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삶? 하나로 수렴하지 않죠!”
“장애인의 삶? 하나로 수렴하지 않죠!”
  • 이로운넷=유주성 인턴 기자
  • 승인 2020.05.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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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현장
상영작 장애인의 다양한 삶, 일상 보여줘
줄어든 관심은 아쉬움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는 5월 28일부터 5월 30일까지 이어진다.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는 5월 28일부터 5월 30일까지 이어진다.

28일 혜화 마로니에 공원에서 ‘나를 보라’를 주제로 한 제18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가 열렸다. 이번 영화제의 주제인 ‘나를 보라’는 장애인의 삶을 ‘장애인’이라는 특징에만 집중하지 말고, 장애인 개개인(나)의 삶을 바라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더불어 장애인을 도움의 대상으로만 바라보고 친구, 연인 등 개별적인 관계를 맺지 못하는 이들이 자신(나)을 (되돌아)보라는 이중적 의미도 있다.

민아영 사무국장은 “이번 영화제를 통해 장애인의 삶도 비장애인과 다르지 않고, 개개인의 삶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며 “더불어 장애인을 ‘장애인’이라는 존재로만 보는 비장애인이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영화제 시작 초반에는 관람객이 많지 않았다. 첫 상영작이 시작될 때는 관람객이 많지 않았다. 관람객 중에서도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에 대한 관심일 줄어든 것 같아 아쉽다는 의견도 있었다. 

제1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포함해 여러 차례 이곳을 방문해 왔다는 김문주 씨(48세)는 “찾아온 사람들의 수를 보니, 영화제를 향한 관심이 줄어드는 것 같아 아쉽다”면서도 “상영작이 기대되고, 장애인인식개선이라는 좋은 취지로 영화제가 진행되는 만큼 더 많은 관심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개막 첫 날인 오늘은 총 6개의 작품이 상영됐다. 첫 상영작은 초청작으로 중국 장애학생의 생활을 담은 영화 ‘사랑하는 그대’였다. 장애인 관련 단체에서 일한다는 김민영 씨는 ‘사랑하는 그대’를 보고 “중국 인권 영화는 처음인데, 학생들의 장애학생이 본인의 삶을 이야기를 스스로 말하는 게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개막 초기에는 관람객이 많지 않았다.
개막 초기에는 관람객이 많지 않았다.

초정착 상영이 끝나자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 준비된 공간의 반 정도에 관람객이 들어섰다. 이후에는 신호등(최지영), 민들레인저(양준서), 느릿느릿달팽이라디오(양동준)가 차례로 상영됐다.

선정작, 담담하게 장애인의 삶 비춰

‘신호등’은 다리가 불편한 상길과 서울에서 남항진으로 내려온 지영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영화는 파란 신호 안에 횡단보도를 다 건너기 힘들어하는 상길의 모습을 통해 모든 것이 비장애인에 맞춰진 세상을 꼬집는다. 상길은 이런 세상 속에서 다양한 어려움을 겪지만, 좌절하지 않는다. 사회 속에서 사람을 만나고, 사랑을 나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 상길은 여전히 시간 안에 횡단보도를 건너는 일이 힘들지만 더 이상 혼자는 아니다. 

‘느릿느릿 달팽이 라디오’는 시각장애인이 만드는 라디오 프로그램 제작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영화는 중도시각장애인인 노동주, 조민지, 이재원의 일상을 담담하하게 전달하면서도 비장애인 중심 사회에서 시각장애인으로서 어떤 불편함을 겪는지를 보여준다. 조한진희 심사위원은 이 영화에 대해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들이 모여 일상의 투쟁을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심사평을 남기기도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사람들이 상영작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사람들이 상영작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민들레인저’는 장애인 자립센터에 온 악당과 맞서는 중증발달장애인으로 이뤄진 민들레인저의 투쟁을 다룬 영화다. 센터 소속 중증장애인은 악당에 의해 수업을 듣지도, 화장실을 가지도, 금전관리도 하지 못하게 된다. 이에 대항해 이들은 민들레인저를 결성해 악당에 대항한다. 이야기는 단순하고 다소 유치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묵직하다. 외부의 도움이 아니라 당사자의 힘으로 악당을 물리치는 모습은 일상을 지키는 힘은 당사자의 욕구에서 나온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영화 속 악당의 존재는 어디에서 왔고 왜 생겨났는지를 고민하게 한다. 현실 속 악당은 무엇이며, 누가 만들었을까?

3편의 상영작은 ‘나를 보라’는 영화의 주제에 잘 들어 맞는다. 장애인이 겪는 현실을 담았지만, 이를 강조하거나 뭔가를 도와달라고 호소 하지 않는다. 담담하게 자신의 삶의 모습을 보여주고 당사자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그저 그렇게 평범하게 살아간다. 그 삶에 어려움은 있어도 비장애인과 차이는 없다는 걸 보여준다.

3편의 상영작 뒤에는 부대행사로 코로나19로 드러난 장애인 건강 불평등을 주제로 한 영상이 상영되고, 토의가 이어졌다. 영상은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던 당시 대구의 다릿돌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중심으로 장애인이 겪었던 현실을 담았다. 이어지는 토의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속 장애인 의료 지원, 사회서비스의 문제점을 짚고, 앞으로의 개선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시민단체가 부스를 통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시민단체가 부스를 통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장애인을 위한 투표용지가 필요합니다”...시민단체 활동 활발

한편, 이번 영화제에서는 장애인 관련 시민단체에서 부스를 마련해 장애인인권신장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피플퍼스트서울센터에서는 장애인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 서명 운동을 펼쳤다. 문혁 피플퍼스트서울센터 활동가는 “발달장애인은 현재의 투표용지만으로는 후보를 구별하기 어렵다”며 “그림이나 사진이 들어간 투표용지를 사용이 가능해져야 한다”고 공직 선거법 개정을 위한 서명 운동 참여를 호소했다. 

또 다른 부스에서는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이승헌 활동가가 통합 놀이터 설립을 위한 서명을 촉구했다. 그는 “현행 법에서는 휠체어를 타야 하는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그네조차 없는 실정”이라며 “이는 장애인 그네를 위한 안전규정이 없기 때문인데 이를 위해서는 관련법 개정이 필요하다고”고 말했다.

일정안내 표.
일정안내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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