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지 말고 엄마가 직접 할 수 있는 일을 한번 찾아봐“
에듀툴킷디자인연구소 김성희 대표(이하 에듀툴킷)는 막내 아들의 고등학교 입시를 거치며 한국 교육이 변해야 한다고 느꼈다. 첫째 딸이 말해준 ‘직접 해보라’는 말이 큰 동기부여가 됐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15년 간 자녀 양육에 전념해왔던 김 대표는 2016년 초 상상우리에서 주관한 '에듀툴킷 디자이너 양성과정' 2기 과정에 문을 두드렸다. 에듀툴킷은 교육(Education)과 교구를 뜻하는 툴킷(Tool-kit)을 합친 말이다. 교육을 위해 만든 물건이나 도구를 뜻한다. 2기 과정을 함께한 6명이 모여 2016년 5월, 에듀툴킷디자인연구소가 탄생했다. 같은 해 9월 여성기업인증을 받았고, 2017년 11월에는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됐다.
김 대표는 자녀 양육에 전념하기 전까지 ‘원자력’ 회사에 다녔다. 가족이 미국으로 옮겨가면서 직장을 그만두게 됐다. 그는 “미국에서 현지 엄마들에게 ‘귀동냥’하며 아이들을 키웠다”며 "다양성을 인정해주는 교육풍토와 미국의 공동육아를 경험할 수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에는 중국 상해에서 국제학교를 경험하기도 했다. 당시 30개가 넘는 국가에서 모인 아이들이 참여하는 행사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등 한국과 외국을 오가며 알게 모르게 다양한 ‘교육’을 체험할 수 있었다. 기존에 일했던 원자력 분야와 동떨어진, ‘교육’ 관련 일을 시작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에듀툴킷 디자이너 양성과정 1기 과정을 수료한 직원과 상상우리를 통해 알게 된 직원이 함께하고 있다. 설립 당시 직원들은 태스크포스팀(TFT)으로 개별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함께 하고 있다.
툴킷의 핵심은 교육목표를 담는 일
툴킷은 기획회의, 프토로타입, 디자인, 제작을 차례로 거쳐 만들어진다. 툴킷 제작에는 보통 교육공학자, 디자이너, 콘텐츠 전문가 등 6~7명이 모인다. 주제에 맞는 정보를 모으고, 어떤 용도로 쓰이는지, 툴킷을 통해 전하고 싶은 교육목표가 무엇인지, 그에 맞는 툴킷 유형은 무엇인지 등을 함께 논의하며 방향을 잡는다. 이후 프로토 타입을 제작해 수정보완을 거친 후 디자인, 제작까지 이어진다.
김 대표는 “에듀툴킷은 맞춤형 교구기 때문에 학습자와 교수자의 학습목표를 끝까지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보드게임으로 생각하지만 툴킷을 체험해보면 교육목표를 명확히 인지하고 차이를 이해한다”고 툴킷과 보드게임의 차이를 설명했다.
에듀툴킷은 툴킷을 체험하고 각자 가진 콘텐츠로 툴킷을 만들어보는 교육프로그램과 기존 툴킷을 활용해 강사로 활동할 수 있도록 양성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에듀툴킷에서 운영중인 교육 과정에도 자기 콘텐츠와 교육목표를 명확히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이 찾아오는 편이라고 말한다.
김 대표는 체험을 통해 실제 툴킷 제작까지 이어진 경우로 노원환경재단 사례를 꼽았다. "처음에는 ‘게이미피케이션’ 관련 내용을 진행했는데, 툴킷을 접한 후 흥미를 느껴 교육까지 진행했다"며 “환경이라는 자체 콘텐츠가 명확하고 관련 교육활동까지 이미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일회용품, 분리배출, 에너지제로 중 에너지 관련 아이디어는 ‘우리집 발전소’라는 이름으로 실제 제작까지 이어졌다.
최근에는 ‘소셜솔루션’ 툴킷을 개발했다. 소셜솔루션은 50+중부캠퍼스, 상상우리, 퍼실리테이션센터 등과 함께 양성 중인 ‘사회혁신 퍼실리테이터들’이 사용할 수 있는 툴킷이다. 사회혁신 퍼실리테이터는 일반 퍼실리테이터와 달리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점을 둔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메이커스 구축해 한국의 D스쿨 꿈꾼다
김대표는 툴킷프로그램이 “디지털 영역까지 확장돼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 음악 교육을 위해 클래식 곡을 재생할 수 있는 툴킷 제작 문의가 오기도 했다. 이 외에도 발달장애인에게 무용을 가르치는 데 필요한 시청각 교구, 금융 교육에 필요한 VR 기술 등 디지털 영역을 접목한 다양한 툴킷 수요가 생겨나고 있다. 에듀툴킷은 이를 위해 디지털 제작이 가능한 직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그는 기존 아날로그 툴킷에 더해 앞으로는 디지털 기반 툴킷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
제작과정의 유연함도 개선해야 할 점이다. 김 대표는 “툴킷을 제작할 때 수량이 적을수록 오히려 단가가 비싸진다”며 “3D프린팅, 레이저커터 등 메이커스페이스를 구축해 이 문제를 풀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많이 시도하고 많이 실패해야 좋은 툴킷이 나온다”며 기획을 거친 후 메이커스페이스에서 프로토타입을 바로 만들어 볼 수 있다면 경제, 환경, 교육 등 다양한 툴킷들을 계속 시도해 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
최종 목표는 '한국의 D스쿨'이다. D스쿨은 스탠포드 디자인 스쿨로 디자인을 통해 혁신과 창조를 가르치는 학교를 말한다. 앞서 언급한 메이커스페이스도 D스쿨로 진화하기 위한 중요 과제 중 하나다. 김 대표는 “툴킷은 일상에 있는 재료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고, 아이디어 발굴이나 교육 효과 극대화에 도움이 많이 된다”며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활동할 것이라 생각하고, 에듀툴킷도 한국의 D스쿨을 목표로 조금씩 성장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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