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소고기무국과 술탐

1.
건강한 편이다. 어릴 때 결핵에 세 번이나 걸리는 등, 큰 병치레를 자주 한 데 비하면 요즘은 잔병도 잘 걸리지 않는다. 
책상에 앉아 자판을 두드리는 직업이기는 해도 매주 텃밭에 나가 땀을 흘리고 산행을 즐긴 덕이리라. 

얼마 전 건강검진도 그럭저럭 선방이라고 자평한다. 대개는 정상인데 다만 혈압이 조금 높고 간수치가 살짝 정상치를 넘어섰다. 
이제는 아랫배도 눈에 띄게 부풀었다. 크게 걱정할 단계는 아니나 아무래도 그놈의 식탐과 술탐이 문제다. 

2.
내가 만든 밥이 맛있고 내가 빚은 술이 맛있으니 어찌 하랴. 
아내도 요즘엔 조금씩 걱정을 한다. 
"술 좀 그만 마시고 저녁엔 식사량도 줄여 봐요."
.
어차피 아내 맘을 편케 해주는 게 내 삶의 목표인지라 무조건 따라야겠지만 밥은 몰라도 술은 마음대로 되지가 않는다. 
더욱이 요즘엔 이런 저런 모임도 잦은 터라 아내의 근심만 깊어간다. 
어제도 친구들을 만나 만취한 상태로 귀가했다. 

3.
아무리 찾아봐도 신용카드가 보이지 않는다. 분명 택시비를 지불했는데 주머니에도 지갑에도 없는 것이다. 
새해엔 심각하게 절주를 고민해봐야겠다. 아내를 위해서, 나를 위해서. 
일단 소고기무국으로 해장부터 해야겠다. 

4.
<소고기무국>
날씨가 차다. 아침에 시원한 소고기무국이 생각나는 계절. 소고기가 비싸 자주 해먹지는 못하지만, 아침에 이만큼 쉬우면서 든든한 국도 없으리라.

5.
<재료> 4인분
소고기 20g, 무 1/2개, 다시마 10cmX10cm 2장, 마늘 1T, 후추가루 약간, 다진 대파 1주먹

6.
<조리법>
1. 소고기는 1~2시간 찬물에 담가 피를 빼둔다. 
2. 무는 나박썰기를 한다. 
3. 물 10컵에 쇠고기와 무, 다시마, 마늘을 넣고 끓인다. 
4. 물이 끓으면 다시마를 뺀다. 
5. 끓는 동안 거품은 수저로 걷어낸다. 
6. 국간장 1스푼과 후추가루 약간으로 간을 맞추고 싱거우면 맛소금을 더한다 
7. 대파를 넣고 불을 끈다.  

TIP: 소고기를 참기름 한 스푼으로 볶아 사용하면 더 구수하지만 우리는 담백한 쪽을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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