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 마을공동체만들기 지원센터는 2013년에 설립돼 인천광역시의 마을들이 공동체 의식을 회복하고 공유함으로써 주민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중간조직이다. 마을 주민이라면 누구나 스스로 마을의 일을 결정하고 추진할 수 있는 주민주도의 마을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교육, 네트워크, 공모사업 지원, 홍보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마을공동체만들기 지원센터는 ‘누구나 자치, 모두의 마을’을 핵심 가치로 내세운다. 마을공동체 활동의 턱을 낮춰 마을 주민이라면 함께 마을 일에 참여하고 스스로 마을의 일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한다. 광역 중간지원조직으로서 기초 단위의 중간지원조직을 돕고, 실무자들 간의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는 이야기장을 형성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인천시사회적경제 청년공감기획단 2기 기자들이 지난 5월 11일 인천 미추홀구에 위치한 인천광역시 마을공동체만들기 지원센터에서 기획홍보팀 김경남 주임을 만났다.

김경남 주임이 마을공동체만들기 지원센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인천광역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청년공감기획단
김경남 주임이 마을공동체만들기 지원센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인천광역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청년공감기획단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마을공동체

김경남 주임은 “소수더라도 마을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무언가를 하고자 움직이는 공동체가 마을공동체”라고 설명했다. 마을공동체는 함께 모여 마을의 현안을 해결하고 공감대를 나누면서 관계를 쌓아가는 주민들의 모임이다. 원도심뿐만 아니라 신도시도 아파트 내에 공동체가 만들어지며 공동체라는 개념의 범위가 더 넓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마을공동체에 대해 “나보다 우리를 위해 움직이시는 분들”이라고 강조했다. 반찬 나눔부터 돌봄 활동, 공유 공간 개방까지 다양한 성격의 마을공동체가 있다. 마을 공동체는 그 마을의 주민만이 알 수 있는 부분을 담당하고, 복지센터에서도 품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책임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마을공동체가 사회적경제 조직으로 커지는 경우도 있다. 마을공동체들의 조직과 활동의 규모가 커지며, 더 많이 베풀기 위해 협동조합 설립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현재는 사회적협동조합 M커뮤니티로 변신한 인천 중구 37번길 마을공동체가 이 같은 사례다. 인천 동화마을 골목이 주말마다 차량을 통제하면서, 바로 옆 골목인 37번길에는 아이들이 뛰어 노는 공간에 차량 통행이 많아졌다. 아이들이 신나게 노는 동네를 만들기 위한 고민에서 시작해, 골목놀이터 조성과 도시락을 보내는 일을 하면서 공동체가 만들어졌다.

인천의 마을공동체들이 서로의 끈을 이어 함께 살아가는 네트워크를 표현하고 있다. / 사진=인천광역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청년공감기획단
인천의 마을공동체들이 서로의 끈을 이어 함께 살아가는 네트워크를 표현하고 있다. / 사진=인천광역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청년공감기획단

코로나19를 겪으며 느끼는 공동체의 소중함

작년부터는 많은 활동이 비대면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공동체는 대외적으로 만나야 하며 한 공간에서 시너지 효과와 정이 생겨서 공동체성이 생긴다고 생각했기에, 줌(zoom)으로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람을 만나고자 하는 주민들의 뜻이 강했기 때문에, 센터와 주민들은 줌을 매개로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그는 80세 정도 되는 어르신의 사연을 덧붙였다. “그 어르신은 노트북을 빌려서 작년 초에 줌을 배우고,  지금까지도 줌으로 교육을 계속해서 들으신다. 이를 보며 줌으로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바뀌었고 센터 입장에서도 더 힘이 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센터에 방문하시는 분들이 만난다는 것의 소중함과 못 만나는 것의 어려움을 이야기하기도 한다”며 공동체의 가치를 더 느끼게 되었음을 말했다. 마을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응원하거나 우울이 치유되는 사례도 있다. 센터는 주민들이 만나는 장을 여는 역할을 한다. ‘공론의 장을 열어주세요’,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세요’라는 요청을 받기도 한다고 김주임은 밝혔다. 

“상하구조가 아니라 마을공동체와 같이 걷는 것”

 마을공동체는 관공서 주도가 아니라 주민 주도의 방식으로 변하면서 생겨났다. 이제는 주민들이 모여서 민주적인 방식으로 의제를 선택하고 공동체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한다. 그는 마을공동체만들기 지원센터가 “마을공동체의 공동체성을 지원하고, 마을공동체와 같이 가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센터는 마을공동체가 필요한 부분에 대한 물질적인 지원보다도 마을과 마을, 마을공동체 사이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김주임은 "센터는 장을 열어주는 역할”을 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다양한 공론의 장을 열어주세요’,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세요’라는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밝혔다.

김경남 주임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인천광역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청년공감기획단
김경남 주임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인천광역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청년공감기획단

 

연수1동 함박마을과 호혜의 관계망

코로나19에도 마을 공동체는 스스로 국가가 깊숙히 지원할 수 없는 공동체 내부에서 느낀 부분에 대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연수동 함박마을에는 마을에 거주하는 고려인들이 마스크를 안 쓰고 다니는 것에 대한 고민에서 모인 상인회가 있다. 그들은 ‘마스크를 씁시다’를 외쳤고 자비로 마스크 후원 캠페인을 진행했다. 그 모습을 본 센터는 전국적으로 마스크 기부 요청과 캠페인소식을 홍보하기 시작했다.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고리의 역할도 수행했는데, 인천의 다른 마을공동체에서 마스크를 만들어 지원해주기도 했다.

센터는 이를 통해 모인 1만3000장의 마스크와 약 200만 원의 후원금을 전달하는 행사를 가졌다. 상인회에서는 연대에 감동하고 캠페인을 더욱 열심히 진행하기 위한 ‘소담방’을 만들었다. 다른 어느 공동체를 도와줄 수 있는 마을로 나아갈 것이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고 한다. 김 주임은 소담방이 ‘후원금을 함부로 할 수 없다’며 꼼꼼히 기록한 마스크 및 후원금의 사용 일지를 언급하며 “오히려 저희가 많이 배우죠”라고 말했다.

2020년 8월 모아진 마스크와 기부금을 함박마을 상가번영회에 전달하고 있다 /제공=인천광역시 마을공동체만들기 지원센터
2020년 8월 모아진 마스크와 기부금을 함박마을 상가번영회에 전달하고 있다 /제공=인천광역시 마을공동체만들기 지원센터

 

현장 가까이에서 마을의 목소리를 듣는 행정 조직

김주임은 “센터가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싶다”며 “센터의 도움도 한계가 있어 마을에 대한 정책이 만들어지지 않는 한 반복되는 어려움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마을에 대한 정책들이 “현장을 제대로 모르고 책상에서 만들어지면 안 될 것”이라며 “이를  방지할 수 있도록 센터가 현장에서 마을의 목소리를 듣고 실질적으로 필요한 정책을 위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센터는 마을 가까이에서 마을공동체의 목소리를 듣는 교류와 협력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주제별로 마을공동체 활동의 고민을 나누고 상상력을 공유하는 장과, 마을 정책을 제안하고 인천 마을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대규모 공론의 장을 형성하기도 한다.

모이고 떠들고 꿈꾸다, 마을 집담회 ‘모떠꿈’ 

집담회가 모이는 조건은 마을공동체나 구성원들의 요청이다. 김주임은 “집담회를 센터가 기획, 구상하지 않는다”를 강조했다. 센터는 웹자보를 만든다거나, 전문가 ‘이야기손님’을 초청을 하고 나머지 구성원들에게 홍보하는 역할을 한다. 구상하는 사람이 주도적으로 참여자를 생각하지 않고 만든다면, “사업은 쉬울지 몰라도 남는 건 없다”고 덧붙였다. 

마을 주민들이 모여 ‘모떠꿈’ 집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제공=인천광역시 마을공동체만들기 지원센터
마을 주민들이 모여 ‘모떠꿈’ 집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제공=인천광역시 마을공동체만들기 지원센터

 

정책공론장 만들기

정책의 경우, 소규모의 마을공동체 전문가들 및 마을 활동가들의 토론이 정책토론회로 발전되기도 한다. 길게 이야기를 나눠야 할 공론장이라면 주기적으로 모임을 가진다.

그 중 마을활동가와 그들의 지원체계는 2015년부터 꾸준히 나오던 이야기이다. 올해도 정책토론회가 이루어졌는데, 마을활동가 인정체계 마련에 대해서 시의원, 활동가, 전문가 등이 모여서 정기적인 토론회를 가지고 있다.

주민자치회가 조례의 조항 복구를 촉구한 일도 있었다. ‘주민자치회 근거조항’이 삭제된 ‘지방자치법’이 의결되자, 주민자치회는 토론회를 가지고 연대 서명 활동, 릴레이 자치분권챌린지를 진행했다. “인천은 제일 뜨거운 움직임이 일어난 지역”이기도 하다며 덧붙였다.

마을공동체만들기 지원센터의 꿈, 마을에 스며드는 것

센터는 일상의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공동체와 자치의식과 함께, 마을공동체 기금을 설치해 경제 자립을 도모해 공동체의 지속성을 확보하는 것을 전략으로 한다. 또한 마을활동가 양성 및 지원을 통해 마을 계획을 수립하고 공동체의 사회적 자본을 축적하고 신뢰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도 힘쓰고 있다.

김주임은 지금은 어쩔 수 없이 센터가 존재하고 다리의 역할을 하지만, 마을이 자체적으로 운영이 될 때 센터는 필요가 없어지고, 그것이 센터가 추구하는 방향임을 강조했다. 그는 센터의 목표에 대해 “우리는 커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점점 작아지고, 사라지고, 마을에 스며드는 게 맞다”는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결국에는 마을 자체 내에서 작은 센터가 있는 것처럼 마을공동체가 이루어지고 지원센터 직원들도 원래 활동하던 영역으로 돌아가는 것이 이루고자 하는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청년공감기획단이 인터뷰를 바치고 김경남주임과 기념 사진을 찍었다. /사진=인천광역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청년공감기획단
청년공감기획단이 인터뷰를 바치고 김경남주임과 기념 사진을 찍었다. /사진=인천광역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청년공감기획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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