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사회적기업 허쉬 티바는 차를 마시며 성찰할 수 있는 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허쉬티바 홈페이지
싱가포르 사회적기업 허쉬 티바는 차를 마시며 성찰할 수 있는 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허쉬티바 홈페이지

싱가포르에는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차를 마시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찻집'이 있다. 비영리 사회적기업 ‘허쉬티바(Hush Tea Bar)’가 운영하는 찻집이자 치유 공간이다.

이 회사는 2014년 설립됐다. 기업, 지역 커뮤니티 등 단체 고객과 개인을 대상으로 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차’로 내면을 표현하며 성찰 유도

허쉬 티바는 프로그램 참여 고객으로 하여금 차를 마시며 자신을 성찰하도록 권유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은 직장, 지역사회 등으로 부터 돌봄을 받고 있고, 포용되고 있다는 인식을 하게된다. 

이 찻집은 참여 고객에게 '차'를 활용해 자기 내면의 세계를 그리도록 한다. 마음 속에 잠재된 응어리를 떼어내는 것을 상징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이 회사는 50명의 훈련된 팀원으로 334개의 프로젝트를 수행, 지금까지 무려 1만8505명을 감화시켰다고 전했다. 

프로그램은 각기 다른 성격의 팀에 의해 운영된다. 진행자인 허쉬티바의 직원들은 청각장애인이거나 마음의 문제를 경험한 바 있는 사람들이다.

찻잔의 차를 활용해 그림을 그리는 모습. 사진=허쉬티바 홈페이지
찻잔의 차를 활용해 그림을 그리는 모습. 사진=허쉬티바 홈페이지

직원 성장위해 사회적기업으로 전환

창업자는 안테아 인디라 옹(Anthea Indira Ong) 대표다. 그는 국립 싱가포르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후 은행에 들어갔고 25살 때 이미 글로벌 회사의 이사로 승진했다. 또 싱가포르의 지명직 의회 의원으로 활동하는 등 출세 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고통스러운 이혼과 사업 실패 이후 마음 건강을 지키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한때 감정적으로나 재정적으로 심한 타격을 입었다. 당시 그의 은행 계좌에는 단 16 싱가포르 달러(약 1만3300원)만 남았다. 극단적인 선택을 결심하고 실행하려는 찰라, 갑자기 침묵 속에서 “지금 내가 아직도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떠올랐다고 그는 전했다. 이후 마음 건강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잠시 멈추고 느긋하게 자기를  성찰의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깨달았다.

그리고 창업한 것이 허쉬 티바다. 옹 대표는 동생, 몇명의 자원봉사자로 사업을 시작했다. 창업 당시 그는 허쉬 티바는 청각장애인 자원봉사자들의 수입 창출을 위한 수단 정도로 생각했다. 

옹 대표는 허쉬 티바가 재정적으로 지속가능하지만, 성장이 가속화되는 일반 스타트업처럼 운영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그는 사업이 확장되자 내부의 갈등과 많은 도전을 무릅쓰고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했다. 기업의 성장보다는 팀원들의 성장이 우선이라는 생각에서다. 

옹 대표는 “사회적 기업가 정신, 자원 봉사 및 코칭에 대한 깊은 열망을 추구하기 위해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택해 큰 기쁨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말이 필요 없는 침묵의 공간에서 장애인은 없다”"며 “침묵의 혁명에 동참하라”고 요청했다.

옹 대표는 지역 사회에 기반을 둔 활동가들의 협동조합 ‘굿 스페이스(A Good Space)’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이 한창이던 올해 2월 의료진과 이주 노동자들에게 ‘헬스팩’을 나눠주기도 했다.

고객이 허쉬티바의 프로그램에 참여해 자기 성찰을 하고 있다. 사진=허쉬티바 홈페이지
고객이 허쉬티바의 프로그램에 참여해 자기 성찰을 하고 있다. 사진=허쉬티바 홈페이지

청소년 마음 건강 지키는 프로그램도 운영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싱가포르 정신건강 연구소(IMH)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새로운 정신 질환자의 약 45%가 19~35세 사이의 사람들이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허쉬 티바는 청소년들의 심리적 복원력, 포용력, 공동체의 자율 능력 등을 증진시키는 3단계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 사회의 차세대 리더를 양성한다. 

△1단계: 체험

청각장애인들이 주도하는 가운데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대안적 배출구로 완전한 침묵 속에서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과 감정을 조절하고, 감정과 자각을 발달시키기 위한 호흡법을 배운다. 공감, 회복력, 감사, 용기 등의 가치를 배우면서 안전한 공간에서 동료와 또래들의 지지를 받는다.

△2단계: 훈련

명상 기반 스트레스 감소 방법을 배운다. 또 신체 움직임을 통해 포용성, 감정 표현력을 증진한다. 이 방법은 역할극을 통해 훈련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새로 발견한 지식과 방법을 동료들과 공유한다.  

△3단계: 인도

‘청년 허쉬 서클’을 자신의 학교 및 지역사회부터 시작해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구축하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커뮤니티 역량 강화, 포용, 정신적 복원력을 지원하는 방법을 키운다. 청소년 리더들에게 삶의 한 방법으로 자원봉사 정신을 심어주고, 청각장애인 파트너와 협업하고 포용하는 더 전문적인 기술을 배운다.

이러한 3단계의 과정을 통해 청년 허쉬 운동은 자기관리와 스트레스 관리 기법을 전수하고, 변화를 위한 운동에 불을 붙이는 침묵의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미래의 리더로서 젊은이들이 우리 사회를 보다 탄력적이고, 공감하며, 포용적이고, 자각적인 사회로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참고

Hush — A Silent TeaBar(허쉬티바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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