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에서 대통령 경호처 직원들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 사진=뉴시스
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에서 대통령 경호처 직원들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 사진=뉴시스

이로운넷 = 이정석 기자

"춥고, 불안합니다. 명령이라 마지못해 여기에 있습니다"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이 0일 방송에서 익명의 경호처 직원이 보낸 메시지를 공개하며, 윤석열 대통령 체포와 관련된 경호처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해당 메시지는 익명의 경호처 직원이 현 상황에서 느끼는 불안과 고충을 담고 있다. 이 직원은 "현재 근무 중이며 춥고, 불안하다"며, "명령 때문에 마지못해 여기 있다"는 심경을 밝혔다.

메시지에 따르면 경호처 직원 대부분은 이번 상황을 억지로 감내하고 있는 실정으로 보인다.

이 직원은 "지휘부와 김용현·김건희 라인만 살아있고, 일반 직원들의 동요가 크다"며, "지휘부는 자신들도 끝장이라는 생각에 발악하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한 "같이하지 않으면 비겁자로 낙인찍힐 수 있다는 분위기가 있다"며 내부 압박감이 심각한 수준임을 전했다.

"지난 2년간 경호처 명예와 자부심 모두 훼손"

메시지에는 경호처가 지난 2년 동안 무너져 내렸다는 안타까움도 담겨 있었다. 이 직원은 "그동안 명예와 자부심으로 지켜온 경호처를 지난 2년간 다 망쳐버렸다"며, "상황이 종료되면 발본색원하고 경호처가 재건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 메시지는 윤석열 체포와 관련된 긴박한 상황 속에서 경호처 내부의 갈등과 동요를 보여준다. 경호 임무를 수행하며 느끼는 혼란스러운 심경과 더불어 조직의 존립에 대한 우려가 여실히 드러났다.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측은 해당 메시지 공개 과정에서 신원 노출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일부 내용을 다듬었다고 밝혔다.

<다음은 경호처 직원 메시지 내용>

현재 근무 중입니다. 춥고, 불안합니다.

공조본에서 올 것 같은데, 제대로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대다수 직원들은 명령이라 마지못해 여기에 있습니다.

그냥 열어줄 수 없으니까 서있는 정도입니다.

지휘부와 김용현·김건희 라인만 살아있고, 일반 직원들은 동요가 큽니다.

지휘부는 어차피 무너지면 자기들도 끝이라 발악하는 것 같고요.

경호처 특성상 대다수 직원들은 마지못해 감수하고 있습니다.

같이하지 않으면 비겁자로 낙인찍힐 수 있어서...

그냥, 상황이 빨리 종료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동안 명예와 자부심으로 지켜온 경호처를 지난 2년간 다 망쳐버렸습니다.

이 상황이 정리되면 발본색원하고 경호처가 재건되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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