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도가 상승해 빙하가 녹아 먹을 것도, 삶의 터전도 잃어버린 북극곰은 얼마 지나지 않아 멸종될지도 모른다. 떼죽음을 당한 물고기들의 배를 갈라보면 미세 플라스틱이 잔뜩 들어있고, 쓰레기로 인해 해양생물들이 집단으로 병들거나 죽고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있다. 이 모든 징후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반복해서 경고해온 ‘기후위기’의 처참한 결과다.

26일 방송된 EBS ‘CLASS e’에서는 김인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원장이 ‘지구를 지키는 행동의 힘’을 주제로 아홉 번째 강연을 펼쳤다. 김 원장은 “자연생태계가 온전하게 보존되고 유지되지 않으면, 우리가 필요해 침탈했던 자연 생태계로 인해 인간이 습격받는 상황 벌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26일 방송된 EBS ‘CLASS e’ 제9강 ‘지구를 지키는 행동의 힘’에서 강연하는 김인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장./사진제공=EBS ‘CLASS e’ 방송 화면 갈무리
26일 방송된 EBS ‘CLASS e’ 제9강 ‘지구를 지키는 행동의 힘’에서 강연하는 김인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장./사진제공=EBS ‘CLASS e’ 방송 화면 갈무리

지구를 지키기 위해 직접 행동에 나선 전 세계 젊은 세대의 사례가 소개됐다. 먼저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2018년 현재의 어른들이 미래의 자산을 망치고 있다고 외치며 동맹 휴학에 나선다. 이듬해 여기에 160개 넘는 국가의 청소년들이 동참하고, 툰베리는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로 꼽히고, 노벨평화상 후보에까지 오른다.

2019년 총선에서 당선된 미국 연방 하원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도 30대 초반의 젊은 여성이다. 그는 ‘그린뉴딜’ 정책을 전면에 내걸고 “2030년까지 미국의 온실가스 탄소배출을 제로로 한다”는 목소리를 내며 열광적 지지를 받는다. 국내에서도 올해 3월 청소년들이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소극적이다”라며 헌법재판소에 기본권 침해에 관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올해 전 세계로 확산한 코로나19를 계기로 기후변화의 위기는 더욱 실생활 안으로 파고든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진행되며 배달량이 급증해 택배 노동자들이 과로로 사망하는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온라인 수업으로 학교에 가지 못하는 취약계층 아이들이 돌봄·교육 공백에 시달리기도 했다. 김 원장은 “감염병에 대한 치료제나 백신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근본적인 극복법이다”라고 강조했다.

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해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RE100’ 캠페인에 동참하는 국내외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사진제공=EBS ‘CLASS e’ 방송 화면 갈무리
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해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RE100’ 캠페인에 동참하는 국내외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사진제공=EBS ‘CLASS e’ 방송 화면 갈무리

탄소배출을 줄이겠다는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실행’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생산을 늘리고 △화석에너지 사용을 줄이며 △버려지는 자원을 재활용·재사용해야 한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관련 산업과 시설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기업이 환경친화적으로 운영되도록 법·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기업의 노력도 매우 중요한데, 최근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캠페인 ‘RE100’에 동참하는 곳이 늘고 있다. 애플·페이스북·MS 등 세계적 기업을 비롯해 SK 등 국내 기업도 가입했다. 개별화한 시민들의 실천도 빼놓을 수 없다.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재활용을 늘리며 친환경 제품을 골라 쓰는 등 지혜가 필요한 때다.

지구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사회적경제 기업의 다양한 움직임도 소개됐다. BTS가 들고 다닌 가방으로 유명한 ‘컨티뉴’는 폐차장에 버려진 자동차의 가죽시트를 업사이클링해 패션상품으로 탈바꿈하는 사회적기업‘ 컨티뉴’의 제품이다. 울산에서는 지역을 상징하는 동물 ‘고래’가 살기 좋은 바다를 만들기 위해 플라스틱 등 해양쓰레기를 수거해 실을 만들어 인형이나 에코백으로 만드는 사회적기업 ‘우시산’도 있다. 

'가방이 된 자동차'라는 카피로 유명해진 사회적기업 '컨티뉴'는 국내는 물론 유럽에서도 주목받고 있다./사진제공=EBS ‘CLASS e’ 방송 화면 갈무리
'가방이 된 자동차'라는 카피로 유명해진 사회적기업 '컨티뉴'는 국내는 물론 유럽에서도 주목받고 있다./사진제공=EBS ‘CLASS e’ 방송 화면 갈무리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기증해 필요한 사람에게 순환하는 사회적기업 ‘아름다운가게’와 서울 창신동 봉제공장에서 버려지는 자투리 천을 활용해 ‘제로웨이스트’ 디자인을 실현하는 ‘공공공간’도 있다. 서울 동작구 성대골마을에서는 마을 단위에서 학교와 주민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에너지 자립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한다.

김 원장은 “나는 지구를 위해 무엇을 할까를 고민한다면, 일단 버리는 걸 줄여야 한다”며 “가족들과 분리수거 실천 수칙을 만들어 자원화율을 높이는 노력도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가 조금 불편해지는 것이 소중한 미래 자산인 지구환경을 지키는 지름길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EBS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함께 준비한 강연 프로그램 ‘위기 시대의 경제학, 사회적경제’는 오는 27일까지 총 10회 연속 방송된다. 매주 월~금요일 오전 5시 30분 EBS 1TV, 오후 10시 20분 EBS 2TV에서 전파를 탄다. 온라인 ‘CLASS e’ 홈페이지에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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