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6당 의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명태균 특검법을 의안과에 접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장, 정춘생 조국혁신당 원내수석부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사진=뉴시스
 야6당 의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명태균 특검법을 의안과에 접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장, 정춘생 조국혁신당 원내수석부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사진=뉴시스

이로운넷 = 조은결 기자

지난 6일 지난해 9월 촉발된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여권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명태균 특검'을 추진하겠다던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야 6당은 11일 '명태균 특검법'을 국회에 제출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석열·김건희 부부가 가담한 여론·선거 조작, 비선 개입, 국정 농단 의혹의 진원지인 '명태균 게이트'는 윤석열이 12·3 비상계엄을 자행한 직접적인 원인이자 배경으로 지목받고 있다"며 "검찰은 핵심 증거인 황금폰을 확보하고도 수사를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 시기 여론 조작과 정치자금법 위반, 보궐선거와 총선, 지방선거 시기 불법 공천 개입 의혹 무엇 하나 시원하게 밝혀낸 것이 없다"며 "세상에 드러나면 안 될 어떤 불법과 잘못이 있길래 내란까지 일으켰는지 밝혀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2월 내 특검법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장을 맡고 있는 서영교 의원과 정춘생 조국혁신당 원내수석부대표,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등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를 찾아 명태균 특검법을 제출했다.

특검의 수사 대상은 명 씨가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여론 조작·선거 개입 의혹, 창원산업단지 지정 불법 개입 의혹, 2022년 대우조선파업 관여 의혹 등 7가지 범주로 구성됐다. 특별검사 추천권은 대법원장에 부여한다.

서영교 의원은 특검법 제출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명태균 씨와 관련한 수많은 내용들이 불법 비상계엄의 트리거가 됐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1월 명 씨와 관련한 수사보고서가 작성되고 완료됐음에도 그 내용들이 숨겨져 있었고, 명 씨 재판에도 나오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김건희 여사와 명 씨가 주고받았던 카카오톡·텔레그램 메시지, 대통령이 주고받았던 육성 텔레그램 대화 등 불법 여론조사를 주고 받았던 내역이 다 나왔음에도 왜 수사를 중간에 멈췄는지 특검을 통해 다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의원은  "명 씨가 직접 '자기 황금폰을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증거를 인멸할 수 있는데 왜 그렇게 하지 않았냐'는 검사의 질문이 있었다고 얘기하고 있다"며 "창원지검 수사가 멈춰선 것에 검찰총장의 입김이 있는 게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 "저희들은 김 여사와 윤석열 대통령, 명태균 리스트와 관련된 수많은 국민의힘 관계자들이 있다고 보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명태균 "특검법 환영, 오세훈·홍준표 누구 덕에 시장됐냐...껍질 벗겨주겠다"

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핵심 당사자인 명태균 씨가 9일 오전 2차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4.11.09./뉴시스
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핵심 당사자인 명태균 씨가 9일 오전 2차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4.11.09./뉴시스

지난 6일 명태균 씨의 변호인인 남상권 변호사는 민주당이 명태균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하자 환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명씨는 특검법 추진에 대해 "대단히 환영한다. 계속해서 저희들이 주장해왔던 부분이고 조금 늦은 감이 없지 않나 싶다"고 반색했다고 전해진다.

이어 오늘 특검법이 발의되자 명태균 씨는 남 변호사를 통해 "특검은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바"라며 다시 한 번 환영했고, "언론에 내 뜻을 여러 번 밝혔다"며 "공천개입, 국민의힘, 대선 경선, 정치자금법 위반, 불법 조작 여론조사, 창원국가산단, 검사의 황금폰 증거인멸교사, 오세훈, 홍준표 시장이 고소한 사건까지 명태균과 관련된 모든 의혹을 특검 내용에 꼭 포함해달라"고 요구했다.

명씨는 "반쪽짜리 특검하지 말고 시간도 얼마 안 걸린다"며 "검사 11명이 4개월이 넘도록 내 인생을 탈탈 털었다. 이제는 국민이 정치권의 더럽고 추악한 뒷모습의 진실을 아셔야 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고 전해진다.

이어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을 향해 "누구 덕에 시장이 됐느냐"고 겨냥했다. 그는 "감옥 가기 전에는 아무 말 못 하다가, 구속되고 나니 이때다 싶어 이야기하는 것이냐. 은혜를 원수로 갚는 금수만도 못한 자들이다"라고 비판했다.

오 시장과 홍 시장은 명 씨가 선거 개입과 관련한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지난해 각각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한 바 있다.

이어 "나를 고발한 오세훈, 홍준표를 특검 대상에 넣어달라"며 "이 두 사람은 이미 나를 여러 혐의로 고소했다. 지난 대선과 관련해 이 자들의 민낯을 드러나게 하겠다. 껍질을 벗겨주겠다"고 경고의 말을 덧붙였다고 전했다.

한편, 명태균 게이트는 지난해 9월 5일, '뉴스토마토' 첫 보도를 통해 명태균 씨가 김건희 씨와의 친분을 바탕으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10월 31일, 윤석열이 2022년 5월 9일 명 씨와의 통화에서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라고 말한 녹취를 공개했고, 약 일주일 뒤 검찰이 명태균 씨를 소환했다. 이후 명태균 씨에 대한 구속 수사는 2024년 11월 14일, 창원지검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수사를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명태균 특검법'의 특검 추천 방식은 대법원장 추천의 제3자 추천 방식으로 명시했다. 여권 핵심 인사들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국민의힘이 특검법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