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어떤 재난이 오더라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심리 지원이 핵심입니다."

인천시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이 어린이 심리상담을 제공하고 어린이집 교사를 전문상담사로 양성하는 '미래사회건강교육협동조합(이하 미사교)' 김의연 대표를 만났다.

미사교는 특히 심리적 지원이 부족한 보육기관 속 만성질환 어린이들을 돕는 일을 한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같은 위기 상황에서도 어린이들이 튼튼히 성장할 수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다음은 김 대표와 일문일답.

아동행동발달심리상담사를 교육하는 모습.
아동행동발달심리상담사를 교육하는 모습.

Q)미래사회건강교육(미사교)은 무엇인가?

- 심리적 지원을 통해 미래사회를 이끌어 갈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우리의 아이들이 아름다운 나비가 되어 세상을 훨훨 날아갈 수 있게 해주자'라는 모토와 가치를 가지고 ‘미래사회건강교육’이라는 이름을 짓게 됐다.

Q) 어린이집 상담가 양성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 2018년도에 인천광역시 육아종합지원센터랑 양해각서(MOU)를 맺고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및 문제행동 심리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어린이집의 ADHD 및 문제행동 아동들이 증가하는데 이에 대한 대응책이 없었다. 그래서 어린이집 심리지원 활동을 통해 이런 아동들에 대한 지원을 했다. 많은 문제를 해결했고,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2019년부터 보육교사를 대상으로 '아동행동발달심리상담' 자격증 과정을 시작했다. 초등학교 및 중, 고등학교와 대학교에는 상담센터가 있지만 어린이집은 전문적인 심리지원 체계가 미흡하다.

그래서 우리는 '어린이집 교사가 직접 상담사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되면 부모 및 교사가 어린이집 및 동료에게 상담할 수 있다. 아동에 대한 심리적인 측면에서 케어가 더 가능해진다. 결과적으로 아동학대나 폭력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까지 150명 정도의 보육교직원(원장, 보육교사)가 교육에 참여 했다. 교육은 민간자격증인 '아동행동발달심리상담사'를 발급한다.

Q) '행동수정 심리솔루션 12가지'라는 책을 출판했던데

- 이 책은 미사교의 교육 활동 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실질적으로 어린이집에서 아동폭력이나 아동학대가 굉장히 심각한 화두로 대두되고 있다. 크게 우리나라 영유아 아동은 주로 어린이집에서 담당을 한다.

우리나라의 교육 시스템에서 아이들의 심리적인 부분을 관리하고 치료해줄 수 있는 심리상담이나 심리교육과 같은 프로그램들은 초등학교부터 시작되고 있다. 'wee센터'나 상담교사가 배치 되어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아직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은 아직 체계가 미흡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미사교가 그런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 이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떻게 아이들을 교육하고 상담하는지 미사교의 성과를 많은 분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느껴 이 책을 출판하게 됐다.

어린이들과 심리 상담을 하는 모습.
어린이들과 심리 상담을 하는 모습.

Q) 상담과정에 대해 설명해달라

보시다시피 우리는 이름이 '상담소'가 아닌 '연구소'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상담을 어린이집에 가서 하기 때문이다. 교육도 어린이집에 가서 하고. 상담도 선생님, 부모님, 아이들을 어린이집에서 한 번에 진행을 한다. 그래서 미사교 소속 전문상담사들은 밖에서 주로 상담 및 교육을 한다.

상담은 형태는 하나는 ADHD 아동의 경우, 산만하고 문제행동을 보일 때 원에서 연락을 준다. 또하나는 어린이집에서 발달검사와 부모상담을 한다. 발달검사는 발달과정에 대한 스크린과정이고, 부모상담은 발달검사에 대한 해석과 양육상담이 주를 이룬다. 이외에도 부모교육, 보육교사에 대한 상담 및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Q) 협동조합으로 만든 이유는?

회사를 만들면서 크게 두 가지의 질문에 대한 답을 고민했다. '주식회사의 형태로 할 것인가?'와 '협동조합의 형태로 할 것인가?'였다. 주식회사는 사실상 최고경영자가 회사를 지배하고 경영권을 갖는 거지만 협동조합의 큰 특징은 두 가지다. 이사장이 가질 수 있는 조합의 지분이 전체의 30%를 못 넘는다. 경영상의 모든 걸 장악을 할 수가 없다.

두 번째는 가장 큰 장점인데 바로 회사의 모든 결정에 있어서 조합원들이 갖는 권리가 1인 1표라는 것이다. 최소 출자금이 20만 원인데 금액에 상관없이 1인 1표인 것이다. 즉 평등한 구조를 갖는다는 게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평등한 의사결정구조를 가져가자!', '우리는 민주적인 회사를 구현을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협동조합을 선택을 하게 됐다.

미래사회건강교육협동조합 김의연 대표.
미래사회건강교육협동조합 김의연 대표.

Q)만성질환 아동을 위한 심리기관을 지향하는 이유는?

원래는 소아당뇨 친구들을 위해 출발을 했다. 정확한 병명은 제1형 당뇨병이다. 인하대학교 소아청소년과 이지은 교수님과 간호학과 손민 교수님께서 주축이 되셔서 제1형 당뇨병 환자들을 위한 여러 활동을 하셨다. 활동 중 심리쪽으로 보완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제가 연결이 되어서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학교나 단발적인 캠프 같은 경우 이런 아동들을 지속적으로 케어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시적으로 아동들을 도와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느껴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엔 소아당뇨환자들을 위해 시작했지만 점차 소아암완치자, ADHD 쪽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게 되었고, 지금에 이르렀다.

2016년도에 '만성질환 아동을 위한 심리기관'을 핵심 키워드로 삼아서 사회적기업 육성가 사업을 먼저 시작하였다. 이것을 키워드로 삼은 이유는 만성질환 아동을 위한 심리상담 환경은 매우 열악하기 때문이다. 전국에서도 만성질환 아동을 위한 전문심리상담기관은 미사교가 유일하다. 소아당뇨, 소아암 환자들이 전체 인구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 하고 있지 않아서 기업들이 잘 참여하지 않는다. 그러나 공공에서도 아직 손이 미치지 않는 분야이다. 따라서 미사교 초기에 이런 분야에 뛰어들게 된 것이다.

 Q)코로나19로 어려움은 없었나?

-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교육이 어려워지면서 우리도 지난 3달 동안 타격이 심했다. 교육과 상담 모두 취소됐다. 요즘에는 조금씩 풀려서 그나마 지금 어린이집으로 조금씩 상담을 나가고 있는 상황이긴 한데, 코로나로 인해서 온라인으로 방향을 바꾸려고 하는 상황이다. 예를 들면, 화상상담이나 전화상담 쪽으로 교육을 진행하려고 하긴 하지만 굉장히 힘든 상황인 것은 맞다.

이렇게 온라인으로 사업을 이어나가야 하는 문제를 풀기 위해 우리 사업의 전망에 대해 깊게 생각해봤다. '기계가 어디까지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그 시작이다. 심리 상담의 영역은 인공지능(AI)이 침범할 수 없는 마지막 분야라고 평가받았다. 그런데 최근에 기술이 발달하면서 계속 생각이 바뀌고 있다.

예를 들면 불친절한 인간보다는 친절한 AI가 낫다고 하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결과들이 실제로 나오고 있다. 영화 'Her'처럼 기계에 인간들의 감정이 계속 이입이 되다 보니까 AI가 대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심리의 영역이 확장되어 나가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인간은 무슨 일을 할 것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이것이 코로나가 우리에게 주는 과제, 숙제라고 생각한다.

김의연 대표(왼쪽 세번째)와 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1기 기자들이 인터뷰 후 기념 사진을 찍었다. 
김의연 대표(왼쪽 세번째)와 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1기 기자들이 인터뷰 후 기념 사진을 찍었다. 

Q) 앞으로의 각오는?

'아이들이 잘 성장해서 사회의 아름다운 나비가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 사회에서 훨훨 날아갈 수 있게끔 지원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지금까지 일관되게 변함없다. 아이들을 잃어버린다고 생각하면 미래가 사라지는 것이다. 나의 미래가, 우리의 미래가 사라지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어떤 재난이 오더라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심리 지원이 핵심이 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목표 자체는 변함이 없다.

전 인류의 미래는 어린이다. 애벌레였던 아이들은 번데기가 되고 어느 순간 아름다운 날개를 가진 나비가 되어있을 것이다. 바이러스 대유행이라는 위기를 맞은 우리는 미사교의 도전을 본받아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큰 위기는 역경을 극복한 이야기가 될 것이며 아이들은 그 속에서 더 빛나는 보석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