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선특별시’는 북한 함경북도 동해안 북쪽 끝에 있는 도시다. 중국 연변, 러시아 연해주, 동해 등과 인접해 지리적‧경제적으로 중요한 곳에 위치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대북지원 단체 ‘하나누리’는 지난 2007년 설립 이후 북한과 소통해왔으며, 특히 라선시와 꾸준히 교류하는 ‘라선사업’을 진행해왔다.

안산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이하 안산사경센터)는 하나누리와 안산시 사회적경제 기업 상호 간의 협업 증진 및 신뢰 관계를 형성하고, 라선사업에 관한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장을 마련했다. 15일 오후 2시 ‘2021 안산 사회적경제 포럼’을 개최해 ‘사회적경제 남북을 잇다’를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펼쳤다. 행사는 온라인 플랫폼 줌으로 생중계되다가 음향 문제로 송출이 중단되면서 오프라인으로 진행됐다. 

15일 ‘사회적경제 남북을 잇다’를 주제로 열린 ‘2021 안산 사회적경제 포럼’./출처=안산사경센터 줌 화면 갈무리
15일 ‘사회적경제 남북을 잇다’를 주제로 열린 ‘2021 안산 사회적경제 포럼’./출처=안산사경센터 줌 화면 갈무리

먼저 이철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이 ‘시민사회의 대북 교류협력 방향성과 전략’을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섰다. 현재 남북 관계는 지난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경색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 대화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 평화의 시계를 다시 움직여나가자”는 뜻을 밝혔지만, 교착 상태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이 연구위원은 “북한은 대북제재 장기화,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 반복되는 자연재해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현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가장 어려운 시기이지만, 그럴수록 대북사업의 의미는 더 커진다. 북한도 다년간 소통해온 단체와는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데, 하나누리와 안산의 사회적경제 기업이 힘을 더해 한반도 평화를 만들어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첫 번째 발표에서는 방인성 하나누리 대표가 ‘라선시 현황과 하나누리의 라선사업 개요’를 설명했다. 라선시는 크게 라진과 선봉으로 나뉘는데, 라진은 도시화가 많이 진행됐으며 선봉은 향후 투자가 확대될 지역으로 꼽힌다. 하나누리는 2007년 4월 통일부로부터 허가를 받아 설립된 이후 난방‧방한용품, 도서, 식량 지원을 비롯해 어린이 지원, 긴급구호, 농장지원 등 다양한 대북사업을 이어왔다.

특히 하나누리는 라선에서 사업을 진행하면서 2016년 인도적 지원에서 상호협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했다. 방 대표는 대북사업 노하우에 대해 “선입견을 내려놓고 동등한 파트너로 인정하고 그들의 언어와 단어로 대화하며, 우리가 아닌 그들의 필요를 바라보면서 꾸준히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1 안산 사회적경제 포럼’에서 사회를 맡은 조현경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박사(왼쪽)와 발표에 나선 방인성 하나누리 대표(오른쪽 아래)의 모습./출처=안산사경센터 줌 화면 갈무리
‘2021 안산 사회적경제 포럼’에서 사회를 맡은 조현경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박사(왼쪽)와 발표에 나선 방인성 하나누리 대표(오른쪽 아래)의 모습./출처=안산사경센터 줌 화면 갈무리

두 번째 발표에서는 조성찬 하나누리 동북아연구원장이 ‘라선자립마을사업의 개요 및 협력’에 대해 소개했다. 기존 대북사업은 인도 지원 위주로 한국에서는 퍼주기 논란, 북측에서는 자존심을 건드리는 문제 등이 거론돼왔다. 또한 대규모 경제협력은 국내외 정치상황에 따라 사업 중단의 위험이 크고, 시민사회나 지역정부 등의 적극적 참여를 제한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따라 새로운 대북사업의 방향으로 ‘사회적경제와 접목’이 떠올랐다. 북한 주민들의 자립과 자치를 지원하면서 남한 시민사회와 지역정부의 협력이 가능한 방식이다. 하나누리가 2017년부터 라선시 Y마을에서 진행 중인 ‘라선자립마을사업’이 대표적이다. △농업생산을 통한 식량 해결 △농산물 가공‧판매로 경제적 자립에 도달 △고등 교육‧의료 등 높은 수준의 자립 형성 등 3단계 계획을 구상했다.

조 원장은 “북한 주민의 자립지원을 통해 한반도 평화로 나아간다는 공동의 목표를 바탕으로, 향후 △안산사경센터가 라선자립마을사업 등에 부분 참여하고 △안산사경센터가 단독 사업을 전개하고 △라선시 전체 사회연대경제 생태계 구축 및 국제화를 도모하는 방향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최현수 안산사경센터장이 ‘안산시 사회적경제 생태계의 현황과 잠재력’에 대해 발표했다. 경기도 안산시에는 사회적기업 48개, 협동조합 196개, 마을기업 11개 등 총 255개의 사회적경제 조직이 운영 중이다. 2019년 기준 종사자 수는 1490명, 매출은 577억원 등으로 매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최 센터장은 “안산사경센터는 사회적경제의 양적‧질적 성장을 통해 주민에게 양질의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며 “이번 포럼을 계기로 안산시 사회적경제 주체들에게 평화에 대한 의지를 심어주고, 실제적인 교류사업 참여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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