고, 민감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변화에 잘 적응하는 사람이 되고 싶고, 스스로도 발전적으로 계속 변화하려고 노력하고, 또 사회적으로도 더 나은 변화를 이끄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변화’라는 단어에 많은 것이 담긴 것 같아요. 변화하려면 많이 생각하고 관찰하고 대안을 찾아야 하고 소통도 필요하고…. 그런 모든 것이 함축되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Q. 다양한 의미로서의 변화를 두 번째 키워드로 꼽아 주셨는데, 마지막 키워드도 기대되네요.

▶세 번째는 ‘언어’를 꼽고 싶어요. 제가 외국어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다양한 언어들을 배우며 뜻을 알아가는 게 흥미롭고, 새로운 언어를 통해 내가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도, 얻을 수 있는 지식도 많아지는 것 같아요. 보통 언어에 문화가 담겨져 있다고 하잖아요? 언어를 배우면 또 다른 관점이나 생각의 흐름을 배우게 되는 것 같아요. 내가 확장되는 느낌! 그리고 저는 예술도 언어의 하나라고 생각해요. 사진이든 음악이든 미술이든 그 모든 방식들이 자기의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는 언어가 아닐까. 또 책을 읽거나 관심 있는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서 나의 결에 맞는 단어, 나와 내 생각을 설명하기에 더 적합한 언어를 찾아 가는 걸 즐기기도 하고요.

Q. 최근에 개인적으로 고민하고 있거나 관심 갖고 있는 사회적 이슈가 있나요?

▶사회 전반적인 문제에 관심이 있는 편이에요. 사회취약계층이나 권리를 보호받지 못하는 사람, 뿐만 아니라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모든 생물들에 관심이 있는데 워낙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보니 모든 것을 잘 따라가지는 못하고, 세세하게 파고들면 다양하고 많아서 큰 틀에서 얘기하자면 요즘에 주력하고 있는 관심분야는 성평등, 기후위기, 환경문제, 그리고 프리랜서나 배달노동자 등의 노동문제 정도에요.

Q. 이야기를 쭉 들어보면 정말 다방면에 관심이 많고, 매우 이타적인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제들이기도 하고 저와도 연관성이 있는 것들이라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저는 내 주변이 행복해야 나도 행복하고 내가 행복해야 주변이 행복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하면서 사는 게 세상이니까!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세상과 사회에 관심이 많기도 했어요. 그런 데다가 운 좋게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를 알게 되면서 더 많이 확장된 부분도 있고요. 제 성격상 한 번 문제의식을 갖게 되면 내려놓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아무리 내 삶이 힘들어도 눈에 밟혀서 어떻게든, 내가 뭐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점점 해야 할 일들이 많아진다는 게 문제죠.

​Q. 그 와중에 SE:크리에이터까지 하게 되셨는데, 어떤 계기로 지원하신 건지 궁금해요.

▶늘 관심을 두고 있던 주제라서 딱히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고요. 마침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있게 되면서 서울환경영화제에 출품된 거의 모든 영화를 섭렵했거든요. 그 동안 알고 있던 것도 있지만 조금 더 세계 환경문제의 흐름을 파악하게 되었는데, 자본주의와 기득권의 횡포 때문에 결국에는 힘없는 사람들과 힘없는 존재인 자연이 피해를 입는다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저는 환경을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이번 활동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Q. 이번에 활동하면서 올리신 블로그 글을 보면 다양한 관점의 이야기들을 풀어 내셨는데, 가치소비가 단순히 물건을 사는 행위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삶을 살아가며 행하는 모든 행위를 포괄한다는 점에서 흥미롭고 깨달음을 얻게 되는 부분이 있었어요.

▶제 의도대로 받아들여 주셔서 감사해요. 사실은 쓰고 싶은 이야기들이 더 많았지만 다 담지는 못했어요. 제가 생각하는 가치소비는 거의 세상의 모든 것인데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공감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부분들도 있다는 의견이 있었거든요.

Q. 블로그를 통해서 계속 이야기들을 이어 가시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가치소비와 사회적경제에 대해 쉽게 정리해 본다면요?

▶지속가능한 미래로 가는 길, 그리고 나와 공동체 모두가 함께 행복해지는 방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의 경제는 오로지 이윤과 경제성장만이 목표인, 그래서 나머지 것들은 무시되는 건강하지 못한 구조인 반면 사회적경제는 돈보다 자연, 그리고 상식이 먼저인 사회를 만드는 선택이라고 설명하면 이해가 쉽지 않을까 싶어요.

​Q. ‘선택’이라고 표현하셔서 생각난 건데, 블로그 글에서 가치소비를 투표에 비유해서 설명하신 점도 인상 깊었어요.

▶사실 슬픈 이야기지만 정치도 환경운동도 사회운동도 돈이 있어야 가능한 세상이잖아요. 뭐든 돈이면 다 되는 세상이라는 점을 바꾸어 생각한다면, 그걸 이용해서 방향을 바꿀 수도 있지 않을까요? 쉽게 이야기를 하자면 소비는 자본주의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어쨌거나 우리가 소비를 하지 않으면 그들은 바뀔 수 밖에 없을 테니까요. 문제는 유행처럼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죠. 한 번의 흐름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되어야 건강한 사회가 될 텐데, 지속할 수 있는 건 우리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Q. 결국 어떤 가치를 갖고 있느냐가 중요할 텐데, 혹시 나에게 중요한 가치는 뭐고 이를 대변하는 소비 아이템은 무엇인가요?

▶건강, 지속가능성, 평등을 중요한 가치로 꼽고 싶어요. 환경에 관한 이슈는 다 이 세 가지로 귀결되는 것 같아요. 이를 대변하는 아이템으로는 휴지랑 물티슈 대신 손수건,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 일회용 마스크 대신 면마스크, 가방은 가죽제품 대신 에코백이 있을 테고요.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것이 보편적으로 생각했을때 가장 평등하면서도 친환경적인 이동수단이 아닌가 싶어요. 사실 지금 언급한 것들은 환경을 생각한다면 필수적인 것들이잖아요. 하지만 생각만큼 실천하는 사람이 많진 않은 것 같아요.

Q. 아무래도 현대인들은 빠르고 편리한 것을 주로 추구하다 보니까 그런 것 같아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조금씩 인식들이 변하고 있고 적어도 제안을 했을 때 공감할 수 있는 시대가 오지 않았나 싶어요.

▶제 생각에도 요즘에는 관심을 가지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게 희망적인 것 같아요. 편리함을 추구하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당신의 소비가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바꾼다”는 거예요. 개인뿐만 아니라 인류의 생존이 달려 있거든요. 2030년, 2050년이 되면 우리의 미래가 어떻게 된다는 것을 조금만 검색해 보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어요. 지구는 의외로 온난화가 되어도 멀쩡할 수 있지만, 과연 인간은 살 수 있을까요? 동물이나 식물이 살 수 없는 환경에서? 조금 더 지구환경과 미래 세대에 도움이 되는 방식을 고민하면 좋겠어요.

​Q. 혹시 환경을 위해서 이것만큼은 꼭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가치소비 아이템이 있다면 추천해 주세요.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소비 자체를 줄이자는 편이지만, 그럼에도 살면서 많이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아이템들이 있어요. 여성분들의 경우 다회용 면생리대를 추천드리고 싶어요. 살면서 가장 많이 소비하는 품목 중에 하나인데 사람들이 인식을 잘 안하는 것 같아요. 재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 있는데 쉽게 쓰고 버리는 게 안타까워요. 그리고 성별과 상관없이 대나무 칫솔을 권하고 싶어요. 플라스틱 칫솔보다는 아무래도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소재인 점이 좋고요. 칫솔모는 플라스틱이나 동물성 성분이라 아쉽지만, 그래도 아직은 그게 최선인 것 같아요.

​Q. SE:크리에이터 같은 활동을 통해서 얻게 된 점이 있다면요?

▶아무래도 가치소비나 사회적경제에 대해서 책임감도 더 느끼게 되고 관심도 더 갖게 된 것 같아요. 평소에 몰랐던 제품들도 알게 됐고, 사회적기업 마크가 있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사회적기업 제품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이트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미 있더라고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죠.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주변에 좀 더 많은 사회적기업 제품과 판매처가 생겼으면 좋겠고, 꼭 사회적기업이 아니더라도 제품을 만들고 소비하는 모든 과정에서 인간과 자연, 지구의 미래까지 고려하는 것이 표준인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글/사진 슬리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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