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로운넷 = 이화종 기자
현대백화점이 현대지에프홀딩스의 현대홈쇼핑 공개매수에 참여해 625억원 규모의 주식매각 대금을 거둬들였다. 지난 24일 현대백화점과 일반주주는 안분비례에 따라 53.5%씩 매도하며 공개매수를 마무리했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이달 3일 현대홈쇼핑 지분의 25%(300만주)의 공개매수를 위한 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하고 일반주주들에게 매각기회를 알렸다.
매수가격은 주당 6만4200원으로 신고일 전 영업일 직전 3개월 간의 가래량을 산술평균한 주가(4만6234)원에 39%의 할증을 적용했다.
현대홈쇼핑은 30일 오후 2시20분 기준 5만5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어 공개매수가에 비해 20%가까이 낮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현대지앤에프로서는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었다.
일단 일반투자자들에게 시가를 상회하는 매수가를 제시해 차익실현의 기회를 줬다는 점에서 주주가치 재고에 충실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좀더 긴 안목으로 보면 현대지엔에프에게도 이득인 결정이었다. 지난해 세제 개편으로 지분율이 50%를 넘기면 법인주주가 받아가는 배당소득에 대해 100%익금불산입돼 배당소득세를 따로 내지 않아도 된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현대홈쇼핑의 지분율을 50.01%로 끌어올렸다. 지주회사의 행위제한요건인 30%를 훌쩍 넘겼을 뿐 아니라 상당한 절세효과까지 기대된다.
현대홈쇼핑은 올해부터 3년간 별도기준 영업이익의 30%이상을 배당에 쓸 계획도 매력포인트다. 지난해 현대홈쇼핑의 영업이익은 449억원으로 계획대로 배당이 이뤄지고 지난해보다 실적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현대지앤에프는 3년간 매년 150억원 이상의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지금보다 주가가 오르지 않아 276억원 정도 손실이 유지되더라도 두해만 지나면 배당으로 손실이 커버된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또한 현재 업황이 악조건인 것을 감안하면 주가가 상승할 여지도 충분히 있다.
이 부분은 매도를 하지 못한 일반주주들과 투자자들에게도 매력이다. 현대홈쇼핑의 최근 5년간 배당성향은 27.1%로 2017~2018년의 14.8%에 비하면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또한 현대홈쇼핑은 한섬, 현대퓨처넷, 현대L&C를 자회사로 두고 있어 최근의 불황을 견뎌낼 저력도 있어 보인다.
지난 4월 3일 NH증권은 현대홈쇼핑에 대해 '높아진 주주환원에 주목'이라며 투자의견 'BUY'를 제시하고 목표가를 6만5000원으로 잡았다.
주영훈 NH증권 애널리스트는 "본업에 해당하는 홈쇼핑 부문 취급고는 전년동기 대비 2% 감소할 것으로 전망"이라면서도 "자회사 현대L&C의 영업이익이 27억원으로 흑자전환한 것으로 추정되고 원재료 가격 안정화에 따른 원가부담 완화가 이뤄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리포트가 나온 4월 초 기준 현대홈쇼핑의 전체증권사 평균 목표가는 7만1000원이다. 애널리스트들이 보기에는 아직 현대홈쇼핑의 주가가 저평가 돼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본지>에 "현대홈쇼핑은 '회장님과 이해관계를 함께하는 주식'이라는 점에서 장기투자자들에게 여전히 매력 있는 종목"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당연하게도 주주가치 제고는 기업의 의무이자 목적이기도 하다"라면서 "한국의 독특한 재벌경영 시스템은 오너의 이익을 챙기는데 인색하지 않으며 대기업집단의 오너야 말로 전형적인 장기투자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