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증교사 혐의 재판 1심 선고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로 복귀하며 미소짓고 있다./사진=뉴시스
위증교사 혐의 재판 1심 선고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로 복귀하며 미소짓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로운넷 = 조은결 기자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피고인으로 기소된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위증을 교사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 대표는 과거 검사 사칭 사건으로 벌금형을 확정받았으나 2018년 경기지사 선거방송 토론회에서 "누명을 썼다"며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김씨에게 거짓 증언을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검사 사칭 사건은 이 대표가 변호사 시절이던 2002년 최철호 전 KBS PD 등과 함께 '분당 파크뷰 특혜 분양' 사건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검사를 사칭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벌금형을 확정받았다는 것이 골자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이 대표가 "누명을 썼다"고 주장하기 위해 2018년 12월 김씨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어 "김병량 전 성남시장과 KBS가 나를 검사 사칭 사건의 주범으로 몰기로 했다"는 증언을 요구했다고 봤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는 이날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재명에게 김진성으로 하여금 위증하도록 결의하게 하려는 고의, 즉 교사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 무죄 확신하던 민주당 "이 대표에 대한 무리한 검찰 수사임을 보여주는 방증"

무죄 선고 직후 이재명 대표는 "진실과 정의를 되찾아준 재판부에 감사드린다"며 판결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는 "길고 어려운 싸움이었다. 그러나 국민이 겪는 어려움에 비하면 저의 고통은 작다"며 자신을 지지해 준 이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위증교사 혐의 무죄 선고를 받은 25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눈물을 흘리며 자축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위증교사 혐의 무죄 선고를 받은 25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눈물을 흘리며 자축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 대표 위증교사 1심 선고 직후 서울중앙지법 현장에 모인 수십 명 의원들 가운데 김민석·이언주 최고위원 등 일부 의원들은 이 대표를 부둥켜 안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당내 단결을 강화하며 국정 운영을 비판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민주당은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위증교사가 성립하려면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한데 위증도, 교사도, 위증과 교사 사이의 인과관계도 없다"며 "이 대표는 완전한 무죄"라고 확신했다.

이 대표 무죄 선고가 난 직후 몇몇의 민주당 의원들은 자신의 SNS 등을 통해 이번 선고가 이 대표에 대한 무리한 검찰 수사임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사건 조작으로 야당 대표 탄압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한 최종 책임자 윤석열 대통령은 즉시 사과하고 사퇴하라"고 말했다. 송순호 최고위원도 "위증교사 이재명 무죄, 국민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박지원 의원은 "기쁜 소식"이라며 "이제 일희일비 말고 앞만 보고, 국민만 보고 의연하게 가자고 제안한다"고 했다. 이어 "김대중 대통령님도 트럼프도 살아 돌아왔다"며 "민주당 소중한 자산인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뭉치고 끝까지 싸워서 '윤건희' 정권을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청래 의원은 "천둥 번개가 쳐도 하늘은 무너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 이재명 무죄에 국힘 '존중하지만 아쉬움'… 한동훈 "판결 수긍 어렵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전까지만 해도 이재명 대표를 향해 "이제 더 이상 리스크가 아니라, 현실에서의 사법 처리로 이어지고 있다"고 날선 비판을 이어가던 국민의힘은 무죄 선고받은 것을 두고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아쉬움이 남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1심의 판결을 수긍하지 않는 태도도 보였다. 앞서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당내의 실력 있는 법률가들이 실형 1년 정도를 예측한다"고 내다본 바 있다.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판결이 22년간 이어져 온 이재명식 거짓의 정치에 종지부를 찍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오늘 사법부가 법리와 양심에 따라 공정한 판결을 내려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던 추경호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법부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아쉬움은 남는다"고 짧은 소감을 밝혔다. 

한동훈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위증한 사람만 유죄이고 위증교사한 사람은 무죄라는 위증교사 1심 무죄 판단을 수긍하기는 어렵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그러나 11월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의) 징역형 유죄판결을 존중했듯이 오늘 판결도 존중한다"며 "민주당은 11월 15일의 징역형 유죄판결도 존중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1심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하나 항소심 과정에서 다른 결론이 나올 가능성은 충분하고 1심 판결로 정치적, 도의적 팩무까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위증교사 혐의 재판 1심 선고 무죄 판결을 받은 후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위증교사 혐의 재판 1심 선고 무죄 판결을 받은 후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번 판결로 이재명 대표는 법적 부담에서 벗어났지만, 이를 둘러싼 여야의 정치적 공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지난 선거법 위반 사건이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며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무죄 판결을 통해 이 대표에 대한 사법 리스크를 일부 해소하며 정치적 공세에 반격할 계기를 마련한 반면, 국민의힘은 선거법 위반 사건을 중심으로 이 대표와 야당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

이재명 대표가 앞으로 예정된 항소심에서 선거법 위반 혐의를 벗어날지, 의원직을 상실하게 될 지 관심이 주목되는 가운데 이번 무죄 판결이 당내 결집력을 향상시켜 정치적 돌파구로 작용할지에 대해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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