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인터뷰] "독립운동가들을 한국의 어벤저스로 꽃피웁니다"
[공감 인터뷰] "독립운동가들을 한국의 어벤저스로 꽃피웁니다"
  • 이로운넷=백선기 책임 에디터
  • 승인 2020.03.29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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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문화콘텐츠 스타트업 김은총 위세임 대표
독립운동가 피규어 제작.. 역사 인식 고취
펀딩 수익금 독립운동가 후손들에게 전달
협동조합으로 더 큰 그림 그리고파
공감은 가치를 전파하는 중요한 도구다. 세상에 이로운 가치를 전파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이로운넷이 전달한다.

 

위세임이 출시한 독립운동가 피규어 시리즈물

 

"국뽕이다"
“독립투사를 이용해 돈벌이를 하려 든다”

좋은 뜻에서 시작한 일이었지만 비아냥거림도 있었다. 문화콘텐츠 스타트업 위세임(Wesame)은 2017년부터 위인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독립운동가들의 피규어를 제작한 뒤, 수익금의 10%를 독립운동가 후손들에게 전달하는 일이다.

김은총 위세임 대표는 비난의 글이 쏟아질 때마다 댓글과 전화로 맞대응하며 자신의 진심을 전달했다. 진심이란 대한민국의 오늘을 있게 한 독립운동가들과 위인들의 이야기를 잊지 말고 기억하자. 이분들을 삼일절이나 광복절 때만 잠시 떠올릴 것이 아니라 곁에 가까이 두고 감사하는 마음을 간직하자는 것 이다. 4년 차에 접어든 지금, 비난은 수그러들었고 16명의 위인들이 피규어로 재탄생했다. 

올해는 뜻을 같이 하는 다양한 동료들과 협동조합을 꾸려 더 큰 그림을 그려보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김은총 위세임 대표를 서초동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김은총 위세임 대표가 안중근 의사 좌상을 들고 위인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백선기

 

▶ 위인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해외에서 11년간 지내다 귀국해 사업을 준비하면서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영웅’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 안 의사가 순국했을 당시 나이 30대 초반. 지금의 내 나이 또래다. 그를 비롯해 수많은 독립투사들이 젊은 청년층이었다. 유관순 열사는 더 젊었다. 지금으로 치면 고교생 신분이었다.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목숨을 바치게 한 걸까. 나도 살아감에 있어 가치를 추구한다면 독립운동가들처럼 멋있는 사람들의 이름과 이야기가 잊히지 않도록 세상에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위인프로젝트 1호는 뮤지컬 <영웅〉의 주인공인 안중근 의사 좌상이었다. 이후 평균 월 1회꼴로 유관순 열사, 김구 선생, 이봉창 의사, 윤봉길 의사 등 16인의 피규어를 완성했다.

 

지난 주 성공리에 펀딩을 마친 권기옥 독립운동가 피규어. 그는 한국 최초의 여성 비행사로 비행기를 타고 조선총독부를 폭파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었다.

독립운동가와 어벤저스는 닮은꼴

 

▶ 다양한 콘텐츠 가운데  피규어를 선택한 이유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기존 방식이 너무 엄숙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젊은 층들은 마블 영화나 피규어 수집을 좋아한다. 나 역시 피규어와 레고 수집을 좋아한다. 

독립운동가 이야기를 마치 마블 영화 어벤저스처럼 풀어 가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 독립운동가들은 어벤저스와 많이 닮았다고 생각한다. 한국판 어벤저스를 목표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위인들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해 보려고 한다.

지금은 피규어 제작과 독립운동가들을 주제로 한 전시와 아트워크 제작에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 미국 마블사의 어벤저스 시리즈처럼 독립운동가 캐릭터로 애니메이션이나 웹툰·굿즈·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 형태로 소비하는 것이 꿈이다. 

 

엄숙주의에서 벗어나 현대적인 감각이 덧붙여진 독립운동가 특별전시회 '그날을 잇다'. (2019. 홍대 갤러리 위안)

 

펀딩 실패해도 절반의 성공

▶ 피규어는 인기 있나


피규어는 크라우드 펀딩으로 후원금을 모은다. 기획과 디자인은 위세임이 맡고 실물 제작은 작가들로 구성된 조이프렌즈와 제조업 전문업체인 가이아팩토리와 협업한다. 우리의 미션 중 하나가 아티스트들과 생산자들이 공생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이다.

독립운동가들이 여럿 계시지만 피규어 제작은 대중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순서로 진행했다. 먼저 친숙해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2017년 기획한 1호 위인프로젝트는 안중근 의사 좌상이었다. 크라우드 펀딩 시작 2달 만에 2600만 원을 모았다. 

 

쌍권총을 든 김상옥 의사의 피규어. 김 대표는 " 일본순사와 서울시내에서 4시간 동안 400대1로 맞서며 총격전을 벌이는 김 의사의 모습을 상상하며 그려냈다" 고 전했다. 김 의사는 "자결하여 뜻을 지킬지언 정, 적의 포로가 되지는 않겠다"는 평소의 소신 대로 자결로 그 명성을 드높였다.

 

피규어는 3D프린터 출력, 레진 복제 과정을 거쳐 완성도 높게 제작됐다. 개당 가격이 11만~12만 원 선이다. 피규어 특성상 소장 가치를 높이기 위해 품목당 300개 한정판으로 생산하고 있다. 안중근 의사 좌상은 이미 단종 됐고 수집가들 사이에 웃돈을 얻어 매매가 이뤄지기도 한다. 4월에도 라인별로 소량 생산이 계획돼 있다. 

모든 펀딩이 꼭 성공하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얻는 것이 없는 건 아니다. 펀딩 페이지에는 독립운동가들의 치열한 삶이 기록돼있다. 많을 때는 페이지뷰가 7000건이 된 때도 있다. 꼭 후원을 하지 않아도 된다. 몰랐던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읽어 주는 것만으로도 절반의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위인프로젝트를 후원하는 한 기업가가 보내온 사진.  그는 위세임에 보낸 이메일에서 "회사 출입구에 작은 전시 공간을 마련해 놓았고 출근할 때 마다 묵념을 올리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 밖에도 전시회와 아트워크, 영상 등 보다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방법으로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전하려고 한다. 성수동에서 독립운동가를 주제로 한 코리안 레지스탕스 특별전에는 젊은 대학생을 포함해 500명이 왔다 갔다.

 

펀딩 후원금 독립운동가 후손들에게 전달

▶ 수익금은 어디에 쓰이나


위인프로젝트는 순수익의 10%를 독립운동가분들의 후손들에게 전달한다. 대상자는 지인들로부터 추천을 받는다. 지금까지 유관순열사의 조카 유장부님과 의열단 김상옥의사 직계 후손 분 등 5분의 독립운동가 후손들에게 총 300만 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이 가운데는 비서훈 독립운동가분들의 후손도 있다. 이분들의 사연을 들으면 안타깝다. 조금이라도 힘이 돼드리고 싶은 심정이다.

국가로부터 독립운동가임을 인정을 받으려면 기록이 잘 보존돼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전쟁을 거치면서 유실된 기록물도 많다. 서훈 신청자가 기록물을 보관하고 있더라도 이를 입증할 또 다른 기록물이 있어야 비로소 보훈처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 있다. 그 길은 매우 지난하고 험난하다.

 

뜻 맞는 사람들끼리 협동조합 설립 구상 중

▶ 힘들지 않나


나 혼자서는 힘들 수 있다. 고맙게도 위인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독립운동가들의 뜻을 알리는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위세임은 2017년부터 연 1회 독립운동가 특별전시회를 연다. 전시회에는 독립운동가의 삶을 기록하는 일에 관심있는 작가들이 동참한다. 

독립운동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정상규 작가를 비롯해 그라피티 작가로 유명한 레오다브크루, 독립운동가들의 영상을 담아온 도화지 팀, 백범 김구 선생님의 증손자이신 김용만 단장이 대표적이다. 그런 한 분 한 분이 프로젝트를 통해 서로 기억해 주고 힘을 실어주고 도움을 주고받는 것이 이 작업이 주는 또 하나의 매력이다. 

현재 계속적인 모임을 갖고 있고 힘을 모아 한번 제대로 일해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돼가고 있다. 아티스트, 사업가, 작가, 독립운동가 후손, 오퍼레이터 등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만들어보려고 구상 중이다. 

피규어 제작은 단지 독립운동가뿐 아니라 이순신 장군 같은 위인도 포함된다. 곧 세종대왕 피규어도 출시될 예정이다./사진=백선기

 

좋은 일을 하기 위해 딴짓을 하다

▶ 위세임 사무실은 영어학원 건물 3층에 자리 잡았다. 처음엔 번지수를 잘못 찾은 줄 알아 당황스러웠는데..

현재 어학원을 운영하고 있고 창업진흥원에서 예비창업자들을 위한 전담 멘토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 밖에도 지자체나 대학교 등에서 불러주면 전국 어디든 달려간다. 홀로그램 분야에서도 나름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외주 용역도 수행한다. 

피규어 제작은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크라우드 펀딩으로 자금을 마련하지만 그 외 나머지 활동들은 자비로 진행한다. 돈을 정말 열심히 벌어야 하는 이유다. 지난 3년간 못해도 3000~4000만 원은 쓴 것 같다. 

스타트업 위세임은 아직 독자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 타수입이 없었다면 이어지지 못했을거다. 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지속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다른 일을 많이 한다. 어학원은 다소  생뚱맞을 수도 있지만 위인프로젝트를 이어가기 위한 다양한 방법 중 하나이고 난 어느 것도 가리지 않는다. 위세임이 수익을 내는 구조가 될 때까지 버텨야 한다. 

 

▶ 김 대표가 생각하는 애국이란

독립운동가 피규어 앞에 앉아 있는 김은총 대표. 회사명인 위세임은 위아더세임(We're the same)의 줄임말로 '위인들과 우리는 아주 동떨어진 세계에 속한 다른 사람들이 아니다'라는 뜻을 품고 있다.

 

거창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다. 학생은 학교생활에 충실하고 사업가는 사업을 잘해 세금을 잘 내고, 군대에 가야 하는 청년들은 군대 잘 가고 유권자들은 투표권을 제대로 행사해야 한다. 각자의 본분에 맞게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한다면 이것이 바로 나라사랑 아닐까.
 

사진제공= 위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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