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Getty Images Bank
출처=Getty Images Bank

이번 정부에서 주목도가 가장 높은 사회적 가치와 관련된 이슈는 무엇일까? 필자가 보기에는 지역균형발전 이슈가 대표적이라고 생각한다. 인수위원회의 지역균형발전특위가 지역의 여러 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다양한 정책적 구상을 진행하였고, 대통령이 직접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가지 오해를 피해야하는 것은 말 그대로 지역이 더 고루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라기 보다는, 대도시 위주로 집중되고 있는 상황을 탈피하고 지역의 고충을 해결하자는 메시지에 가깝다는 점이다. 곳곳에 인구소멸 지역이 증가하고 있다. 지역에 살고 있는 국민들이 가지는 박탈감이나 실제 인프라 활용 등에 대한 접근성 저하도 분명히 존재하고 말이다.

이에 필자가 일하는 임팩트스퀘어는 하나의 도전을 시작했다. 경상북도 영주시에 임팩트 스타트업을 모아내는 일이다. 스택스 임팩트(STAXX IMPACT)라고 이름 붙여진 이 프로젝트는 이런 질문을 담고 있다. 소백산 아래 이 작은 시에 스타트업이 모일 수 있을까? 그리고 그들이 모이면 도시가 다시 활성화될까?

영주시도 10만명을 조금 넘는, 인구소멸이 우려되는 지역이다. 그곳에 오랜기간 비어 있던 건물을 하나 구하고 보수하여 지역 청년들이 모일만한 공간을 만들었다. 일층에선 데크에 바베큐를 굽기도 하고, 그럴듯한 카페도 들어온다. 영주시가 가진 자원들과 특성들에 맞는 임팩트스타트업을 찾아 전국을 돌아다녔다. 영주의 유명한 사과로 콤부차를 만들 스타트업, 소백산이라는 자원과 편리한 기차편을 활용한 캠핑 관련 스타트업 등 이곳에 위치하는 것이 당연하고 유리해질 수 있는 조직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또 시와 도, 산하기관에서는 청년을 위한 정책들 중 여기에 활용할 만 한 것들을 찾고 조정하고 연계해주고 있다. 영주에 사업장을 가지고 있는 SK스페셜티는 임팩트스타트업을 위한 펀드에 출자를 하고 운영을 위한 지원도 집행한다.

스택스라는 이름은 기본적으로 쌓고 채운다는 의미를 가진 영어 단어 STACK에서 출발했다. 한 명, 또는 하나의 조직의 영웅적 행동으로 무엇이 바뀌기 보다는 다양한 사람과 조직이 켜켜이 쌓여가고 채워져 가면서 정말 우리가 원하는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물론 실제로도 그렇게 되는 것이 맞고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우리가 하는 일은 적절한 이들을 초대하고 서로가 다소간 다른 관점을 가진 이들이 하나의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큰 그림을 그리고 조율하는 정도일 뿐이다.

실리콘밸리로 대표되는 샌프란시스코와 그 인근지역, 혹은 뉴욕이나 보스톤 등의 지역은 스타트업이 모여있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해당 지역들은 좋은 대학과 큰 스타트업 혹은 금융이 발달해있는 등 그럴듯한 이유가 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콜로라도 볼더도 스타트업의 성지라고 불린다. 본래 콜로라도 볼더는 좋은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어서 트래킹하기 좋은 휴양지다. 그런데 그곳은 매우 중요한 테크 스타트업의 집합지 중에 하나가 됐다.

콜로라도 볼더가 어떻게 스타트업의 상그릴라(Shangri-La)*라고 불리는데에는 여러가지 배경과 이유가 있다. 그 부분을 깊게 분석하자는 말이 아니다. 경북 영주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고, 또 그런 시도는 당연히 이 시대에 있을만하다는 말이다. *상그릴라(Shangri-La) : 이상향을 가리키는 단어 중 하나. 신비롭고 아름다운 산골짜기 또는 그런 장소를 비유적으로 가리키는 말.

이번 정부들어 사회적 가치와 관련된 정책이 많이 줄었다거나 얼마전에 있었던 박람회에도 정부의 관심이 줄어들었다는 지적이 다수 들려온다. 그런데 우리는 또 우리가 할 일을 시대에 맞게 하기도 해야겠다. 그런 맥락에서 앞서 던졌던 두가지 질문은 임팩트스퀘어나 영주시만 던져야 하는 것일리 없다.

우리나라 곳곳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도전하며 던져야하는 화두라 생각한다. 그 고민을 시작으로, 콜로라도 볼더처럼 소백산자락에서도 뛰어난 혁신가들이 태어나는 날을, 그래서 우리가 고민하던 지역소멸이 새로운 회복방안을 찾는 그 날을 기대해본다.

* 이번 칼럼을 끝으로 <도현명의 임팩트비즈니스 리뷰> 코너를 종료합니다. 그동안 본 칼럼을 꾸준히 읽어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