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XX라더니 아주 그냥 쓰레기다, 고아XX들은 어떻게든 티가 난다”

손자영 캠페인 홈페이지 갈무리./사진=아름다운재단
손자영 프로젝트 홈페이지 갈무리./사진=아름다운재단

KBS드라마<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에서 '고아'로 등장하는 강시월이 들은 말이다.

영화<악인전>에서는 연쇄살인마 ‘강경호’가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갖게 된 이유를 ‘부모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고아 설정만으로 캐릭터의 특성을 설명하는 일종의 장치처럼 이용했다. 이는 미디어가 가진 고아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에 보호종료아동 당사자인 손자영 씨가 나섰다. 그는 아름다운재단 보호종료아동 자립지원을 위한 ‘열여덟 어른’ 시즌2 캠페인의 하나로 ‘손자영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프로젝트를 통해 고아에 대한 미디어의 편견을 조사하고, 미디어 종사자 및 대증의 인식을 변화시킨다.

미디어 속 46명의 고아

프로젝트는 인식 개선을 위해서는 미디어가 고아를 보여주는 방식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손자영 씨는 미디어 속 고아의 모습을 파악하기 위해 최근 10년간 나온 드라마와 영화 가운데 고아 혹은 보육원 출신으로 나오는 등장인물 46명의 특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미디어에 등장하는 고아 캐릭터는 △악인 △범죄자 △야심가 △복수파 △동정의 대상 △비현실적 긍정파(캔디) 총 6개 유형으로 나뉘었다. 대부분의 드라마와 영화가 고아 캐릭터를 만들고 대하는 방식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고아 캐릭터가 여성인 경우에는 뜻을 이루기 위해 남성을 유혹하고 불륜을 저지르는 인물로, 남성인 경우에는 범죄에 연루되거나 폭력적인 성향으로 묘사됐다. 고아에 대한 편견이 성별에 따른 편견과 더해졌을 때 부정적인 이미지가 한층 더 강화됐다.

우리도 평범한 청춘일 뿐

손자영 씨는 다른 보호종료아동 당사자들과 함께 미디어 속 고아가 차별 받는 장면 등을 당사자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일러스트를 제작한다. 이를 언론사와 영화사 등 미디어 종사자에게 전달하고, 아름다운재단 홈페이지에도 공개한다. 대중과 미디어 종사자의 인식 개선 효과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손자영 씨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고아’캐릭터가 등장하면 심장이 쿵 내려앉는다. ‘내 친구도 나를 그렇게 생각하면 어쩌나’하는 걱정이 들 때가 있다“며 “미디어에서 먼저 고아를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청년으로 보여주고,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모습으로 조명한다면 고아에 대한 인식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프로젝트 참여 취지를 밝혔다.

열여덟 어른 시즌2 캠페인에는 손자영씨를 포함해 총 6명의 당사자가 각자의 이름을 내건 프로젝트로 참여한다. 캠페인을 통해 모인 기부금은 전액 고아 자립 지원에 쓰일 예정이다.

기부 참여 방법과 프로젝트 소개 등 자세한 사항은 아름다운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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