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협은 환경을 위해 친환경 제품 유통, 쓰레기 줄이기, 포장재 재사용 및 재활용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왔다. 최근에는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확대 되면서 불필요하게 버려지는 것을 막기위해 노력한다.

<이로운넷>은 지난 3월부터 아이쿱·한살림·두레 등 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3대 생협의 활동을 취재했다. 오랫동안 이어진 생협의 자발적 노력을 응원하고 사회 전반적으로 환경보호 분위기를 확산하기 위해서다. '생협, 환경 살리기' 기획시리즈를 마무리하며 지난 15일 이로운넷 서울본사 회의실에 각 생협 대표자들이 모여 환경을 위해 나아갈 방법을 논의하는 특별 좌담회를 진행했다.

참가자(가나다 순)

김대훈 세이프넷지원센터장 (이하 김대훈)
김태열 한살림연합 기후위기대응팀장 (이하 김태열)
박성철 두레생협연합회 홍보마케팅팀장 (이하 박성철)

▶진행 = 박미리 이로운넷 선임기자

이로운넷은 지난 15일 아이쿱, 한살림, 두레 관계자들과 환경을 위한 생협의 역할을 논의하는 특별 좌담회를 진행했다. 박성철 두레생협연합회 홍보마케팅 팀장, 김대훈 세이프넷지원센터장, 김태열 한살림연합 기후위기대응팀장.(왼쪽부터 )
이로운넷은 지난 15일 아이쿱, 한살림, 두레 관계자들과 환경을 위한 생협의 역할을 논의하는 특별 좌담회를 진행했다. 박성철 두레생협연합회 홍보마케팅 팀장, 김대훈 세이프넷지원센터장, 김태열 한살림연합 기후위기대응팀장.(왼쪽부터 )

진행자 = 각 생협에서 환경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하는지 소개해달라.

김대훈 = 최근 아이쿱은 사람과 지구를 살리는 그동안의 노력을 ‘치유’로 확장해서 사업을 진행중이다. 유기농이나 좋은 식품을 통해 사람을 치유하는 것이다. 농약 등을 사용하는 농법을 친환경으로 회복시키며 자연과 생태계를 치유하는 것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지구 전체가 지속가능한 조건으로 회복하는 것이 치유의 방향이다. 현재는 ‘나와 이웃과 지구를 치유하고 힐링시키는 아이쿱생협’을 슬로건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이쿱은 플라스틱을 줄이고, 다시쓰고, 바꿔쓰는 활동을 하고 있다. 소비과정에서 발생한 플라스틱을 재활용 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괴산과 구례 자연드림파크에서 혼합플라스틱을 수거해 화분을 만들고 있다.

해양을 오염시키는 미세플라스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미세플라스틱에 오염되지 않은 식품 공급 ▲미세플라스틱 발생 차단 ▲미세플라스틱 저감 등 크게 세 축으로 나눠 활동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검사센터에서 모든 식품에 대한 미세플라스틱 오염여부를 검사한다. 또 엔지니어링 회사와 협업해 세탁수에서 미세플라스틱이 흘러나가지 않도록 중간 차단하는 장치도 연구개발 중이다. 현재 시제품이 나온 상태로, 세탁기 중간에 필터를 부착하면 미세플라스틱이 강이나 하수로 나가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는 효과를 검증하고 있다. 향후에는 이것을 사회로 확대하려는 계획도 있다. 세탁기 생산단계에서 의무적으로 장착할 수 있게 하는 정책활동도 계획중이다.

김태열 = 한살림은 친환경 농업을 통해 자연과 사람이 지속가능한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 해왔다. 화학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농산물을 생산해 환경 생태계와 인간이 지속가능한 공존을 유지하게 했다.

한살림에는 생태계와 공존하며 제품을 생산하는 생산자 중심주의가 남아있다. 그런 생산자들을 알아봐준 조합원들이 있었다. 조합원들은 생산 뿐만 아니라 소비과정에서도 자연과 공존이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일환으로 합성세제가 물을 오염시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폐식용유를 활용해 비누를 만들어 사용했고, 종이상자 재사용, 유리병 재사용 등의 활동을 진행해왔다. 한살림햇빛발전협동조합을 창립해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도 진행했다. 헌옷을 수거하고 해외에 수출해서 파키스탄 빈곤아동 교육을 지원하고 있으며, 우유갑(살균팩)·멸균팩 상시 수거-재활용 시스템도 도입했다. 이 외에도 75만 조합원과 함께 일상 음식물 쓰레기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을 막기 위해 ‘남은 음식물 제로(남.음.제로)’ 생활실천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박성철 = 두레는 ▲안전한 희망 먹거리 제공 ▲생활이 생명이다 등 크게 2가지로 나눠 사업을 진행했다. 말 그대로 안전한 먹거리를 조합원들에게 제공하겠다는 것과 우리 생활이 곧 생산자와 지역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최근에는 ‘기후위기를 넘어 힘내라 조합원 함께가자 생산자’를 슬로건으로 활동하고 있다. 기후위기는 내가 해결하지 않으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두레는 3년 전부터 자원순환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마이박스 캠페인을 들 수 있다. 택배로 제품을 주문하면 일반적으로 스티로폼 박스나 종이박스에 담아주는데, 마이박스 캠페인은 자신이 사용하는 박스를 문 앞에 놓으면 박스 안에 물건을 놓고가는 방식이다. 박스가 추가되지 않는다.

자원 재사용을 위해 지난해에는 아이스팩이나 비닐봉지, 에코백을 수거했다. 당시 4만~5만개의 아이스팩을 수거했는데, 대부분 재사용이 가능했다. 또 서울환경연합과 함께 작아서 재활용이 안되는 병뚜껑을 모아서 재활용하는 ‘병뚜껑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두레는 지역과 조합원이 함께하는 생협이다 보니 조합원들의 실질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이에 따라 ‘그린액션 챌린지’를 통해 세상을 바뀌기 위해 조합원이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박성철 두레생협연합회 홍보마케팅 팀장
박성철 두레생협연합회 홍보마케팅 팀장

진행자 = 각 생협이 환경을 위해 협업하면 좋을 만한 것이 있다면.

박성철 = 아무래도 현재 두레는 인프라 구축이 미흡하다 보니 인프라가 잘 된 곳과 협업하면 어떨까 한다. 예를들어 아이쿱이 혼합플라스틱을 재활용해 화분을 생산하는 활동이나, 유리병이나 플라스틱 재활용 활동 등을 함께하면 좋지 않을까 한다. 물론 비용이 들고 절차와 프로세스가 선행돼야 하지만, 가능한 부분에서는 협업한다면 좋지 않을까 한다.

김태열 = 유리병 재사용 사업에 대한 협력을 제안하고 싶다. 현재 한살림은 유리병 재사용을 진행하고 있지만, 효율이 크지 않다. 지난해 기준으로 41만병 정도 회수했는데, 계산해 보니 200만병 이상 회수해야 사업성이 나온다. 올해 200만병 회수를 목적으로 내부 시스템을 정비하고 적용 품목을 확대할 계획이지만, 갑자기 200만병으로 확대되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200만이라는 수가 최소기준이기 떄문에 적어도 300만~500만병의 유리병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연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확장해 유리병 재사용, 우유갑 멸균팩 수거, 헌옷 재사용 등이 가능한 설비를 갖추고 공동 사업체로 운영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생협은 물론 사회적경제기업들도 사업이 가능할 것이다. 특히 헌옷 재사용의 경우 재사용이 가능한 옷을 사람이 직접 골라야 하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로 연결될 수도 있다. 이처럼 사업을 함께하며 규모화를 이루면 사업적 성과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시스템을 공동자원순환센터로 운영하면 시민들이 자원을 재활용 및 재사용 하는 과정을 직접 견학하며 즐기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김대훈 = 협업을 하기 위해서는 생협과 협력하는 생산지와 시스템이 맞아야 한다. 예를들어 유리병 재사용의 경우 설비가 표준화 되고 호환이 돼야 가능하기 때문에 각 생협의 공급망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협업이 필요하다 생각해도 현장에 가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예를들어 현재 멸균팩을 모아 휴지로 재활용 하는 경우, 멸균팩에 상처가 있어 품질이 낮아지는 등 회수하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런 문제들을 보면서 성급하지 않게 잘 협력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또 개방성의 문제다. 각 생협이 가진 기술이나 설비를 공개하거나 공동으로 이용하는 것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언제든 공유(공개)할 수는 있지만, 서로 인프라나 설비를 만드는데 투자를 많이 한 만큼 현재 구축된 기술설비를 더 발전 시키는데 필요한 공동투자가 이뤄지는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더 적절하게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부 정책에 대한 공조와 연대는 중요하다. 예를들어 최근 환경부가 멸균팩에 알루미늄이 접합돼 있으니 쓰레기로 배출하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포장재별 배출현황을 세심히 살피지 않고 단순히 알루미늄이 혼재됐다는 이유로, 처음부터 전 국민에게 쓰레기로 배출하라는 내용이 전달하면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문제가 된다. 그런 부분에 대해 협력은 필요하다고 본다.

김태열 한살림연합 기후위기대응팀장.
김태열 한살림연합 기후위기대응팀장.

진행자 = 앞으로 각 생협에서는 환경과 관련해 어떤 사업을 추진할 계획인가.

김태열 = 한살림은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 ▲자원순환성 강화 ▲조합원과 함께하는 생활실천 캠페인 강화 등 크게 3가지 축으로 준비하고 있다.

먼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온실가스 인벤토리를 구축해 화석연료나 전기에너지 사용을 줄여나갈 것이다. 더 이상 감축할 수 없는 부분은 재생에너지를 생산해 온실가스 배출을 상쇄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또한 그동안 모순점이 있었던 유리병 재사용 사업을 개선, 정비할 예정이다. 공급용 종이상자 회수율을 높이고, 포장재를 감축하고 재사용하기 위해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다. 마지막으로 조합원들의 생활에서도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려 한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헌옷을 재활용 하며, 내연기관 차량이나 가스·기름보일러를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상수도 절수를 위한 물품을 제안할 계획이다. 또 가정에서의 RE100(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을 위해 가정용 태양광발전 설비 보급과 햇빛발전협동조합 등 재생에너지 발전에 대한 출자 참여도 고민 중이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생협이나 사회적경제 영역의 움직임이 일반 기업의 CSR이나 ESG 성격으로 흐르며 자칫 피상적인 캠페인이 되지 않게 해야 한다. 조합원들이 실제로 참여하고 실천할 수 있는 캠페인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성철 = 두레는 지역과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부분부터 해 나가려고 한다. 우선 기존 자원순환 운동은 계속 이어갈 것이다. 또한 ‘조합원 활동가 양성과정’을 만들어 각 회원생협을 중심으로 지역에서 기후위기에 대한 전문가를 육성시킬 것이다. 이를 통해 지역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넓히는 것이 저변을 확대하는데 필요한 가장 큰 목표다.

물품 포장재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있다. 두레는 지난해부터 21개 매장에서 ‘플라스틱 프리 제로웨이스트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매장 내에서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또한 주스병에 부착된 종이라벨을 쉽게 분리할 수 있도록 리무버 스티커를 사용하는 등 재사용, 재활용이 가능한 방식을 고민중이다.

김대훈 = 아이쿱은 ‘소비자기후행동’을 결성해 기후문제에 대응하는 소비자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개인의 실천을 통해 생활을 변화시키고 나아가 제도와 정책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캠페인을 구상하고 있다.

플라스틱 사용이나 포장재 문제도 고심하고 있다. 플라스틱 사용 최소화를 위해 큰 투자가 필요하고 생산지의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대안을 찾아야 한다.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의 상당수는 농업과 식품에서 나온다. 여기에 생협도 연관돼 있는 만큼 우리가 어떤 역할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과제다. 향후 축산문제, 채식 중심으로의 식생활 전환문제가 큰 이슈가 되리라 본다. 이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필요하면 식물성 단백질을 활용한 고기도 연구개발 할 것이다.

김대훈 세이프넷지원센터장.
김대훈 세이프넷지원센터장.

진행자 = 환경 관련 사업을 진행하면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법적, 제도적 지원은?

김대훈 = 아이쿱은 괴산, 구례, 경북권에 클러스터를 구축해 지역에서 생산된 것은 최대한 해당 권역(영남권, 호남권, 중부수도권, 강원영동권) 안에서 소비하고, 기후나 토양문제로 생산이 어려운 것은 교환한다. 권역별 클러스터가 잘 구축되면 그 안에서 물자의 이동이 감소할 것이고 그 자체로 기후환경에 부담을 덜 주게 될 것이다.

이를 추진하는 사회적경제 조직들을 위해 행정적, 정책적, 재정적 지원이 있으면 한다. 프로젝트 취지나 규모를 보고 어느 정도의 지원과 정책이 필요한지를 종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체계가 만들어지면 좋겠다.

김태열 = 유통사업을 하는 생협의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제도적 지원 장치가 필요하다. 지금도 온실가스·에너지목표관리제가 있지만 정부가 2050년 탄소중립 선언을 한 만큼 그에 맞는 목표를 설정하고 이행을 할 수 있도록 가이드와 지원이 필요하다. 그리고 생협과 함께하는 가공생산지들이 RE100과 온실가스 감축을 이행할 수 있는 가이드와 지원도 있어야 한다.

농업과 축산업의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제도도 보완돼야 한다. 산업에 해당하는 유통·가공부문은 과학기반 감축 목표라는 방법론이 어느정도 정돈되어가고 있지만, 농축산과 같은 1차 생산부문은 적절한 방법론이 정립되지 못하고 있다. 온실가스 저감 농법, 농기계·설비 등에 대한 기술적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

박성철 = 한마디로 “의지가 있는 곳에 관심을 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다. 생협은 자발적으로 기후위기, 환경문제에 대응해 사업을 진행 중이다. 관심을 주면 더 잘할 수 있다. 물론 생협의 매출 규모는 대기업에 비해 크지 않다. 그럼에도 각 생협의 조합원들은 환경문제를 고민하고 실천하겠다는 자발적 참여의지가 있는 사람들이다.

국가 표준화 정책도 필요하다. 예를들어 아이스팩 같은 경우도 표준화시키면 된다. 이를 통해 자원의 재사용 재활용이 쉬워질 것이다.

김대훈 = 포장재 등을 표준화 하는 것은 일개 기업이 투자해 대안을 만들기 어렵다. 그렇다고 생협을 포함해 모든 기업을 심판대에 올려놓고 몰아세운다고 될일도 아니다. 이때 정부나 공공의 역할이 필요하다. 점진적으로 기술적 대안을 만드는 R&D에 투자하고 이를 실현시킨 뒤에는 공공자원화 해야 한다.

김태열 = 한국사회도 버릴수 있는 시기가 얼마 안남았다. 버릴 수 없는 시대가 곧 다가온다. 쓰레기 문제, 자원의 재활용, 재사용 문제를 민간에만 맡기면 안된다. 국가적인 차원의 준비가 당연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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