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기도에서 진행되고 있는 ‘같이돌봄 사업’은 노인들이 원하는 곳에서 건강하게 살 수 있게 돕는 '인지재활' 프로그램이다. 복지 서비스 사각지대에 있었던 경증 인지장애 노인들에게 정서적, 인지적 돌봄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또한 ‘방문지도사’라는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경력단절여성 등 일할 곳이 없었던 사람들에게 질좋은 일자리도 제공한다. 서비스 이용자와 제공자가 만족하는 경기도 같이돌봄 사업의 진행방식과 효과 등에 대해 <이로운넷>이 살펴봤다.

경기광역자활센터가 진행하는 같이돌봄 사업은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는 노인들 뿐만 아니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문지도사들이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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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돌봄 방문지도사는 기존에 요양보호사로 일했거나, 준비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용자(노인)과 일대일로 소통해야 하기 때문에 노인을 만나는 일을 해본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요양보호사는 노인의 신체 수발(돌봄)과 가사지원 일을 한다면, 방문지도사는 노인대상 인지재활 활동을 진행하는 것이 주요 업무로 서로 다른 업무를 수행한다.

특히 방문지도사는 '일할 수 있는 기쁨'을 느끼며, 다른 방식으로 자기 자신을 돌볼 수 있다. 안민희 ㈜작은자리돌봄센터 대표는 “지난해 노인돌봄종합서비스가 없어지면서 일자리를 잃은 요양보호사들이 있다. 같이돌봄 사업은 이들에게 일자리를 보충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선영 온케어구리 대표는 “우리는 능력을 인정받으면 승진을 한다. 하지만 요양보호사라는 직업은 그런 구조가 없기 때문에 자칫 비전 없는 일로 생각할 수 있다”며 “방문지도사는 요양보호사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갈 수 있는 다음 단계다. 기존 경력을 인정받아 새로운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라며 질좋은 일자리 창출 효과를 설명했다.

같이돌봄 사업 방문지도사로 활동중인 허인자(왼쪽), 하화용(오른쪽) 씨./사진=이로운넷

과거 경력 바탕으로 전문성↑…양질의 인지재활 서비스 제공

“나이를 먹으면 다들 집에있게 돼요. 그런데 저는 일하는 여성이에요. 그러다 보니 계속 배우고 공부하죠. 살아있는 것 같아요”

시흥에서 같이돌봄 사업 방문지도사로 활용하는 허인자(69세) 씨와 하화용(66세) 씨는 “내가 기쁘게 일할 수 있는 곳을 찾다가 방문지도사 일을 시작했다”고 했다.

두 사람은 과거 아이들을 대상으로 동화구연, 전통놀이 등을 가르치며 강사로 활동했다.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강사경험을 적용해 효과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안민희 대표는 “우리 센터에서 일하는 방문지도사 중 절반은 강사로, 절반은 요양보호사로 일했던 분들”이라고 전했다.

허인자 씨는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다양한 것을 배웠고, 같이돌봄 사업에 연계가 돼서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하화용 씨는 허인자 씨 소개로 같이돌봄 사업에 합류하게 됐다.

과거 아이들에게 교육했던 경험은 이번 사업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허인자 씨는 “노인들을 대하는 방식이 아이들을 대할때와 비슷하다”며 “오랫동안 아이들을 대하고, 놀았던 경험이 있어서 어르신들과도 잘 소통할 수 있다”고 전했다.

“나로인해 긍정적으로 변하는 어르신 모습 보며 일의 보람 느껴요”

허인자 씨와 하화용 씨는 방문지도사로 일하는 매 순간이 보람되다고 했다. 허인자 씨는 “신체 한쪽이 마비가 온 어르신 집에 가고 있는데, 매일 거울을 보며 죽고싶다며 우울해 했다. 그분에게 마비된 부분은 가리고, 정상적인 부분을 보라고 이야기해줬다. 내말을 듣고 그분의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며 “변화되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볼 때 정말 보람된다”고 말했다.

하화용 씨는 “어르신들을 만날 때 내 부모님을 대하듯이 한다”면서 “처음에 불편해 하던 분들도, 점점 시간이 지나면 문 앞에 서 계시거나 아픈 다리로 마중을 나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는 “방문지도사 일을 하면서 현장을 다니다 보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이 너무 많다”며 “매일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노인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위해 끊임없이 배우고 익힌다고 했다./사진=이로운넷

“더 좋은 서비스 위해 항상 배우고 익히죠”

“50대에 자녀들을 결혼 시키고, 여러 가지를 배우러 다녔어요. 그러다 보니 적성에 맞는걸 찾았고, 밤새 연구하고 연습하면서 스킬도 늘었죠”

두 사람은 일하는 전문성을 쌓기 위해 계속해서 배우고 익히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뷰가 진행되기 전날 하화용 씨는 강원도 원주를 방문해 공예를 배우고 왔다고. 하화용 씨는 “배운 공예를 어르신들에게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늘 배워야 한다"는게 두 사람의 공통된 생각이다. 허인자 씨는 “같이돌봄 프로그램을 교육 받는데, 그동안 어르신들을 만나면서 진행한 활동을 업그레이드 해 의견을 내거나, 내년 계획을 이야기 한다”고 말헀다.

자신이 돌보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며 미래를 설계하기도 한다. 허인자 씨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인생을) 잘 마무리 할 수 있을지, 내 미래의 멋진 모습을 미리 상상한다. 그래서 하루하루가 의미있고, 더 정열적으로 일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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