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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청년평화경제 오픈랩 프로젝트'는 청년 스스로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동북아 평화정착에 기여하는 의제 및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직접 실행까지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올해 처음으로 시도되는 이 프로젝트는 5개월에서 걸쳐 '온라인 공모 → 오픈테이블 → 최종 발표 → 프로젝트 실행' 등의 단계를 거친다. 최종 선발된 5개팀은 총 3천만 원 내에서 사업개발비를 차등 지원받아 프로젝트를 실행한다. '서울청년평화경제 오픈랩 프로젝트'는 서울시 청년청이 주최, 사회적기업 (주)공감만세가 주관한다.

사진=오픈랩 프로젝트 웹사이트 갈무리.
지난달 15일 온라인으로 열린 '2020 서울청년평화경제 오픈랩 프로젝트'는 ‘남북중 청년 경제 협력 아카데미’를 주제로 다뤘다. 중국을 거점으로 활용해 남북중 학술교류를 진행하겠다는 팀 발표가 있었다.. 사진=오픈랩 프로젝트 웹사이트 갈무리.

푸단대(復旦大), 퉁지대(同濟大), 상하이지아오통대학(上海交通大) 등 중국 상하이의 유명 대학교들은 한반도 정세 관련 수업을 개설하는 등 한반도 관련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북한 대학과도 활발히 교류하고 있으며 북한 유학생 수도 다른 지역의 대학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하이에는 우리나라 유학생도 많이 있다. 이처럼 상하이 등 한반도 정세에 관심이 많은 중국대학을 남북의 청년들이 교류하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

지난달 15일 ‘남북중 청년 경제 협력 아카데미’를 주제로 진행된 ‘2020 서울청년평화경제 오픈랩 프로젝트’ 1차 오픈테이블에서 이 같은 상황을 활용해 남한과 북한, 중국 청년들이 온라인으로 학술교류를 하도록 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이번 오픈테이블에는 ▲박상규(푸단대학 국제정치 석사 졸) ▲박용준(푸단대학 정치학이론 석사과정) ▲심산정(국민대학교 국제경영학 2학년) ▲심산하(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 졸) 등 4명이 팀을 이뤄 제안했다. 오픈테이블에는 ▲이탁연 서울시 관악구의회 전문위원 ▲박강이(푸단대학 국제정치 석사과정) ▲조성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원 등 14명이 참여했다.

청년을 남북 경제협력 전문가로 키워낼 묘책은?

“그동안 남북 교류가 있었지만 일회성 행사로 그친 적이 많았습니다. 경제 사업에 치우쳐 있다보니 남북관계가 악화됐을 때 중단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발제를 맡은 심산하 씨는 이 같이 말하며 학술교류는 경제교류보다는 지속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주요대학을 거점으로 각국의 청년들이 온라인에 모여 경제정책에 대해 토론하고 학습하는 ‘남북중 경제 협력 아카데미’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는 중국 대학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남북중 청년들을 모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푸단대 한반도연구센터는 김일성대와 학술교류제도를 운영 중이며, 학생 대상으로 북한 방문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상하이에서 학위를 이수하는 팀원이 있기에 당장 푸단대와 접촉이 가능하다. 이들을 통해 남·북·중 청년들을 모집하고, 필요시 거점 대학의 수 역시 늘릴 수 있다고 했다.  푸단대 대학원생인 박용준 씨는 “푸단대 교직원에게 남북중 경제협력 아카데미 개설을 문의했는데,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경기도가 공무원을 대상으로 중국에 거점을 두고 평화통일 교육 아카데미를 진행하는 등 이와 유사한 사례가 있기는 하다. 심산하 씨는 서울시, 경기도 등 공공기관과 협업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청년 학술교류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심산하 씨는 “미래에 남북 정책을 설계할 당사자는 청년들”이라며 ” 남·북·중 청년 경제협력 아카데미를 통해 청년들을 남북 경제협력 전문가로 키워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발제를 맡은 심산하 학생이 '남북중 청년 경제협력 아카데미'의 커리큘럼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공감만세
발제를 맡은 심산하 씨가 '남북중 청년 경제협력 아카데미'의 커리큘럼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공감만세

각국 상황 달라 갈등 방지 프로그램 동반돼야 

“(경제협력 중에서도) 외식 산업 등 비교적 가벼운 주제부터 논의가 됐으면 합니다. 이 같은 프로그램과 함께 무거운 주제를 배치해 진행하면 자연스럽게 교육이 진행될꺼에요.“

푸단대 대학원생인 박강이 씨는 경제협력과 관련된 정책논의까지 나아가기 위해서는 문화적인 교류가 우선시 돼야 한다며 이 같이 제안했다. 각국 청년들은 문화, 배경, 생각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자칫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남·북·중 청년 경제협력 아카데미가 경제정책 위주의 학술교류를 한다고 해도, 정치와 관련된 내용을 뺄 수가 없어서다. 박강이 씨는 “더구나 동북아 정치 지형은 매 순간 변하기 때문에 더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강이 씨는 “가령 외식산업에대해 논하는 시간이 있다면 좀 더 가벼운 분위기에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주제가 프로그램 중간에 배치되면, 자연스럽게 교육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며 “경제협력과 관련된 정책 논의까지 나아가기 위해서는 문화적인 교류가 우선시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아카데미 프로그램은 다른 교육 과정보다 긴 16주 정도로 해야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박용준 씨는 “아카데미 시작 전부터 참가자들끼리 알아갈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더 많은 토론시간을 확보해 상호 간극을 좁혀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5일 열린 오픈랩 프로젝트에서 발표를 맡은 '남북중 청년 경제 협력아카데미'팀. 패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왼쪽부터) 박상규(푸단대학 국제정치 석사 졸), 심산정(국민대학교 국제경영학 2학년), 심산하(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 졸), 박용준(푸단대학 정치학이론 석사과정) 등 연구팀. 
지난달 15일 열린 오픈랩 프로젝트에서 발표를 맡은 '남북중 청년 경제 협력아카데미'팀. 패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왼쪽부터) 박상규(푸단대학 국제정치 석사 졸), 심산정(국민대학교 국제경영학 2학년), 심산하(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 졸), 박용준(푸단대학 정치학이론 석사과정) 등 연구팀. 

남북중 청년들의 평화적 분위기로 동북아 평화 도모 

푸단대 대학원생인 박용준 씨는 아카데미 수업내용에 우리나라, 북한, 중국을 모두 포괄하고, 남북간 실질적 인적교류 장이 되기 위해서는 중국에게 동북아 평화의 중재자 역할을 하도록 하자는 의견을 냈다. 

아카데미의 최종 목적이 남한과 북한의 교류라고 가정하면 수업내용도 남북 경제정책 위주여야 하고, 중국 대학은 플랫폼만 제공해도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박용준 씨는 남북평화가 동북아 정세의 평화와도 맞닿아 있어서, 중국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2020 서울청년평화경제 오픈랩 프로젝트’는 국내외 청년이 남북한 평화정착에 기여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실험할 수 있게 지원한다. 1차 공모에 선정된 32개 팀의 오픈테이블이 지난달 17일까지 이어졌다. 지난달 21일 ‘남북중 청년 경제 협력 아카데미’ 팀이 최종 5개팀 명단에 올랐으며, 최종 선발 팀은 내년 2월까지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프로젝트를 실험한다. 

13일 오후 6시 명동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오프라인 발표회가 열린다. 이날 순위가 확정돼 프로젝트 사업비 300만~1000만원이 차등 지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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