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SE UK 보고서] 해외 사회적경제의 도시문제 해법 ②
[BC+SE UK 보고서] 해외 사회적경제의 도시문제 해법 ②
  • 이로운넷=박유진 기자
  • 승인 2019.05.14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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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불평등·환경·주택 문제...민관 협동 모델 多

# 세계 인구 50% 이상이 도시 거주자이며, 도시는 전 세계 GDP의 80% 이상을 창출한다. 도시는 항상 국가적으로, 세계적으로 경제·사회·문화적 발전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창의적 아이디어와 기업가 정신이 탄생한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람들이 몰리고 변화가 많은 탓에 다양한 문젯거리가 발생한다. 이집트 카이로와 방글라데시 다카의 교통 체증부터 중국 해안의 홍수, 남아프리카의 물 부족까지. 전체 온실가스의 80%를 내뿜는 곳도 도시다. ‘영국문화원(British Council)’과 ‘영국 사회적기업협의체(Social Enterprise UK)’가 함께 내놓은 보고서 ‘글로벌 시티의 과제, 창조경제·사회적경제가 내놓은 해결책(Global City Challenges – The creative and social economy solution)’는 현대 사회에서 도시가 직면하는 문제 8가지를 나열하고, 여기에 사회적경제의 방식으로 대응하는 방법과 우수 사례를 제시한다. 2회에 걸쳐 내용을 요약, 발췌한다.

('해외사회적경제의 도시문제 해법 ①'을 보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E. 교통 문제

도시에는 유동인구가 많아 교통량도 상당하고, 그만큼 운송 수단이 일으키는 문제도 많다. 보고서에 의하면 현재 매년 21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교통사고가 2030년에는 세계 사망원인 5순위가 될 예정이다. 뭄바이나 콜카타, 첸나이 등 인도의 주요 도시에서는 매일 550여 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할 정도다. 또한 미국 환경보호국에 따르면 전 세계 수송에너지의 95%는 휘발유나 디젤 등 석유를 원료로 한다. 그 결과 수송에너지가 지구 온실가스의 14% 가량을 만들어낸다.

보고서는 사회적경제도 사회 기반 시설 문제를 다루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정책 입안자들이 정부나 민간이 소유하는 방식만 활용한다고 지적한다. 사회적경제가 개입하는 예에는 캐나다 서스캐처원주의 철도 협동조합, 이스라엘에서 개발된 버스·전차 운영 비영리 모델이 있다.

[British Council's Pick!] ‘BCT,’ 취약계층 only 운송 서비스

BCT 웹사이트 캡처. BCT가 취약계층에 저렴하게 대여해주는 미니버스의 대여 기간은 짧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몇 주까지다. 영국 내 어디든 갈 수 있다. /사진=BCT

‘BCT(Bristol Community Transport, 브리스톨 커뮤니티 운송회사)’은 영국 브리스톨의 가장 큰 운송 수단 사회적기업인 HCT 그룹에 포함된 회사다. 고객에게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미니버스를 저렴한 가격에 대여해준다. 대상은 지역 단체, 학교, 운동 동아리, 자선 단체 등이며, 일반 영리단체는 빌릴 수 없다. 거동이 불편한 주민을 대상으로도 운송 서비스를 실시한다.

2017년 기준 6만 명 가량의 승객이 BCT의 서비스를 이용했으며, 올해 바이오가스 버스 21대를 활용한 메트로버스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 바이오가스의 원료는 음식물 쓰레기다. BCT는 브리스톨 시청으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는데, 이번 시도는 영국이 바이오가스 버스에 본격 투자하는 첫 사례라 할 수 있다.


F. 포용적 공동체

보고서는 “정치계 리더들이 불평등을 해결하고 사회적 결속력을 다지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는데 관심이 높다”며 특히 성평등과 이민자 문제를 꼽았다. 보고서에 의하면 여성이 불평등을 겪는 이유는 남성보다 가난하기 때문일 뿐 아니라 자원이나 필요한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낮고, 의사 결정 기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민자는 도시에 몰려있는데, 예를 들어 캐나다 주민 680만 명이 외국에서 태어났으며 이 중 46%가 토론토시에 산다.

“사회적기업은 노동시장에서 차별을 겪고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려운 가난한 여성에게는 특히 중요하다”고 보고서는 밝힌다. 사회적기업 형태를 취하는 여성 단체들이 늘어가고, 세계의 많은 사회적기업이 여성 역량 증진을 목표로 한다. 인도 사회적기업의 1/3 가량이 여성 역량 증진을 기업 목표 중 하나로 설정했고, 파키스탄 사회적기업에 고용된 인원의 42%가 여성이다.

이민자 문제에 대응하는 모델도 사회적경제 진영에서 만들어낸다. 보고서는 사회적기업 조직들이 이민자를 위한 일자리를 창출하거나 훈련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이들이 지역에 정착하고 섞일 수 있도록 돕는다고 강조한다.

[British Council's Pick!] 전 직원이 이민자인 ‘마지 마스’ 레스토랑

레스토랑은 2012년 세워졌다. 설립자 니칸드레 콥키는 2016년 영국 인디펜던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음식이 난민 문제 해결법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인디펜던트지 캡처

런던에 자리한 ‘마지 마스(Mazi Mas)’ 레스토랑은 전 직원이 난민들과 여성 이민자들이다. 마지 마스는 그리스어로 ‘우리와 함께’라는 뜻이다. 대부분의 이민자 여성들은 가정주부로 살아왔기 때문에 별다른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고용자로부터 거부당한 일이 많다. 마지 마스는 훈련과 유급 노동을 함께 진행해 여성들이 주류 사회에서 자리잡게 돕는다. 페루 출신 요리사 델 아길라는 영국 인디펜던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마지 마스는 인종, 종교, 나이와 상관 없이 여성들에게 기회를 주는 곳”이라고 말했다.

셰프들은 자신이 살던 국가의 음식을 선보인다. 페루, 브라질, 이란, 터키 메뉴가 등장한다. 레스토랑 고객은 여행지 평가 웹사이트에 “훌륭한 사회적기업을 지원하고 세계 음식을 맛보는데 관심이 생겨 레스토랑을 찾았다”며 “브라질과 에티오피아의 정통 음식을 먹고 무척 만족했다”는 후기를 남겼다.


G. 지속가능한 환경

서울, 뉴욕, 런던, 도쿄, 상하이 등 40개 대도시가 정회원으로 참여하는 ‘도시 기후 리더십 그룹(C40 Cities Climate Leadership Group)’이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지구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70%가 도시에서 발생한다. 기후 변화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자원을 더 많이 활용해야 한다.

UN의 사회적기업 태스크포스는 사회적기업이 전반적으로 탄소발자국(사람의 활동이나 상품을 생산, 소비하는 전 과정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이산화탄소로 환산한 총량)을 덜 남긴다는데 동의했다. 특히 지역 단위로 운영하는 사회적기업은 소비와 생산을 하는데 더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개발해낼 수 있다.

[British Council's Pick!] 8650명이 나눠가진 풍력, ‘미들그룬덴 협동조합’

왼쪽 지도의 빨간 점들이 오른쪽 사진의 터빈 위치를 표시한다. MIT 학생들이 2007년 연구한 바에 따르면, 이 풍력 발전 단지에서 코펜하겐 총 전력의 3%를 생산한다. /사진=MIT Ecological Urbanism 수업 홈페이지

덴마크에서 소비하는 전기 43.6%는 풍력 발전용 터빈을 통해 생산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덴마크 내 터빈의 86%가 정부가 아닌 지역 주민 소유다. 여러 가정에서 공동으로 자원을 모아 터빈을 만든다.

지역 공동으로 운영하는 가장 성공적인 예가 ‘미들그룬덴 협동조합(Middelgrunden Wind Turbine Cooperative)’이다. 미들그룬덴은 코펜하겐에서 3.5km 가량 떨어진 곳에 자리잡은 해상 풍력 발전 단지로, 2001년에 만들어져 20개 터빈을 돌리고 있다. 이 중 10개는 미들그룬덴 협동조합의 조합원 8650명이 나눠 소유하며, 나머지는 국영회사인 해상 풍력 개발 업체 외르스테드(Orsted)가 갖고 있다. 조합원 각각이 터빈의 부분을 소유하는 꼴이므로 더 주인 의식을 갖고 발전 시스템에 구체적인 관심을 보인다. 공급 처리 시설 관리 업체보다 협동조합 형태가 바람직한 이유다.


H. 적정 주택

보고서에 의하면 2030년 인구의 2/3 가량이 도시 주민이 될 것이며, 이 중 반은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 살아간다. 저소득층 도시 거주자에게 적정 가격의 주택을 공급하는 게 앞으로 세계인들이 마주하는 주요 과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보고서는 “적정 주택 문제에 대응할 때, 다른 분야보다도 사회적경제 분야의 해결법이 눈에 띄고 다양할 것”이라고 언급한다. 모든 대륙에 주거 협동조합이 존재한다. 이집트에서는 1930년대부터 주택 협동조합이 만들어지기 시작했으며, 파키스탄에는 5천개 정도 협동조합이 운영되고 있다.

[British Council's Pick!] 바르셀로나, 주택 협동조합에 올인한다!

라 보르다 협동조합은 2017년 건축 작업을 시작했다. /사진=바르셀로나 메트로폴리탄

바르셀로나 시의회의 주요 목적 중 하나는 기술적·법적 지원 등을 통해 협동조합 움직임에 힘을 싣는 일이다. 스페인 국민 앞에 닥친 가장 큰 이슈 중 하나가 주택 공급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코하우징(cohousing)을 주도한다. 코하우징은 셰어하우스와 비슷한 개념으로, 여러 사람들이 시장 가격보다 낮은 주거비용을 들여 긴 시간 동안 산다는 개념이다. 이들은 집주인도, 세입자도 아닌 신분으로 함께 살아간다.

주택 내 가구들은 각자 거주 공간을 따로 갖고 있지만, 정원이나 세탁소 등 생활 편의 시설을 공유한다. 과거 스페인 국민들은 주택을 자녀에게 안전하게 물려줄 수 있는 자산으로 여기며 자가 보유를 적극 추구했다. 그러다 2008년 세계경제위기와 고용 위기를 거치며 세입자들이 대출금과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쫓겨났고, 시장 가격이 가장 높을 때 주택을 샀던 사람들은 역자산(담보 잡힌 주택 가격이 갚아야 할 대출금보다 낮은 상황) 사태를 겪었다. 코하우징은 주택 위기의 대안으로 인기를 얻었다.

시의회는 주민들이 질 좋은 적정 가격 주택에서 안정적으로 살 수 있도록 코하우징을 지원한다. 지원 전략으로 시의회는 지자체 소유의 땅 7곳을 주택 협동조합 프로젝트에 넘겨 코하우징 공간 143개를 짓도록 했다. 현재 ‘라 보르다(La Borda)’라는 협동조합이 이 중 28곳을 짓고 있다.

 

이로운넷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함께 사회적경제, 사회적가치 알리기를 실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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