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부평구에 위치한 인천평화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하 평화의료사협)은 일반 병원과 운영구조가 다르다. 주민이 함께 만들고, 자본을 모으고 경영하며 이용한다. 모든 결정권은 주민들에게 있다. 민주적인 운영 구조를 거쳐 자신들에게 필요한 사업을 추진한다. 의원, 한의원, 치과, 건강검진센터, 노인복지센터를 만들었다. 최근에는 지역통합돌봄팀을 만들었다. 고령화에 따라 의료와 결합된 복지 돌봄 사업을 확대하게 된 셈이다. 

평화의료사협은 지난 3월 부평구청과 부평형 지역사회 통합돌봄 추진 협약을 맺은 후 더 폭넓은 통합돌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통합돌봄이란 돌봄이 필요한 주민에게 주거, 보건의료, 요양, 돌봄, 독립생활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지역주도형 사회서비스정책이다. 노인, 장애인 등이 살던 곳에서 개개인의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누리고, 지역사회와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회적경제 조직도 지역사회 통합돌봄에서 신뢰를 바탕으로 공공성을 강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인천시사회적경제 청년공감기획단 2기 기자들이 지난 7월 9일 지역사회 복지의 실천 주체가 된 평화의료사협의 이원숙 전무이사와 조합사업부 나미영 부장을 만났다.

이원숙 전무이사(오른쪽)가 인천평화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2기
이원숙 전무이사(오른쪽)가 인천평화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2기

서로를 돌보는 것의 출발점, 스스로를 돌보는 것

이 이사는 지역사회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돌봄활동에 대해 “출발점은 조합원이 스스로의 건강을 지키고 건강자치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평화의료사협에는 건강 관리를 위한 소모임부터 취미 활동을 하는 소모임까지 다양한 소모임이 있다. 당뇨 모임, 체조 교실, 건강 교육의 후속모임으로 만들어진 갱년기 소모임 등이 그 예시다. 마을 사람들끼리 서로 힘을 주고 받는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건강증진의 일부가 된다. 고립되는 사람들이 많아진 코로나19에도 각자 매일의 일상을 공유하는 등 상황에 맞게 소모임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인천평화의료사협이 운영하는 어르신 대상 체조교실의 활동 모습. / 제공=인천평화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인천평화의료사협이 운영하는 어르신 대상 체조교실의 활동 모습. / 제공=인천평화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이웃을 돌보고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평화의료사협

“통합돌봄은 돌봄이 필요한 분들이 병원 대신 거주 지역에서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여러 도움의 손길입니다”

주민들은 건강문제에 관한 도움을 직접적으로 주고 받기도 한다. ‘건강리더’들이 인천 부개동과 일신동 일대에서는 적극적으로 마을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 있다. 교육을 따로 받은 지역 주민들이 의료인과 함께 도움이 필요한 주민을 발굴하고, 그들의 문제를 같이 해결해 나가는 것이다. 필요에 따라 의사, 작업치료사, 사회복지사, 약사 등 도움을 연결해준다. 이 이사는 ”거동이 불편해 난간이 없어서 외출하지 못하시는 분이 계셔서, 집을 수리하는 자원봉사자와 연결하고 목수 협동조합과 연계해 난간을 설치해드렸다”는 사례를 덧붙였다.

평화의료사협은 자유롭게 의료기관을 이용하기 힘든 주민들을 돕는 다른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자활센터의 취약계층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검진 및 치과 의료지원 사업, 발달장애인 건강관리사업 등이 이루어진다. 교육청과 업무 협약을 맺어 중도중복장애 학생들의 학교 생활에서 그들을 지원하는 특별건강관리 사업이 연계돼 이루어지고 있기도 하다.

인천평화의료사협의 방문진료를 하고 있다. /  제공=인천평화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평화의료사협의 지역사회 통합돌봄 서비스

평화의료사협이 시행하고 있는 ‘팀 기반 방문의료’는 의료인만 가서 왕진하는 시스템이 아니다. 돌봄이 필요한 주민 각자에게 필요한 것을 파악해 여러가지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의사부터 간호사, 사회복지사, 작업치료사, 약사, 건강돌보미 등이 팀이 돼 다학제적으로 한 사람의 건강 문제를 해결한다. 이 이사는 “이것이 지역사회 통합돌봄”이라고 강조했다.

평화의료사협은 올해 3월에 부평형 지역사회 통합돌봄 추진 협약을 맺었다. 이에 대해 이 이사는 “부평구와 연계한 이후 서비스 요구도와 만족도가 모두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대상자 수도 늘고 그만큼 요구되는 것도 많아지면서, 더 많은 자원을 필요로 하게 됐다”고 덧붙이며 연계되는 인력이 많아지고 주민 참여의 폭도 커지고 있음을 설명했다.

부평구와 협약을 맺은 이후 일반식을 먹기 어려운 주민에게 영양식을 제공하기 위한 ‘영양죽 배달 사업’도 크게 확대됐다. 또한 부평구 재가의료급여 시범 사업에 책임 의료기관으로 참여해, 장기 입원 중인 수급권자들이 퇴원 후 지역에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통합적인 돌봄을 제공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인천평화의료사협은 일반식을 먹기 어려운 주민을 위해 영양죽 배달 사업을 한다./ 제공=인천평화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지역 밀착형으로 일상생활에서 어려운 문제 해결하기

이 이사는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고 핵가족화된 사회에서, 수명만큼 건강수명이 연장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일상생활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지역사회 돌봄 체계의 구축”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지역밀착형 사업이 일어나지 않으면, 기존의 사회복지 서비스와 크게 다르지 못하면서 재원만 더 들어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필요로 하는 여러 분야와 여러 사람이 결합한 폭넓은 돌봄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평화의료사협과 같은 사회적경제 조직이 제공하는 통합돌봄서비스가 갖는 강점은 가까운 곳에서 지역 구성원들의 요구 사항을 파악하고 지속적이고 효율적인 대처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 이사는 행정복지센터와 같은 관이 제공하는 돌봄서비스의 한계점에 대해 “시급한 일상생활의 문제를 해결할 때도 시간 지연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반면 사회적경제 조직은 바로 해결하는 것이 가능하다. 덧붙여 이 이사는 “민과 관의 유기적인 연계”가 필요하고 “이를 통해 필요한 서비스를 중복 없이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생활에 필요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서비스를 함께 제공해야 한다. “사회적경제의 특성 상 필요한 사업을 연계해 연대할 수 있다는 점도 통합적인 돌봄서비스에 긍정적인 요소가 된다”고 이 이사는 설명했다. 

청년공감기획단이 인터뷰를 마치고 이원숙 전무이사(오른쪽), 나미영 부장(왼쪽)과 기념 사진을 찍었다. / 사진=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2기
청년공감기획단이 인터뷰를 마치고 이원숙 전무이사(오른쪽), 나미영 부장(왼쪽)과 기념 사진을 찍었다. / 사진=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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