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로운넷 = 조은결 기자
◆ 내란특검: 국민의힘 의원단 텔레그램 2개월치 삭제…추경호, 계엄 직후 윤석열-한덕수-홍철호 연속 통화

12·3 불법계엄 관련 국민의힘 지도부의 국회 계엄 해제 의결 방해 의혹을 수사 중인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계엄 전후 국민의힘 의원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의 약 2개월치 대화 내역이 삭제된 사실을 확인해 수사 중이다.
12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특검팀은 지난해 12월 3일 계엄 전후 당시 국민의힘 의원 전원(108명)이 참여한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의 대화 내역을 확보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지난해 10월 말부터 12월 중순까지 약 2개월치 기록이 삭제된 것으로 드러났다. 삭제 기간에는 계엄 선포일과 그 전후 시기가 포함돼 있었다. 대화 삭제 권한은 방 관리자에게 있으며 당시 관리자는 A 의원이었다. 박지영 특검보는 "(대화 내역이) 삭제가 됐다면 충분히 조사는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A 의원을 조만간 불러 삭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특검은 지난해 12월 3~4일 계엄 당시 국민의힘 지도부가 소속 의원들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 참여를 방해했다는 의혹도 수사 중이다. 추경호 전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계엄 선포 직후 의원총회 소집 장소를 국회에서 여의도 중앙당사로, 다시 국회로, 또다시 당사로 변경하며 혼선을 빚었다. 이로 인해 당시 의원 108명 중 표결에 참여한 인원은 18명에 불과했다.
윤석열이 계엄 선포 약 1시간 뒤 추 전 원내대표, 나경원 의원과 통화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윤석열이 표결 방해 지시를 내린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추 전 원내대표는 "지시를 받은 적 없으며 의원들이 개별 판단에 따라 움직였다"고 주장해왔다.
특검팀은 지난 11일 조경태·김예지 의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이는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첫 조사였다. 조 의원은 추 전 원내대표가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약 7분간 통화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추 전 원내대표가 한 전 총리뿐 아니라 최측근 홍철호 전 정무수석, 윤석열과도 통화하며 계엄 상황에서 여당 차원의 역할을 요구받았는지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확보된 통화내역에 따르면, 추 전 원내대표는 계엄 선포 직후인 지난해 12월 3일 밤, 자택에서 국회로 이동 중 홍 전 수석과 통화한 뒤 11시12분 한 전 총리와, 11시22분 윤석열과 연이어 통화했다. 특검은 당시 한 전 총리가 계엄 사실을 알렸을 뿐 아니라 국민의힘이 취해야 할 조치·입장에 대해 논의했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김예지 의원은 전날 "그날 본회의장으로 부르기도 하고, 중앙당 당사 3층으로 부르기도 하는 등 몇 번 교차됐다"며 "혼선이 있었다"고 말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뉴시스에 "의원총회를 소집한 뒤 국회로 이동하다가 한동훈 당대표실에서 '국회가 출입 통제됐다'며 최고위원회의 장소를 당사로 바꿨다"며 "그래서 의총 장소도 당사로 변경된 것"이라고 말했다.그래서 의총 장소도 변경됐다"고 말했다. 이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한 전 총리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고, 계엄 상황과 향후 정국에 대한 걱정을 나눴다는 설명이다.
◆ 김건희 특검: 구속영장 심사 4시간 25분…서희건설 "목걸이 줬다" 인정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받는 김건희가 12일 오전 9시26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도착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전 10시10분 심사를 시작해 오후 2시35분 종료했다. 결과는 밤늦게 또는 다음 날 새벽에 나올 전망이다. 특검팀은 2시간 50분간 변론하며 김건희가 모든 혐의를 부인해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두 차례에 걸쳐 제출한 구속 의견서 분량은 총 847쪽에 달한다. 김건희 측은 건강 악화·도주 우려 부재 등을 들어 1시간 30분간 항변했고, 80쪽 PPT, 60여쪽 변호인 의견서, 20여쪽 참고자료, 병원 진단서를 제출했다.
원래 서울구치소에 수감될 예정이었으나 윤석열이 수용돼 있다는 점을 고려해 특검팀이 전날 서울남부구치소로 변경을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김건희는 심문 종료 후 남부구치소에서 결과를 기다렸다.
특검은 사업가 서모씨가 5000만원대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를 구입해 2022년 9월 코바나콘텐츠 사무실에서 김건희에게 전달한 사실을 확인했다. 서씨는 "VIP 할인을 받아 3500만원에 구매했는데 매장 직원에게 '김건희가 사는 것'임을 확인시켜줬기 때문"이라고 진술했다. 당시 매장 직원이 김건희와 직접 통화했으며 이 전화는 유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을 거쳐 연결됐다고 했다. 특검은 지난달 25일 김건희 오빠의 장모 자택을 압수수색해 시계 상자와 보증서를 확보했고 구매자를 추적해 서씨를 특정했다. 서씨는 2021년 대선 때 윤석열에게 1000만원을 후원했고 윤석열 취임식에 초청됐다. 그는 시계 전달 직후 대통령경호처와 로봇개 경호 시범운영 계약(3개월 1800만원)을 체결했다.

또, 서희건설이 김건희에게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제공했다가 몇 년 뒤 돌려받았다고 자수한 사실도 확인됐다. 오정희 특검보는 "전날(11일) 서희건설 압수수색 과정에서 자수서를 제출받아 진품을 임의제출받아 압수했다"며 "김건희가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목걸이로, 수사 과정에서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주장했으나 동일 모델 가품이 김건희 오빠 인척 주거지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특검은 이날 법정에서 진품과 가품 목걸이 2점을 제시했다.
특검은 같은 압수수색에서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를 확보하고 로봇개 수입 업체와의 연관성을 근거로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도 수사 중이다. 오 특검보는 "김건희를 비롯한 관련자들의 수사 방해 및 증거 인멸 혐의를 명확히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 채상병 특검: 임종득 의원 첫 소환…조태용 전 안보실장 3차 조사·VIP 격노 인정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12일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이는 특검팀 출범 이후 첫 현역의원 소환이다. 임 의원은 사건 당시 국가안보실 2차장으로, 채상병 사건 기록의 경찰 이첩 보류와 회수 지시 의혹을 받고 있다.
정민영 특검보는 "사건 발생부터 기록 이첩, 해병대 최초 수사 결과 재검토 과정 전반에서 윤석열 보고·지시 사항을 조사할 예정"이라며 "조사가 오늘 늦게까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임 의원은 당시 휴가 중이었으며 복귀 시점과 관련해 "파악하고 있는 바는 있지만 브리핑에서 반박하지 않겠다"는 특검의 입장이 전해졌다.
같은 날 전하규 전 국방부 대변인도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2023년 7월 30일 장관 보고 회의에 참석했고 장관 지시로 브리핑이 취소된 뒤 언론 대응을 총괄했다. 전 전 대변인은 2023년 10월 국방부 내부에 유포된 'VIP 격노'와 수사 외압이 허위라는 내용의 괴문서에 대해 "누가 작성했는지 모른다"고 답했다. 그는 지난 5일에도 약 13시간 조사를 받았다.
특검팀은 13일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을 세 번째로 소환한다. 조 전 실장은 7월~8월 윤석열·김건희·본인 간 비화폰 통화 기록이 확보된 상태에서, 2년 만에 'VIP 격노' 사실을 인정했다. 특검은 조 전 실장이 사건 기록 회수에 깊게 관여한 정황을 포착하고, 윤석열의 반응과 지시 사항을 조사할 계획이다.
특검은 또 윤석열 측근으로 알려진 군사법원장 출신 고석 변호사가 박정훈 대령에 대한 수사를 지휘하던 김동혁 전 국방부 검찰단장과 구속영장 청구·기각 시점에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