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협동조합(생협)은 지구와 사회, 개인의 유기적인 순환을 위해 친환경 유기농 제품 유통, 쓰레기 저감, 자원의 재활용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환경문제에 대한 심각성이 강조되면서 불필요한 쓰레기 배출을 막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을 실행하는 중이다. <이로운넷>이 생활에서 환경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생협의 고민을 들어본다.

“환경을 위해서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불편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당연히 불편하죠. 그런데 직원과 조합원(소비자) 모두 너무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세요.”

괴산자연드림파크는 소비자생활협동조합 아이쿱(iCOOP) 조합원들을 위한 상품을 생산하는 친환경 식품 클러스터다. 최대한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는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한다. 옷감에서 떨어지는 미세플라스틱을 줄이는 활동부터, 포장에 불필요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방식도 도입하고 있다.

괴산자연드림파크는 약 100만㎡(약 31만 4천평) 규모를 자랑한다.
괴산자연드림파크는 약 100만㎡(약 31만 4천평) 규모를 자랑한다.

굽이진 산길을 따라 오르다 보니 괴산자연드림파크가 눈에 들어왔다. “와아~”하는 탄성이 터졌다. 약 100만㎡(약 31만 4천평). 거대한 규모의 괴산자연드림파크는 13개 생산공방, 22개 문화지원시설, 4개 유통센터와 스포츠힐링센터로 구성됐다.

“김을 포장할 때 플라스틱 트레이가 꼭 있어야 하나요?”

"김이 전혀 부서지지 않았어요. 버릴 때도 깨끗하고요."

기존에 출시된 김 제품은 내용물이 부서질 수 있어 플라스틱 트레이(김을 담은 플라스틱 받침)를 동봉한다. 하지만 ㈜수미김은 플라스틱 트레이를 없앤 제품으로 승부를 보고 있다.

지난해에는 ‘2020년 자원순환 선도기업 대상’에서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처음 환경에 대한 고민과, 여행을 갈 때 편하게 가져갈 수 있는 제품을 고민하다가 플라스틱 트레이를 제거한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

하지만 이미 기존 포장방식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플라스틱 트레이가 없는 방식은 불편하지 않을까. 허선례 ㈜수미김 대표는 “플라스틱 트레이를 사용하지 않고도, 제품을 이용할 때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뜯는 방식을 바꿨다”고 말했다.

“보통 도시락 김은 플라스틱 트레이를 그릇으로 사용하잖아요. 저희는 불편하지 않게 드시라고 절취선을 만들었어요. 위생적으로 뜯어서 드실 수 있죠”

수미김 제품 뒷면에는 별도로 뜯는선이 디자인 돼 있다. 선을 따라 손으로 잡아 당기니 깔끔하게 열렸다. 익숙하지 않을 뿐, 큰 불편은 없었다.

허선례 수미김 대표는
허선례 수미김 대표는 "플라스틱 트레이를 사용하지 않고도, 제품을 이용할 때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뜯는 방식을 바꿨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수미김의 선물용 패키지 박스는 목재가 아니라 사탕수수찌꺼기 등으로 만든 박스를 사용한다. 박스 손잡이도 플라스틱이 아닌 종이손잡이로 제작했다. 코팅이 들어가 있지 않은 종이손잡이다. 허 대표는 “종이재질이다 보니 손잡이가 찢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손잡이를 두 개씩 사용하고 있다”면서 “그래도 찢어지는 경우에는 테이프를 붙이는데, 고맙게도 조합원들이 별다른 불평 없이 사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외에도 종이테이프를 사용하고, 비닐포장도 생분해 재질로 바꾸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희와 같은 시도를 하는 곳이 많지 않다 보니 비용이 많이 들더라고요. 그래도 환경분담금이라고 생각하면서 마진을 줄이고 도입하고 있어요.”

이로운베이커리는 옷감에서 떨어지는 미세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면100% 원단 작업복을 사용한다.
이로운베이커리는 옷감에서 떨어지는 미세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면100% 원단 작업복을 사용한다.

“미세플라스틱 줄이는 방법이요? 최대한 안 써야죠.”

괴산자연드림파크가 한눈에 펼쳐지는 곳에 위치한 이로운베이커리 공방. 이로운베이커리는 우리밀로 만든 제품을 생산, 판매한다.

이로운베이커리는 환경을 위한 실천을 위해 일상의 사소한 부분부터 점검하고 있다. 가장 먼저 찾은 것은 옷(의류)에서 떨어지는 미세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면 100% 소재의 작업복을 입는 것. 합성섬유로 만들어진 옷을 세탁할 때 미세플라스틱 조각이 떨어지는데, 이것은 바다를 오염 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이다.

현영애 이로운베이커리 공장장 역시 두껍고 부드러운 옷감으로 만든 작업복을 입고 있었는데, "미세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직접 주문제작 한 것"이라고 했다.

현영애 공장장은 “입고 있는 옷의 재질부터 바꾸자고 의견이 모아져서 공방을 시작할 때부터 직접 면 100% 작업복을 맞춰 전 직원들이 입고 있다”며 “옷감이 때가 많이 탈 수 있기 때문에 작업복을 여유롭게 제공하고, 세탁을 열심히 한다. 모든 직원들이 큰 문제없이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방에서 사용하는 집기도 전부 스테인리스로 사용한다. 플라스틱 집기들은 빨리 마모되기 때문에 금방 교체해야 하지만, 스테인리스 제품은 더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 공장장은 “우리 공방에서는 어쩔 수 없이 사용해야 하는 밀대와 주걱 외에는 스테인리스 재질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운 베이커리는 주걱과 밀대를 제외한 대부분의 집기를 스테인리스로 바꿨다.
이로운 베이커리는 주걱과 밀대를 제외한 대부분의 집기를 스테인리스로 바꿨다.

괴산자연드림파크 조합원(소비자)들이 내가 먹는 상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생산 공방을 둘러본 조합원들은 "건강을 위한 먹거리는 무엇이 다른지 알게 됐다”, “조합원으로서 개인과 사회, 환경의 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자부심을 느낀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아이쿱 관계자는 "앞으로도 괴산과 구례의 자연드림파크를 통해 소비자에겐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지속가능한 환경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자연과 산업이 공존하는 시스템을 바탕으로, 나와 이웃의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건강한 식품을 만들고 넓게는 우리 지구 환경에 혁신적인 실천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괴산자연드림파크 전경.
괴산자연드림파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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