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리를 바꾸는 기업이 되고 싶어요”

지난 4월 5일 인천광역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공감기획단은 인천 서구에 위치한 더원아트코리아(대표 최재학)를 찾았다. 최재학 대표는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전통예술계의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전통과 현대의 접점을 만들어 가고 있다”면서 회사의 미션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문화계가 침체돼 지금 사회적 기업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고 말했다.

더원아트코리아는 2016년에 창업했고 지난 2017년 지역형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됐다. 또 2019년 고용노동부에서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았고 청청극장을 설립하였다. 지난해에는 더원아트코리아 산하 연구소인 전통문화산업 연구소를 설립해 전통예술의 산업화를 위해 힘쓰고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다음은 최재학 대표와의 일문일답.

최재학 대표가 더원아트코리아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 사진=인천광역시사회적경제지원센처 청년공감기획단 2기
최재학 대표가 더원아트코리아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 사진=인천광역시사회적경제지원센처 청년공감기획단 2기

Q. 자신과 소속 아티스트인 클랜타몽에 대해 소개해달라.

A. 사물놀이 전공을 했다. 지난 2007년 사물놀이 단체를 만들었으나 상황이 여의치 못해 해체했다. 이후 2016년에 클랜타몽을 결성했다. 클랜타몽은 해체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해, 이를 받쳐줄 수 있는 회사를 설립했다.

클랜타몽은 한국 전통의 음악과 춤을 현대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표현하는 컨템포러리 국악 밴드이다. 클랜타몽에서 ‘클랜’은 멤버들의 유입이 자유로울 수 있다는 의미다. 팀 활동을 하다보면 구성원이 늘 그대로는 아니다. 새로운 멤버 유입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타몽’은 말 그대로 ‘꿈을 때린다’는 뜻이다.

클랜타몽의 공연 모습. / 제공=더원아트코리아
클랜타몽의 공연 모습. / 제공=더원아트코리아

Q. 클랜타몽은 국악 대중화에 힘쓰는 듯 하다. 발전 방안과 방향성이 있는지 궁금하다.

A. 일부러 대중화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이전의 전통예술 활동은 기존 것의 답습 위주였다. 여기에 한계를 느꼈다. 전통예술을 가지고 현재를 이야기해야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현대에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을 이용한다. 또 요즘 겪는 스트레스 상황이나 꿈에 대한 이야기 등을 통해 현재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관객으로 하여금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게 노력한다. 공간 연출, 직관적 설명 등을 이해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소통한다.

Q. 예술을 사회적 기업과 접목하게 된 계기와 사회적 가치 실현 방법은?

A. 예술 계통에 있는 분들의 수익은 불확실성이 크다. 이러한 문제를 사회적 문제라고 인식해왔고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 공연예술 산업 환경이 바뀔 수 있도록 이익이 나는 사업들을 추진해 가치를 실현하고자 한다. 수익성이 불확실한 공연 예술가들을 위해 사업을 기획하고 그들을 간접적으로 채용해 수익을 보장하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청년 예술가들의 예술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지원한다. 또 괜찮은 콘텐츠들은 홍보를 통해 활동기반을 마련해준다.

청청극장 내부 모습. 제공=더원아트코리아
청청극장 내부 모습. 제공=더원아트코리아

Q. 청청극장에 대해 소개해달라.

청청극장은 인천 생활문화공간 조성사업을 통해 설립됐다.  ‘청청극장’은 20평 규모의 공간으로 공연장, 발표회, 전시회, 동호회, 연습실, 휴게실 등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생활문화공간이다. 공연은 하우스 콘서트 처럼 가정동(인천 서구 소재)에서 볼 수 없는 공연을 한다. 검증된 아티스트들의 ‘고퀄리티’ 공연들이 있다. 주변에서 볼 수 없는 주민들의 관심을 끌 만한 주제로 ‘원데이 클래스’를 개설해서 운영하기도 한다. 생활 문화인을 위해 대관 서비스도 제공한다.

Q. 코로나19로 청청극장 운영은 어땠나. 더원아트코리아 운영은 어떻게 했는지.

청청극장은 코로나19 이후 공용공간들의 폐쇄로 찾는 이들이 많아 오히려 바빴다. 그러나 원래부터 돈을 벌기 위한 극장이 아니니 수익이 나지는 않았다.

유례없는 팬데믹으로 공연계는 지난 한 해 여러 어려움에 시달렸다. 더욱이 관객과의 소통이 중요한 전통예술 공연 특성상, 제대로 된 공연 진행에 많은 차질이 생겼다. 온라인은 현장감을 줄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언택트 공연을 기획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급작스레 준비하다 보니 만족스러울 수가 없었다. 단순히 공연영상을 녹화해서 올리는 것이 대중에게 흥미를 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비대면은 어쩔 수 없는 형식적인 선택이었다.

Q. ‘빅파이 프로젝트’를 진행중인데, 상황이 어떤지.

더원아트코리아가 2020년에 코로나19임에도 불구하고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공연 기획 및 제작 위주의 사업에서 비대면으로 전환된 사업들의 시스템을 지원하는 업무대행 이나 비대면 콘텐츠 개발 등 사업의 방향을 전환한 덕분이다. 그 수익으로 빅파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빅파이 프로젝트는 문화예술의 파이를 넓혀 나가고자 실행하는 투자사업이다. 2021년 문화예술을 매개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 아이디어를 공모해 투자하는 프로젝트다. 문화 예술 분야는 지원 받는데 익숙하다. 보통 지원금을 받고 창작물을 만들어 내는 것에서 끝난다. 그래서 수익도 수요도 안 생긴다.

수요가 크지 않은 이유로는 창작물들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는 사실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빅파이 프로젝트를 통해 해결해보고 싶다. 다시말해 투자한 돈을 회수할 수 있는지 궁금해서 실시한 프로젝트다. 빅파이 프로젝트는 현재 4편짜리 단편 웹드라마를 제작 중이다. 제목은 ‘이웃을 사로잡는 인기매물’. 헤어진 남녀가 중고거래 앱을 통해 추억의 물건을 팔며 만나게 되는 사랑 이야기다. 시나리오는 다 나온 상태이다. 6월부터 촬영이 들어갈 것이다. 중고거래 앱에 협찬을 제안할 계획이다.

Q. 진행 중인 다른 공연이나 프로젝트는.

올해 2월에 진행한 ‘청년이 청하다, 청춘이 춤추다 : ㅊㅊ-하다’(이하 ㅊㅊ하다)’에 대한 평이 좋다. 투자하지만 회수를 많이 못 하는 것이 그동안의 문제였다. 그런데 이번 공연은 100% 유료공연으로 진행했고 객석이 거의 만석이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정말 괜찮은 예술가들의 공연을 통해 평론가들에게 고품격 공연이라는 피드백을 받았다. 이런 활동을 꾸준히 해 브랜드화한다면 예술가들이 이 무대에 서기 위해 노력을 할 것이다. ‘ㅊㅊ하다’가 서울시 민간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지원을 받았다. 올해는 아티스트들을 좋은 환경에서 지원해 줄 수 있을 것 같아 좋다. 퀄리티 있는 공연을 구성하면 관객들은 돈을 주고 본다는 사실에 확신을 하게 된 계기가 됐다.

2017년 부평풍물 대축제에서의 공연 모습. / 제공=더원아트코리아
2017년 부평풍물 대축제에서의 공연 모습. / 제공=더원아트코리아

Q. 기억에 남았던 일이나 행사는.

2017년 부평풍물 대축제 폐막공연 ‘경복궁 판타지’를 제작한 것이다. 비보이, 춤, 소리, 무용, 밴드 등 다양한 구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들였다. 전통무대를 하는 아티스트들에게 대형무대를 설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공연 후 아티스트들로부터 받은 감사 인사, 그리고 좋은 내용의 피드백이 기억에 남는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더원아트코리아 소속의 전통문화 산업 연구소에서 공연매칭어플을 만들고 있다. 전통예술은 산업에서의 파이가 작다. 아무리 노력해도 수익에 한계치가 있다. 이벤트 시장에서 시장가가 형성이 안 된 것이 문제다. 공연, 행사 기획자들은 아티스트들을 저렴하게 부르려고 한다. 그래서 검증하기 어렵다는 전통예술의 특성상, 아마추어가 공연을 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빅데이터, 알고리즘을 이용해서 아티스트들의 정보를 제공하고. 아티스트들에 대해 순위를 매긴다. 무조건 저렴하게 공연을 하면 순위에 못 들어가는 방식이다. 저렴한 공연을 제공하는 것도 아티스트에게 불이익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공연을 부르는 사람에게도 이에 대해 인식화 시키고 싶은 마음이다. 시장가를 맞추는 것이 공연예술계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기업을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가치’다. 내가 지닌 ‘가치’라고 말하고 싶다. 아무리 수익성이 좋더라도 내 가치를 훼손시키는 일들은 포기한다. 기획팀과 회의를 하다 보면 아쉬워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가치는 무너지면 안 된다.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나의 가치가 무너지는 것은 곧 회사도 무너지는 것이다.

Q 더원아트코리아가 어떤 기업으로 기억되기를 원하는지.

예술계통의 비일비재한 부조리를 바꾸기 위해 오기로 일을 시작했다. 나중에 돌이켜보았을 때, 더원아트코리아가 부조리로부터 변화를 꾀한 처음의 기업으로 기억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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