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로운넷 = 조은결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당 대표직에서 전격 사퇴하며, 조기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 대표는 2022년 8월 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표에 선출된 이후 약 2년 8개월 간 민주당의 사령탑 역할을 맡아왔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는 "3년 동안 당 대표로서 나름 성과 있게 재임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드린다. 결국 우리 당직자와 당원, 의원들, 지역위원장들이 고생해 준 덕분"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아쉽거나 홀가분하거나 그런 느낌은 사실 없다. 이제 또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며 대선 출마를 예고했다.
이재명 대표는 퇴임 소회에서 "지난 3년을 생각해보면 사실 소설 같았다. 엄청나게 긴 시간 같기도 하고, 한편으론 거의 순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며 "지난해 4월 총선 이후 거의 매일 비상사태였다. 휴회도 거의 없었고, 늘 비상대기였다. 많은 일들이 있었다. 최선을 다했고 감사하다"고 회고했다.
특히 그는 "이제 또 다른 일을 시작해야 하는데 지금 주가지수를 보면 정말 마음이 아프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을 것이고, 당장 좋아진다는 보장도 없다"며 현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위대한 국민들은 언제나 자신의 힘으로 이겨내 왔다"며 국민의 저력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광주 5·18 민주화운동 당시에도 군과 경찰이 철수한 후에도 절도나 폭력 사건이 없는 완벽한 공동체가 열흘간 이어졌다"며 "그게 국민의 힘이라고 믿는다. 우리가 지금 겪는 어려움도 국민들이 과거 역경을 이겨낸 위대한 DNA로 빠르게 이겨낼 것으로 믿는다. 저도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 말미에는 "출발할 땐 험했는데 그래도 퇴임하는 상황에선 출발할 때보다는 상황이 좋은 것 같다. 모두 여러분 덕분이다"라고 당 지도부에 감사를 전했다.
이날 퇴임 인사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는 따뜻한 인사로 화답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제주 방언으로 "폭싹 속았수다(무척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전했고, 김병주 의원은 "많은 역경과 시련 속에서도 당을 진두지휘한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이 모두에게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의 퇴임으로 더불어민주당은 당헌·당규에 따라 박찬대 원내대표가 대표 직무를 대행하게 된다.
한편, 이재명 대표는 이날 사퇴와 함께 두 가지를 당 지도부에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퇴임하면서 두 가지 정도를 강조했다"며 다음과 같이 전했다.
첫째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몫으로 지명한 이완규 법제처장·함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헌법재판관 임명 저지다. 황 대변인은 "우리 당은 신속하게 가용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법적 조치로는 헌법 소원,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예정하고 있으며, 청문회 보이콧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둘째는 추가경정예산안의 내용과 확대안 마련이다. 황 대변인은 "이 전 대표가 마지막까지 추경 내용을 잘 챙겨달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