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의 미래⑤] '도시에서 마을로' 지속가능한 공동체 꿈꾼다
[로컬의 미래⑤] '도시에서 마을로' 지속가능한 공동체 꿈꾼다
  • 이로운넷=최범준 인턴 기자
  • 승인 2019.09.20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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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은진 공유를위한창조 대표 "마을공동체, 커뮤니티와 비즈니스로 지속가능해야"
도시 안 사람에 주목, 해외경험 등 마을활동 계기
부산 이바구캠프 이어 거제 장승포에서 마을만들기 진행 중
사회적경제 미디어 <이로운넷>이 개최한 ‘2030 세이가담-로컬, 가치를 담은 미래’ 컨퍼런스에서는 사회적경제가 앞으로 고민해야 할 가치로 '지역'을 조명했다. 서울을 비롯해 부산, 울릉도, 강원도 등 전국 각지에서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콘텐츠로 활동하는 이들을 통해 지역의 가능성을 다시 확인했다. 본지는 이번 컨퍼런스를 시작으로 지역에 기반해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고 만들어가는 로컬크리에이터들을 연속으로 조명해 본다.

 

박은진 공유를위한창조 대표, 부산 이바구캠프 대표를 겸했다.

“도시계획을 전공했어요. 도시라는 큰 범위를 공부하다가 사람들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면서 작은 단위 계획들, 마을만들기를 알게 됐죠.”

이바구캠프 조성에 참여해 대표직을 수행한 박은진 이바구캠프 전(前) 대표가 지역에 발을 내딛은 이유다. 이바구캠프는 부산시 동구 초량동에 있다. 부산역에서 차로 10여 분 거리에 있는 마을로, 이바구캠프 조성은 부산역 유라시아플랫폼 사업 중 하나였다. 부산유라시아플랫폼은 전국 제1호 도시재생 경제기반형 국가 선도사업으로 이달 19일 개관했다.

전체사업 중 소규모 사업에 속했던 이바구캠프는 박 전 대표를 포함해 청년들과 마을주민들이 함께 도시민박촌 조성을 시작으로 2016년 8월 문을 열었다. 이바구는 지역 방언으로 ‘이야기’를 뜻한다.

부산역 유라시아플랫폼에 붙은 ‘전국 제1호’ 수식이 보여주듯, 도시재생이 전국적 화두로 떠오르기도 전 이바구캠프가 문을 열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박 전 대표는 “이바구캠프에 쏠린 시선과 관심은 마을주민들과 청년들이 내부 단합력을 높이는 원동력이 되어 이바구캠프를 더 잘 꾸려가는데 촉매제 역할을 했다”며 “도시재생사업 초기에 자리를 잡다 보니 주목도가 높았는데, 운이 따라줬다”고 회상했다.

부산 동구 초량에 있는 이바구캠프 전경, 부산역에서 차량으로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마을만들기 보완을 위해 탄생한 ㈜공유를위한창조

박 전 대표는 현재 이바구캠프 대표직을 내려놓고 공유를위한창조를 이끌고 있다(이하 박 대표). 공유를위한창조는 이바구캠프 조성 당시 참여했던 활동가 조직으로, 2014년 7월 설립돼 올해 7월 국토교통부 예비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이곳이 탄생한 배경에는 부산에 일었던 마을만들기 운동이 주요한 역할을 했다. 다른 지역보다 먼저 마을만들기 활동이 진행되니, 경험 부족에 따른 부작용도 생겨났다. “마을만들기 프로젝트의 사업 방향을 놓고 갈등이 벌어지기도 했고, 공공자산 사유화, 수익사업 실적 저조 등 문제들도 생겼어요. 이를 보완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있었죠.”

이 같은 문제에 ‘사업을 해본 당사자들의 도움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공유를위한창조가 만들어졌다. 현재 5명이 함께하는 공유를위한창조는 도시재생사업, 주민교육, 컨설팅, 연구용역 등을 진행한다. 박 대표는 기업 설립 초기부터 조직과 함께하고 있다. 그가 마을활동을 시작하고, 공유를위한창조 참여를 결정하는 데는 아일랜드에서 보낸 1년간의 경험이 배어있다.

공유를위한창조에는 박은진 대표를 포함해 5명이 함께하고 있으며 올 7월 예비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아일랜드 캠프힐, 아일랜드에서 발견한 ‘마을 공동체’

도시계획을 전공했던 박 대표는 큰 범주인 ‘도시’ 속 ‘사람’들에 주목했다. “도시계획 상에서 선을 긋는 간단한 문제가 사람들에게는 재산권이 오가는 등 큰 문제에요. 도시계획을 한다지만 실제 현장에 거주하는 분들은 이런 일들을 알까 하는 의문이 들었죠.” 공부를 하며 생긴 관심은 ‘작게 보는 일’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했다. 졸업을 앞두고 1년간 거주했던 아일랜드 캠프힐 경험도 마을 공동체, 커뮤니티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데 한 몫했다.  

아일랜드 캠프힐에서는 장애인, 비장애인과 어울려 살며, 대소사를 함께 나누는 등의 마을 커뮤니티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만족스러웠던 당시의 경험은 곧 “‘동네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평생 살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설계회사 등 전공을 살려 취직하는 친구들과 길을 달리해 마을만들기를 시작한 배경이다.

아일랜드 캠프힐 커뮤니티. 박 대표는 "아일랜드 캠프힐 경험이 마을활동을 하는데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거제 장승포에서 이어가는 공동체 만들기

박 대표와 공유를위한창조는 부산 이바구캠프에 이어 거제 장승포에서 마을만들기를 이어가고 있다. 거제 원도심이었던 장승포는 문화예술회관, 역사유적 등 역사와 문화를 많이 품고 있는 지역이다.

“관광, 상업지역으로 장승포를 바라봤지만, 거주 기능을 우선하는 지역민 목소리 등 외부에서 바라봤던 바와 다른 시선들도 존재했어요. 처음에는 주민들의 경계도 있었지만 지금은 ‘왔나~’하면서 반겨주세요. 기간을 두고 지역민과 이야기 하면서 천천히 방향을 잡아가려고 합니다.”

공유를위한창조는 현재 ‘Second Hometown’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귀향·귀농 등을 생각해도 마땅한 연고 지역이 없어서 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아요. 그런 분들이 이곳에 내려와 생활하고, 하고자 하는 일들을 도모해 볼 수 있는, 제 2의 고향으로 만드는 작업이에요.” 박 대표는 “거제시가 자연환경 등 관광자원이 많고, 소비 여력도 있어 다양한 시도를 해보기 좋은 도시”라고 말한다.

마을만들기와 커뮤니티, 지속가능성 늘 생각해야

공유를위한창조는 최근 장승포에 커뮤니티라운지 공간을 조성했다. 앞으로도 어느 정도는 민간 영역에서 프로젝트를 이어갈 계획이다. 마을을 만드는 일은 행정조직과 나눌 수 없지만, 민간 스스로 지역자산을 쌓고, 역량을 강화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박 대표는 “거점시설을 활성화하되 관련 시설들을 왜 만들고, 어떻게 운영할 건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점 공간들이 잘 운영돼야 지역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고, 새로운 비즈니스도 발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장승포에 마련한 커뮤니티라운지, 공유를위한창조는 이곳에서 마을사람들과 만나고 새로운 비즈니스도 발굴할 계획이다.

“예전에 활동하던 분들은 마을활동으로 돈을 번다는 걸 죄악시 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지속가능해야 마을 활동도 이어갈 수 있어요. 먹고 사는 문제잖아요. 어떻게 지속가능하게 이어갈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해요. 이번에 만든 커뮤니티라운지 공간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이야기도 나누면서 커뮤니티와 비즈니스가 공존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나갈 생각입니다.”

 

사진. 공유를위한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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