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서울청년평화경제 오픈랩 프로젝트'는 청년 스스로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동북아 평화정착에 기여하는 의제 및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직접 실행까지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지난해 처음으로 시도한 이 프로젝트는 5개월에서 걸쳐 '온라인 공모 → 오픈테이블 → 최종 발표 → 프로젝트 실행' 등의 단계를 거친다. 최종 선발된 5개팀은 총 3000만원 내에서 사업개발비를 차등 지원받아 프로젝트를 실행한다. 서울시 청년청이 주최하고 사회적기업 (주)공감만세가 주관한다.

남북한 8도의 지역 고유음식을 담은 디저트 세트가 나왔다. '서울청년평화경제 오픈랩 프로젝트'에 참여한 '팔도락'팀은 북한 음식을 담은 도시락을 제작해 ‘맛여행’을 떠나볼 수 있게끔 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내서 대상을 받았다. 이들은 올 설에 ‘조선 8도 디저트 설 특집 에디션’을 제작해 공개했다.

팔도락은 북한음식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레시피를 개발하고, 디저트 구성을 확정해 예약 주문방식으로 판매했다. 도시락 9칸에는 평안도의 특산물인 노티, 함경도 사과파이, 황해도 장연꽈배기 등 8개 남북 지역의 디저트와 함께 한반도 모양이 그려진 마카롱을 담았다. 

팔도락이 제작해 판매했던 '조선 8도 디저트 도시락' 사진./출처=공감만세
팔도락이 제작해 판매했던 '조선 8도 디저트 도시락' 사진./출처=공감만세

강주은 팔도락 대표는 “각 지역적 특색에 맞는 레시피를 고안하고, 특산물 위주로 구성했다”며 “기관, 단체 및 개인에게 예약을 받아 북청색 보자기에 포장해 도시락을 배송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후 암환자를 위한 건강 밀키트 사업으로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주관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팔도락이 내세우는 가치는 로컬푸드 사용”이라며 “유엔 대북제재가 풀리면 북한 지역을 포함한 로컬푸드를 활용해 지역 특색도 살리고 건강한 음식을 만드는 사업을 함께 하고 싶다”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남북평화 위한 청년 아이디어... 최종 성과공유회 열려

'서울청년평화경제 오픈랩 프로젝트' 최종 성과공유회가 지난 16일 비대면으로 열렸다./출처=공감만세
'서울청년평화경제 오픈랩 프로젝트' 최종 성과공유회가 지난 16일 비대면으로 열렸다./출처=공감만세

디저트 도시락, 향수, 보드게임, 재난대응 플랫폼, 경제협력아카데미. 모두 평화경제 및 남북교류 사업에 관심있는 청년들이 낸 수많은 아이디어 중 우수하다고 평가받았던 아이템들이다. 

각 5개 팀은 지난해 11월 13일, 오픈랩 프로젝트에서 최종 선정된 후, 각자 발굴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실행에 나섰다. 참가팀들은 지난 16일 서울시 청년청과 공감만세, 심사위원들과 함께 비대면으로 모였다. 그간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서다. 

IKCA "남북중 학술교류, 북한 참여 유도해볼 것"

남북중경제협력아카데미 IKCA팀 발표화면./출처=공감만세
남북중경제협력아카데미 IKCA팀 발표화면./출처=공감만세

이날 최종 성과공유회에서는 각 팀이 10분간 발표를 진행하고, 심사위원 등 참석자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먼저 발표를 진행한 ‘남북중경제협력아카데미 IKCA’팀은 중국을 거점으로 남북한, 중국 청년들이 함께 모여 학술교류를 진행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발표해 장려상을 받았던 팀이다.

이들은 현지 위탁교육에 중점을 두고 프로그램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북한과 직접 접촉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전문가와 소통하며 북한의 의향을 파악하고 있다. 향후 중국 푸단대학교 한반도연구센터 인프라를 통해 북한과 점진적 교류를 확대해나갈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했다. 

발표를 진행한 박용준씨는 “우선 테마를 잡아 실행해보고 진행단계에서 북한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진행해볼 것”이라며 “작은 규모로라도 접촉해 시작해보겠다”고 밝혔다. 

향수팀, 향수 제작 전 유통 및 마케팅 작업 진행 중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우리 향수팀이 발표하고 있다./출처=공감만세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우리 향수팀이 발표하고 있다./출처=공감만세

이어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우리 향수’(이하 향수)팀의 발표가 이어졌다. 이들은 한국의 국화 무궁화와 북한의 국화 목란의 향을 담은 향수를 통해 2030세대가 자연스레 남북평화를 떠올리게 하겠다는 아이디어를 제시해 최우수상을 받았다.

향수팀은 향수 제작에 앞서 유통 및 마케팅 작업을 진행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향수 브랜드 컨셉을 널리 알리고, 분단과 연관지을 수 있는 이별 관련 정보 콘텐츠로 관심을 유도했다. 아울러 향기 요정을 모티브로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개발해 친근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도록 나섰다. 

향수팀의 박영서, 박한울씨는 “유통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와디즈를 이용할 예정으로, 펀딩 페이지를 작성하고 있다”며 “당장 향수를 대량으로 제작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작은 규모로라도 시작해보려 한다”고 향후 계획을 소개했다. 

쉽고 재밌게 통일교육 즐긴다... 통통투어 보드게임
통일부·교육부가 내놓은 ‘2020 학교 통일교육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은 전쟁/군사, 독재, 가난 등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가장 많이 떠올렸다. 교사들은 통일교육 활성화 방안으로 다양한 통일교육 연수와 수업활용 자료 개발을 꼽았다. 

통통투어팀은 이날 발표에서 통일로 통하는 투어 보드게임 실물을 공개했다./출처=공감만세
통통투어팀은 이날 발표에서 통일로 통하는 투어 보드게임 실물을 공개했다./출처=공감만세

통일로 통하는 투어라는 뜻의 '통통투어'팀은 이날 직접 만들어 학교 교육현장에서 수업 자료로 활용하고 있는 보드게임 세트를 참여자들에게 들어보였다. 이들은 학생들이 재미있게 통일교육을 즐길 수 있도록 관련 보드게임을 제작하겠다는 아이디어로 우수상을 수상했다.

통통투어팀의 김인의씨는 “제작과정에서 직접 게임을 해본 학생들의 평가를 바탕으로 보완점을 고민했다”며 “보드게임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부루마블의 형식을 차용해 남한 2개 도시와 북한 2개 도시를 게임을 통해 오갈 수 있게끔 구성했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학교 수업에서 직접 제작한 유튜브 영상과 함께 보드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채로운 교육 방식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인의씨는 “막대한 비용문제로 대량생산은 어려워 교사 커뮤니티 중심으로 PDF 파일을 배포했다”며 “보드게임을 더 많이 제작할 수 있다면 통일교육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우석 공감만세 전략기획이사는 “공감만세도 기부금영수증 등 관련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대량생산 비용은 서울시 등 지방정부 남북협력기금 사용 신청을 해볼 것을 권한다”고 답했다. 

남북 등 동아시아 재해 대응위해 협력체계 구축 중

‘한반도 및 동아시아지역 긴급재해, 재난구호를 위한 초국적 플랫폼 구축’팀이 기대효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출처=공감만세
‘한반도 및 동아시아지역 긴급재해, 재난구호를 위한 초국적 플랫폼 구축’팀이 기대효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출처=공감만세

‘한반도 및 동아시아지역 긴급재해, 재난구호를 위한 초국적 플랫폼 구축’팀은 각 국가내 재해관련 정보를 빠르게 공유하고 공동대응하는 초국가적 플랫폼을 제안해 우수상을 받았다. 

이들은 단기·중기·장기로 나눠 향후 계획을 소개했다. 우선 북한관련 정보 접근성을 끌어올리고, 네트워킹을 통한 다양한 활동주체들의 협력 기회를 늘려나가기 위해 노력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한국, 일본, 방글라데시, 미국 등 각국 민간전문가 및 정부기관과 함께 재해 대응 다국적 협력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발표를 진행한 이연경씨는 “특히 북한과 직접 소통이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방글라데시와 일본을 통해 재해현장에 직접 투입되거나 자금조달을 하는 등 역할을 분담해 협력체계를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모든 발표를 들은 하승창 심사위원장(서울시립대 교수)은 소감을 통해 “코로나19라는 제약조건 속에서도 일정한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며 “공감만세가 이후로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하는데, 저 역시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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