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는 12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롬복(Lombok) 섬 어느 마을에서 젊은 엄마들 대부분이 해외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고 자녀들만 남아서 생활하는 ‘엄마 없는 마을’의 현지실상을 소개했다.

방송에 따르면 엘리(Ely Susiawati)의 어머니 마르티아(Martia)는 엘리가 11살 때 딸을 할머니에게 맡기고 사우디아라비아에 가정부 일자리를 구해서 떠났다. 엘리는 어머니가 떠난 후 자신이 얼마나 비참한 생활을 해 왔는지를 이야기하면서 “그 때는 엄마가 가지 말고 집에서 동생들을 돌봐주기를 바랄 뿐이었다”고 말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엘리의 마을인 롬복섬 동부 와나사바(Wanasaba)에서 대부분의 남자들은 농부나 노동자로 일하고 여성들은 돈을 벌기 위해 해외로 나가있는 상황이다. 그들은 자녀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젊은 엄마들이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 엄마들이 떠나면, 아빠와 다른 가족은 물론이고 이웃들이 서로 서로 아이들을 돌본다. 하지만 어떤 아이든 엄마와 떨어져서 사는 것이 고통스럽게 보였다고 매체는 전했다.

카리마툴(Karimatul Adibia)은 엄마가 한 살 때 떠났기 때문에 그들이 함께 살았던 시절은 기억조차 없다. 초등학교를 거의 마친 후에야 엄마가 그녀를 보기 위해 잠시 귀국해서 "내 딸이 왜 나를 몰라본단 말이야" 라고 울먹이던 일을 생생이 그녀는 기억하고 있었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아이는 그때까지 이모를 엄마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카리마툴은 "나는 엄마가 어린 나를 버려두고 떠났다는 것에 정말 화가 났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제 13살인 그녀는 “매일 밤 엄마에게 화상 통화를 하고 종종 메시지를 보내지만, 아직도 엄마와는 여전히 어려운 관계이고 가끔 엄마가 귀가해도 이모와 함께 있고 싶어 한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그녀의 이모는 아홉 명의 아이들도 키웠는데, 그들 중 한 명만 그녀의 자식이고 다른 아이들은 모두 외국에 일하러 간 동생들의 자식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이 지역 여성들이 1980년대부터 일자리를 구해서 해외로 떠났다고 보도했다. 더불어 법으로 아무런 보호장치가 없어 그들은 외국에서 일하면서 온갖 학대를 감내해야만 했다고 전했다. 고용주들에게 너무 심하게 얻어맞아서 심각한 부상을 입고 오기도 하고 급료를 받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오기도 했으며, 죽어서 관에 얹혀 귀가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더러는 강제적이거나 합의된 성관계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오는 경우도 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이들은 아악 올레(Aak Oleh-ole, 선물로 받은 아이)라고 불리고 있다. 그렇게 태어난 올해 18세의 파티마(Fatimah)는 “사람들이 종종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보면서 '너는 아랍인의 피가 섞여서 정말 아름다워'라고 말할 때 행복감을 느낀다”고 쓴웃음을 지었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방송은 인권 단체들의 말을 빌어 이 아이들이 학교에서 자주 놀림을 받는 실상을 전했다. 파티마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버지가 보내준 돈으로 생활하다가 얼마 전 그가 죽은 후 생활이 어려워져 그녀의 어머니는 일자리를 찾아 다시 사우디로 떠났다고 한다.

저녁 기도가 끝나면 아이들은 모스크로부터 지역 여성들과 인권 단체에 의해 운영되는 방과 후 클럽에 모인다. 그 집은 수프리아티(Suprihati)의 소유로 그녀는 두 아들이 갓난아기였을 때 사우디아라비아로 일하러 가서 돈을 벌어서 자식들의 교육을 훌륭히 교육시켜 지금은 그들이 그녀를 돌보기 때문에 더 이상 일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녀는 누구보다 어려운 사정을 잘 알기에 남겨진 아이들을 위한 대체 가족이 되고자 이 지원 그룹을 만들었다고 BBC는 보도했다.

방송은 인도네시아는 해외취업 노동자의 3분의 2 이상이 여성이고, 그들이 집으로 보내온 돈은 전에는 미처 상상도 못한 꿈을 다음 세대가 꿀 수 있게 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엘리는 9년 동안 엄마를 보지 못했지만, 엄마가 벌어서 보내준 돈으로 가족 중 처음으로 대학에 입학하게 된 경우다. 그녀는 엄마가 희생이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방송에서 밝혔다. 그는 “나는 항상 엄마에게 내가 있는 곳을 알려주고, 그녀에게 외출 허가를 받는다”고 말하고 “우리는 직접 만나지는 않지만 엄마는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다 알고 계신다”고 말했다.

마르티아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의 취업사정이 괜찮다며, 그녀가 일하는 있는 집의 가족은 친절하고 많은 임금을 제때에 준다고 했다. 그는 “우리 가족에게는 헤어져 지낸다는 것이 그리 쉽지 않은 일이지만 어려움을 이겨 내야한다”며 "3년 후 엘리가 학위를 마치면 집에 돌아오겠다"고 말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출처 :

https://www.bbc.com/news/stories-48188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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