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장을 내민 ‘청년’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작은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발전시키기도 하고, 지역 단위에서 새로운 활동을 통해 마을을 활성화하기도 한다. 다른 사람이 만들어준 길이 아닌, 스스로 인생의 길을 찾아 나선 많은 청년들의 이야기가 공유됐다.

25일 방송된 EBS ‘CLASS e’에서는 김인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원장이 ‘청년, 사회적경제의 중심’을 주제로 여덟 번째 강연을 펼쳤다. 김 원장은 “청년들은 실패하더라도 손뼉 쳐주고 다시 일으켜줄 친구와 선배, 지원군과 어른들이 많다”며 “지금 이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청년이 있다면 도전장을 내밀라고 말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25일 방송된 EBS ‘CLASS e’ 제8강 ‘청년, 사회적경제의 중심’에서 강연하는 김인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장./사진제공=EBS ‘CLASS e’ 방송 화면 갈무리
25일 방송된 EBS ‘CLASS e’ 제8강 ‘청년, 사회적경제의 중심’에서 강연하는 김인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장./사진제공=EBS ‘CLASS e’ 방송 화면 갈무리

김 원장 역시 40대 초반 사회적기업 ‘우리가 만드는 미래’를 만들어 8년간 운영해본 경험이 있다. 우리나라 여성들이 결혼과 육아를 거치며 경제활동을 포기하는 것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경력단절 여성이 다시 일할 수 있도록 다양한 학습과 활동을 제공했다. 그는 “연령대에 따라 자신이 주목하는 사회문제와 풀어가는 방식이 달라질 것”이라며 청년 세대가 주축이 돼 성장한 사회적경제 기업의 사례를 소개했다.

먼저 2007년 사회적기업 육성법 제정과 함께 시작한 1세대 ‘노리단’이 있다. 버려지는 폐기물로 악기를 만들어 연주하고 직접 작사·작곡도 하며, 온몸으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예술단체다. 단원들은 “어른이 돼서도 지금처럼 즐겁게 놀면서 동시에 경제적 자립도 하고 싶다”는 바람으로 노리단을 설립했고, 각종 공연과 워크숍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국내 지역은 물론 일본으로도 모델을 확산했다.

재활용을 바탕으로 사회적 활력과 지속가능한 즐거운 디자인을 지향하는 1세대 사회적기업 '노리단'./사진제공=EBS ‘CLASS e’ 방송 화면 갈무리
재활용을 바탕으로 사회적 활력과 지속가능한 즐거운 디자인을 지향하는 1세대 사회적기업 '노리단'./사진제공=EBS ‘CLASS e’ 방송 화면 갈무리

또 다른 기업으로 전남 목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괜찮아마을’이 있다. 수도권으로 인구가 몰리며 지역소멸 문제가 커지고, 도시 청년들은 고향을 잃어버리는 상황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다. ‘고향 같은 곳, 실패해도 다시 찾고 싶은 곳, 쉬고 싶을 때 가고 싶은 곳’을 기치로 청년들을 괜찮아마을에 모으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직접 지역을 경험한 청년 중 일부는 목포에 머물면서 카페·식당·서점·갤러리를 열고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기도 한다.

전북 완주의 ‘씨앗(C.Art)’도 유명한 사례다. 로컬푸드 1번지로 알려진 완주는 외지인에게 너그러운 문화 덕분에 많은 청년이 들어왔다. 씨앗은 문화를 매개로 청년과 지역 자원·사람을 연결하는 중계 플랫폼이자 커뮤니티 공간으로, 청년들이 결정한 방식대로 운영된다. 이처럼 청년들이 공동체를 이루는 움직임은 전국으로 확대돼 경북 의성, 강원 정선·하동에서도 진행 중이다.

김 원장은 “이곳에 사는 청년들은 공통으로 사람을 중시하고 관계를 소중히 생각하며, 무엇보다 이 일을 하면서 즐겁게 산다는 특징을 보인다”라며 “앞일이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지만, 현재가 즐겁기에 풍부한 미래를 함께 꿀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2009년부터 매년 지원해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를 키우는 '소셜벤처 경연대회'를 통해 많은 사회적경제 기업이 발굴됐다./사진제공=EBS ‘CLASS e’ 방송 화면 갈무리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2009년부터 매년 지원해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를 키우는 '소셜벤처 경연대회'를 통해 많은 사회적경제 기업이 발굴됐다./사진제공=EBS ‘CLASS e’ 방송 화면 갈무리

좋은 아이디어로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청년 개인들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아이디어를 발전해 실현하고자 하는 대표적인 기회의 장이 ‘소셜벤처 경연대회’다. 2009년부터 매년 진행돼온 대회를 통해 저소득층 청소년을 위한 온라인 교육 플랫폼 ‘공신닷컴’, 장애인·노인 등 이동에 불편을 겪는 사람들의 여행을 돕는 ‘두리함께’ 등 많은 사회적경제 기업이 탄생했다.

또한 이러한 기업 간의 연대를 통해 함께 일하는 공간이 만들어지고 생태계를 넓히는데, 서울 성수동의 ‘헤이그라운드’가 모범적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이곳에는 세상 모든 아이들이 자신의 속도로 교육받을 수 있도록 돕는 ‘에누마’, 취약계층 청소년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학생독립만세’, 소규모 온라인 업체의 물류와 배송을 지원하는 ‘두손컴퍼니’ 등이 입주했다. 

이들은 협력을 통해 공동 사업의 기회를 얻거나 상호 고객이 되기도 한다. 나아가 육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 투자를 통해 어린이집을 짓기도 한다. 일과 생활이 양립될 수 있도록 기업 활동뿐만 아니라 생활의 생태계까지 협업의 범위를 넓혀가는 것이다. 

김 원장은 “세상의 변화는 거창한 일이 아니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한다”라며 “세상을 바꾸는 체인지메이커의 꿈이 있는 청년이라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라고 당부했다.

한편, EBS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함께 준비한 강연 프로그램 ‘위기 시대의 경제학, 사회적경제’는 오는 27일까지 총 10회 연속 방송된다. 매주 월~금요일 오전 5시 30분 EBS 1TV, 오후 10시 20분 EBS 2TV에서 전파를 탄다. 온라인 ‘CLASS e’ 홈페이지에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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