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공동취재단 =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등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기일에 참석해 있다. 2025.04.04./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등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기일에 참석해 있다. 2025.04.04./뉴시스

이로운넷=윤병훈

윤석열 대통령이 파면되었다.

이 순간까지 우리는 회복하기 어려운 깊은 내상을 입었다. 당파적 적개심과 조작된 분노, 노골적 혐오,만연한 공포...,우리 사회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치명적인 것들이 바이러스처럼 우리의 세포 속으로 스며들었다. 이것들로 곪은 환부에서 극우 세력이 광장으로 튀어 나왔다. 내란사태를 계기로 드러난 극우의 세력화는 사회의 파탄을 알리는 서막이 아니라 이미 망가진 우리 사회가 내놓은 결과물일 수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은 위기의 끝이 아니라 위기의 시작이다. 기다렸다는 듯이 더 많은 내우외환(內憂外患)의 불화살들이 우리에게 쏟아질 것이다.  불화살이 한 개, 한 개 날아오면 피하거나 막을 수 있다. 하지만 한꺼번에 쏟아지면 어디로 피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 내우와 외환은 모두 힘들지만, 둘이 만나면 감당할 수 없다.  이것이 위기다. 

위기는 이겨내는게 아니라 예방하고 피해야 하는 것이다. 위기를 빗겨가게 하는 방법은 이러저러한 구체적인 사안들을 해결하는 데 있는게 아니라 우리 자신이 변화하는 데에 있다. 변화는 우리가 방금 (파면 인용으로) 통과해온 위기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는 여러 위기들이 무엇인지 알아나갈 각오를 갖는데서 시작된다.  

우리가 변화하기 위해서는 내란과 탄핵 정국이 초래한 충격에서 빠르게 회복하고, 역경을 성장의 기회로 삼을 에너지,  '회복탄력성'이 필요하다. 우리가 당면한 깊은 시련 앞에서 이해하고 응집하고 협력하는 능력을 분열시키고 있는 것들을 추방할 수 있는 에너지이다. '회복탄력성'은 우리가 서로서로 의존하는 포용력 있고 연대심 넘치는 통일체가 무엇보다도 우선하다는 것을 발견할 때에만  손에 쥐어진다. 이것만 알면 언젠가는 분명히 괜찮아진다. 

믿을만한 연구에 따르면 외상후 스트레스보다 외상후 성장 사례가 더 많다고 한다. 우리에게 심각한 외상을 입힌 윤석열 대통령이 우리를 성장시켰는지는 곧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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