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행전안전부 장관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가 19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체코를 공식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환송하기 위해 대기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4.09.19. / 사진 = 뉴시스
이상민 행전안전부 장관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가 19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체코를 공식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환송하기 위해 대기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4.09.19. / 사진 = 뉴시스

이로운넷 = 조은결 기자

◆ 내란특검: 박현수·조선호 이어 정치권 소환 예고…이상민 구속적부심 심리

8일 조은석 특별검사가 이끄는 내란·외환 사건 특검팀은 최근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와 조선호 전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을 상대로 압수수색과 참고인 조사를 실시하며 수사 범위를 확대했다.

박 직무대리는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일 경찰 내부 지휘망에서 국회 통제 상황을 공유받고 행동지침을 정리한 의혹을 받고 있으며 조지호 경찰청장 및 임정주 경비국장과 수차례 통화한 내역이 공개된 바 있다. 앞서 군인권센터는 박 직무대리 등 경찰 간부 57명을 내란 및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고 사건은 특검으로 이첩됐다.

조선호 전 본부장은 윤석열로부터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가 이뤄졌는지 여부를 조사받고 있다. 특검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허석곤 소방청장에게 해당 지시를 전달했고 이를 이영팔 소방청 차장과 황기석 전 서울소방재난본부장 등에게 순차적으로 전달한 정황을 파악했다.

특검은 이상민 전 장관에 대해 내란 중요임무종사·직권남용·위증 혐의로 지난 1일 구속영장이 발부된 뒤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1부에서 구속적부심을 진행했다. 특검은 85장의 PPT와 110쪽 의견서를 제출해 구속의 정당성을 주장했고 이상민 전 장관은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정치권 인사들의 소환도 본격화된다. 특검은 추경호·나경원 의원 등 당시 국민의힘 지도부 소환을 검토 중이며, 조경태 의원에 대해서는 오는 11일 참고인 조사가 예정돼 있다.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 김상욱 의원, 김민기 국회사무총장에 대한 조사는 완료된 상태다. 특검은 계엄 해제 결의안 표결 전후 국민의힘이 본회의 개의를 고의로 지연시킨 정황을 의심하고 있다.

한편 특검은 지난달 24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 자택도 압수수색한 뒤 압수물을 분석 중이며 조만간 소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지영 특검보는 정례브리핑에서 추경호 의원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정된 후 추 전 대표 등에 대한 소환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며 "다만 언제 소환한다는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당을 불문하고 국회 비상계엄 해제 의결 관련 부분을 전방위적으로 조사할 상황"이라며 "조 의원 외에도 (조사 협조한 의원이) 더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 김건희 특검: 통일교 청탁 핵심인물 소환…윤석열 체포 실패 논란 확산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통일교 압수수색에 들어간 18일 오후 경기 가평군 천원궁으로 경찰 버스가 들어가고 있다./사진=뉴시스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통일교 압수수색에 들어간 18일 오후 경기 가평군 천원궁으로 경찰 버스가 들어가고 있다./사진=뉴시스

민중기 특별검사의 김건희 특검팀은 통일교 청탁과 고가 명품 수수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정모씨를 8일 소환 조사했다. 정씨는 한학자 총재의 비서실장을 지낸 '교단 2인자'로, 천무원 부원장을 맡고 있다.

특검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정씨를 통해 김건희에게 △6000만원대 다이아 목걸이 △샤넬 가방 2개 △천수삼 등을 전달하고 △ODA 사업 △YTN 인수 △대통령 취임식 초청 △사회부총리 행사 참석 등 청탁을 시도한 정황을 확인하고 있다.

윤석열의 2차 체포 실패는 갈등을 격화시키고 있다. 특검은 지난 1일과 7일 두 차례 체포영장 집행에 나섰지만 윤석열의 완강한 저항으로 모두 무산됐다.

특히 지난 7일에는 구치소 교도관 10여 명이 물리력을 동원했으나 윤석열이 의자에서 떨어지는 등의 충돌이 발생하자 집행이 중단됐다. 이에 윤석열 측은 "납치이자 가혹행위"라며 특검과 구치소 관계자 고발 방침을 밝혔다. 특검은 "법적 요건에 따라 집행했고, 가혹행위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윤석열 체포영장은 7일 자정부로 시한이 만료됐으며 특검은 재청구 여부와 함께 소환 없이 기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와 별개로, 더불어민주당 정치검찰 조작기소 대응 TF는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이 김건희 인맥의 무속인 김모씨에게 20억원을 건넸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김씨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특검에 고발했다. 김씨가 보석 석방을 유도하는 로비를 벌였고, 김건희 측에 일부 금품이 전달됐을 가능성도 있다는 게 고발 취지다.

김건희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1차 주범 이정필에게 8000만원을 받고 형량 감형을 약속한 혐의로 구속됐으며 8일 구속적부심을 받았다. 이 전 대표는 "25회에 8000만원은 소액"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또한 김건희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가운데, 영장실질심사가 12일 오전 10시10분 예정돼 있다. 특검은 병원 입원을 통한 수사 회피 시도 등을 근거로 도주 우려를 강조했으며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고 있는 점에서 증거인멸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서울법원은 12일 심문 당일 서울중앙지법 청사 보안을 강화하고 북문을 폐쇄하기로 했다.

◆ 채상병 특검: 채상병 수사 개입 의혹…'윤석열 측근' 고석·김동혁 통화 드러나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문회를 개최했다. 선서하는 증인들,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  2024.07.19/사진=조​은결 기자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문회를 개최했다. 선서하는 증인들,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  2024.07.19/사진=조​은결 기자

이명현 특별검사가 이끄는 채상병 특검팀은 국방부가 초동 조사 결과를 회수해 재검토하던 시기 윤석열의 최측근 고석 변호사와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이 수차례 통화한 기록을 확보했다. 이들은 육사 선후배로, 윤석열과는 사법연수원 동기 관계다. 특검은 고 변호사와 김 단장을 조만간 소환해 윤석열의 개입 여부를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는 원래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로 경찰에 이첩하려 했으나 군검찰의 반대에 따라 제외시킨 정황도 드러났다. 이는 윤석열이 고 변호사 및 김 단장을 통해 사건 수사 방향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의혹 수사도 진전되고 있다. 특검은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의 휴대전화를 압수했고, 대통령기록관·외교부·법무부 등 관련 기관을 광범위하게 압수수색했다. 특검은 대통령실 인사 검증, 외교부 자격심사, 법무부의 출국금지 해제 등이 절차대로 이뤄졌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이 전 장관은 외교관 여권을 받고 호주로 출국했으나 11일 만에 귀국했고, 25일 만에 대사직을 사임한 바 있다. 특검은 임 전 장관의 대사 임명이 채상병 수사 은폐와 연계됐는지를 규명 중이다.

한편 특검은 김건희의 비화폰 통신 내역 확보를 위해 대통령경호처 서버를 조사했지만 2023년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과를 받았다고 밝혔다. 자동 삭제 여부는 파악 중이다.

8일에는 윤석열의 'VIP 격노'를 실토한 조태용 전 안보실장과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이 출석했다. 두 사람 모두 그간 국회와 법정에서 '격노설'을 부인해 왔으나, 최근 특검 조사에서 윤석열이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하겠냐"며 이종섭 전 장관에게 전화로 강하게 질책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특검은 이들이 회의 직후 윤석열로부터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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